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재 감별기> 아스트라 제네카 접종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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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이어지는 이야기입니다.
2021. 3.10. 12:08
접종 36.1 C
30분 후, 몸이 약간 붕 뜨는 느낌이 들었다. 목욕탕에서 열탕 말고 온탕에 들어와 있는 느낌이었다.
사람들이 대게는 6~8시간, 길게는 12시간 이후부터 심하게 아프다고 했다.
자기 전까지 특이 사항이 없었다.
2021. 3.10. 22:00
혹시나 자다가 아플까 봐 타이레놀 두 알을 먹고 잤다.
자다가 두 번이나 깼다.
아플까 봐.
이마를 짚었으나 서늘했다. 다시 잠들었다.
아침에 일어났다.
눈이 번쩍 떠졌다.
주사 맞은 왼쪽 어깨부터 해서, 팔다리를 움직여보았다. 잘 돌아갔다.
몸이 가벼웠다. 평소보다 2시간이나 일찍 자서 그런가 보다.
아내가 부스럭거리면서 잠에서 일어났다.
눈을 뜨자마자,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나에게 물었다.
"여보 괜찮아?"
"어, 괜찮은데."
"내 주위 사람 중에 맞고 안 아픈 사람은 자기뿐이야. 완전, 아재네 아재."
아내의 눈빛이 바뀌었다.
"어제 타이레놀 먹고 자서 괜찮은 가봐."
"어휴, 우리 남편 아재네, 아재."
"맞은 어깨는 좀 아프다."
"아픈 척 하지마."
내가 너무나 건강해서 그런 것이다.
이미 코로나에 면역력이 있을 수도 있었다.
타이레놀을 두 알씩이나 먹고 자서 괜찮은 것이다.
언제나 주사나 약은 사람마다 반응이 다를 수 있다.
많은 분들의 염려해주신 덕분일 수도 있다.
젊은 사람은 아프고, 아재는 괜찮다는
<아재감별기>라는 나의 가설이 틀렸을 수도 있다.
그것도 아니면
주사 용량이 부족했거나,
간호사가 접종을 잘못해서 그럴 수도 있다.
또
또
또.............
그래.
나는 아재다. I am AZ.
몸은 아프지 않아, 마음이 아프다. 조금이라도 아파주지..
아스트라 제네카 접종 후기를 이것으로 마칩니다. 다음부터는 진지하고 깊이 있는 글로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