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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아치우먼 Oct 22. 2020

심리학 실험, 커플 아이큐 검사로 남녀 차이를 본다

똑같은 상황에서 남녀는 다른 스트레스 유형을 보인다



1. 남성보다 여성에게 우울증이 많았다


1년에 평균 200여 명이 넘는 내담자를 만났다. 일에 대한 상담이지만 어쩔 수 없이 내담자가 살아온 노동의 흔적을 더듬게 되고 거미줄처럼  맥락 없이 얽힌 내담자의 삶을 들여다보게 된다.

여성의 경우 이혼이, 남성은 건강 상실이 삶의 악화를 가져오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그런데 굴곡을 겪으면서 남성에 비해 여성이 훨씬 우울증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 우울증이 있는 여성들은 대부분 상담을 시작한 지 10분 이내에 눈물을 쏟아 냈다. 부족한 수면으로 뀅한 눈을 가졌다. 잠 들기 위해 술과 수면제를 같이 복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혼한 뒤 안정적인 일자리를 가지지 못하여 가난에 내몰린 여성은 80% 이상이 우울증을 껶고 있었다.  이 부분을 무심코 보아 넘기다 얼마 전 이 책에서 나는 연필로 쫘악 밑줄 긋는 실험 하나를 발견했다.



2. 스트레스 상황에서 남자는 외부로, 여성은 자신에게로 책임을 돌렸다.


커플 아이큐 검사로 똑같은 상황에서 남녀가 스트레스를 어떻게 대처하는지에 대한 실험이었다.

이 실험을 진행한 가이 보덴만은 스위스 취리히 대학의 심리학 교수이다.

남녀 커플 70쌍을 대상으로 <커플 아이큐 검사>를 시행한다고 말해두었다. 실제로는 남녀가 각각 스트레스를 어떻게 다루는지를 측정하는 검사였다.

커플들은 따로 떨어져서 이른바 아이큐 검사에 임했는데 인터폰을 통해서 문제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수 있었다. 다만 메시지를 주고받기 위해서는 하나의 코드를 입력해야 했다. 커플 중 한 명이 세 번 연속해서 인터폰을 잘못 작동시키면 메시지의 연결이 끊기는 구조였다 사실 이런 오작동은 연구자들이 미리 설정해놓은 것이었다. 실험 진행자는 오류 행위를 조작한 뒤 남자와 여자에게 번갈아가면서 검사가 중단된 책임을 떠넘겼다. 메시지 전달에 실패했을 때 남녀는 각각 어떻게 반응했을까? 또 이들의 심리 상태는 어떻게 변화했을까?



실험  검사가 진행될수록 여자는 눈에 띄게 우울해져 갔으며, 연결이 끊긴 뒤에는 훨씬  강한 우울에 짓눌렸다. 남자는 자신을 낙관적으로 묘사하며 자책하는 것을 최대한 피하려는 했던 반면에, 여자는 검사받는 동안 파트너를 비방하지 않으려 애썼다. 그런데 파트너를 위해 이런 태도를 취하는 일은 여자를 매우 심한 스트레스 상황에 빠뜨리고 있었다. 검사의 실패 원인에 여자는 <자신이 서툴러서> <기계를 다를  몰라서>라고 답한 반면, 남자는 <일진이  좋아서> <충분히 노력하지 않아서>라고 하면서 여자가 서투르거나 기계를 다루는데 무지했기 때문이라며 상대방에게 책임을 전가했다.



즉 여자는 스트레스 상황에서 자신에게 불리하게 행동한다는 것이다. 자신의 잘못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책임을 떠맡거나 자책한다. 즉 여성은 상황 악화의 원인을 자기 자신으로 돌리는 반면 남성은 주변 조건이나 주변 상황(외부요인)으로 돌리는 차이를 발견했다. 실제로 내가 만난 여성은 이혼을 자신 탓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강했다. 남편이 바람을 핀 후 이혼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못나서 남편이 바람을 폈다고 생각하는 이치와 맞아떨어졌다.




