내 우울증은 이유가 없다.
그냥 기분이 가라앉는다.
계기가 있는 것도 아니고 시기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냥 찾아온다.
그래서 많이 힘들었다.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이유가 없었기에 해결은 할 수 없는데 계속 우울하기만 한 상태가 지속되기만 했다.
처음엔 혼자 견뎠고
다음엔 주변인에게 알려 위로를 받았다.
그리고 또 찾아왔을 땐 또 도움을 요청했다.
하지만 해결되지 않았다.
내 주변들조차 이유 없이 찾아온 우울에 그저 이런 답밖에 해 줄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운동을 해보는 건 어때?'
'여행을 가는 건 어때?'
'친구 좀 만나고 바쁘게 살아봐'
그럼 나는 그렇게 노력해도 안된다고 답하면
그럼 어쩌라는 거냐라는 듯한 속마음이 들리는 듯했다.
그럼 또 괜찮아졌다가 또다시 찾아오면 또 이야기했다.
세 번째가 되면 이제는 그냥 공감해 주는 척하며 지나간다.
또 이러다가 괜찮아질 거야라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거예요.
이유 있는 우울은 지인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지만 해결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더 엉켜 붙은 실처럼 답답하고 어지러울 뿐이다.
그냥 이야기하지 마세요.
그냥 전문가에게 도움을 요청하세요.
감정적인 터치든 약물의 효과든 지인보다 해결할 수 있는 무언가를 줄 거예요.
그래도 계속된다면
계속 찾아야 해요.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도망치고 도와달라 해봤자 본인이 동아줄을 잡지 않으면 줄은 의미가 없어요.
본인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도록 계속 내 마음의 문을 두드려야 해요.
상담이 별로였다면 다른 상담을 해보기도 하고, 약물에 부작용이 있다면 논의 후 다른 약을 시도해봐야 해요.
누가 바로 해결책을 주진 않아요. 계속 나에게 맞는 해결책을 찾아야 해요.
하지만 그 해결책이 남에게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에요.
전문가와의 상담이라는 말이 지겹다는 거 알아요.
저도 그랬으니까요. 하지만 맞는 선생님을 만나고 보니 괜히 전문가가 아니구나란 생각이 들어요.
간단한 감기도 나에게 맞는 약에 따라 진통이 없어질 수도 오히려 부작용이 날 수도 있는 것처럼
마음도 같아요.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야 해요. 해결이 될 때까지 계속이요.
포기하지 말아요. 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