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어나기 DAY 17
난 무슨 일을 하던 이유를 찾는 사람이었다.
언제나 그랬다. 이유 없이 하는 일은 금방 질리고 의욕도 살아지는 편이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가는 안전한 길을 가지 않았다.
'내가 왜 그 길을 따라가야 하지? 왜???'
라고 생각하면서 타당한 이유를 찾지 못해서다. 그 길이 재미있지도 나에게 힘을 주지도 본받고 싶은 모습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학생 때는 왜 공부해야 하지?
대학교를 왜 가야 하지? 나는 하고 싶은 공부가 없는데? 집에 돈이 없는데 굳이 가야 할까????
일은 왜 해야지? -> 해야지 돈 벌려면 -> 그럼 일해야지
근데 내가 왜 항상 회사에 소속되어 있어야지? -> 돈 버는 일은 많은데? -> 나에겐 안전성이 그렇게 중요하지도 않은데? 왜 하고 있지????
이런 식으로 내 머리는 돌아간다. 왜라고 질문했을 때 답이 내려진다면 결정을 했다.
하지만 왜라고 했을 때 계속 물음표가 뜨면 따라가지 않았다. 해야 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항상 스스로 왜 나는 다른 사람과 다를까?라고 생각하며 살았는데, 이제는 조금 알겠다. 나는 왜 하는지가 인생에서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그냥 '하라면 해야지'가 안 되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나도 하라면 그냥 해야 지하는 성격이면 좋겠다. 하지만 나는 아니기 때문에 할 수가 없다. 노력도 해봤다. 하지만 여전히 안 되는 건 안 되는 것이었다.
글을 쓰는데, 점점 나를 조금씩 조금씩 알아가는 것 같다.
난 평생 '왜 해야 하지?'를 생각할 것이다. 그래서 마침표가 찍히면 행동할 것이다. 하지만 답이 물음표면 나는 하지 않을 것이다. 그게 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