나도 얼마 전에 똑같은 일이 있었다. 한데렐라가 거북목으로 한의원 치료를 받고 있었다. 집 청소를 하며 이거 좀 같이 들자라고 무거운 물건을 드는 순간 한데렐라의 목이 순간 삐끗해버렸다. 어떻게 된 영문인지 목을 옆으로도 뒤로도 돌리지 못하자 집안이 시끄러워졌다. 그때 나도 이렇게 자책했다. 아휴 힘들어도 그냥 내가 혼자 할걸. 내가 잘못했어. 괜스레 아이에게 미안하고 조심성 없는 엄마 때문에 이런 일이 생겼다고 자책했다. <나는 내가 제일 어렵다>라는 책을 읽으며 이런 나를 보는 것 같아 피식 웃음이 나왔다. 나도 내가 이러고 있을 줄 몰랐다. 힘든 상황이 오니 나도 모르게 나를 탓하는 태도 혹은 마음이 너무 자연스럽게 들었다.


나는 완벽녀가 아니야.

왜 부정의 모든 공을 나에게 돌리는 거지?

누구보다 내가 나에게...



3. 8분만 서로에게 집중해도 스트레스가 해소된다

가이 보덴만은  가지  실험을 진행했다. 265쌍의 커플에게 8 동안 애인에게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으라고 했다. 상대방이 고민을 털어놓을    가지 행동을 하게 했다. 1. 맞장구치기, 고개 끄덕이기, 표정으로 공감하기 2. 바꿔 말하기, 대체 뭐가 너를 그렇게  받게 했니? 3. 유도하는 질문하기 그래서 너는 어떻게 했는데... 

이 실험이 끝나고 나서 72%의 커플이 스트레스를 해소했다고 말했다. 즉 연애하는 중이라면 8분 동안 상대방에게 온전히 주목할 수 있다면 연애는 성공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8분, 태양과 지구의 시간 차이가 8분이라는 말이 있다.. 8분이면 전자레인지에서 계란찜을 만들어 내는 시간이고, 마트에서 우리 집 까지 걸어가는 시간이고, 달고나 커피를 한 600번 쯤 젓는 시간이다. 8분만이라도 서로에게 온전히 집중해주면 스트레스 해소가 된다니 ...쉽고도 어려운 숙제다. 스마트폰만 없으면 쉬울것도 같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우리 몸에서는 코르티솔이 과다하게 분비되어 신체의 각 기관으로 더 많은 혈액량을 분출하게 된다. 지나친 스트레스와 만성 스트레스는 과다한 코르티솔을 분비하게 되고 이는 식욕증가와 단백질 감소를 가져오면 근육량을 줄이게 되고 결국 면역기능 저하로 연결된다. 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이라는 말은 과학적으로 증명된 말이다. 특히 여성들은 뭔가 일이 꼬였을 때 나를 자책하지 않는 연습을 자주 해야 하며 누군가와 8분간의 대화를 자주 시도함으로써 스트레스에 노출되는 시간을 줄여야 한다.


사소한 일에도 짜증이 난다면 혹은 친한 친구가 만나자고 하는데도 별다른 이유 없이 나가기 싫다면 다른 사람들보다 내가 뒤쳐져 보인다면 자주 밤에 잠이 오지 않는다면....그것은내가 스트레스의 한가운데 있다는 이야기다.

누구보다 나의 스트레스에 주목해야 할 시간이다. 다른 사람의 스트레스에 민감하게 눈치 받지 말고 지금 바로 나의 스트레스를 달랠 특효약을 찾아야 한다. 내 인생에 대한 가장 첫 번째 예의는 내 스트레스를 잘 다독거리고 원인을 찾는 것에 있다.


#커플 아이큐 검사 실험은 <나는 내가 제일 어렵다>의 본문에서 인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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