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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하루는 맑음
Aug 19. 2024
정신과에 이어 심리 상담까지 받다.
처방받은 약을 먹은 지 벌써 4개월째이다.
중간중간 약을 바꾸다 드디어 나에게 알맞은 약을 찾은 거 같다. 이전처럼 멍한 느낌도 없고 여러 감정을 느끼는데도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난 여전히 무기력했다.
무기력과 우울은 같은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우울의 감정은 약으로 무뎌지게 할 수 있지만 무기력은 해결하지 못했다.
그래서 또 한 번 용기를 내어 심리 상담을 찾아갔다.
상담을 해 본 것은 총 두 번이었다.
고등학교 때 한 번
4년 전에 한 번
둘 다 큰 효과를 보지 못했지만 마지막 희망이라는 생각으로 다시 한번 도움을 요청하러 발걸음을 향했다.
두 번의 상담 선생님과 다르게 조금은 젊은 나이의 여자 선생님이었다.
내가 겪은 상담실은 유리창 없는 방 안에서 둘만의 고립이 된 후 이어갔었는데..
이곳은 그 어느 카페보다 큰 통창이 있었고, 통창 사이로 나뭇잎이 흔들거리는 모습과 따뜻한 햇살이 들어오고 있었다.
낯선 공간에 조금 더 기대를 하며 선생님을 기다렸다.
언제나 그랬든 상담 첫 시작은 나의 이야기에서부터 시작된다.
내가 찾아온 이유, 나의 과거, 상담 경험, 약의 유무 등등 똑같은 레퍼토리였다.
그래서 난 무미건조한 마음으로 과거를 내 이야기가 아닌 남이야기 하듯이 읊어 갔다.
선생님은 경청해 주셨고 나의 편이 되어 주셨다.
그래도 난 내가 울지 않을 줄 알았다.
과거 이야기만 벌써 10번은 한 거 같다.
친구들에게 상담사에게 의사에게 털어놓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난 나도 모르게 또 눈물이 흘렀다.
자존심이 상했다.
또 내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생각에 한심했다.
과거는 언제까지 나의 발목을 붙잡을까?
나에게도 평안이 찾아올까?
이런 물음표를 가지고 상담에 적극 참여했다.
이 상담으로 제발 나의 쇠고랑이 조금은 느슨해지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