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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나리의사 Mar 11. 2021

백신을 맞고,두 번이나 잠에서 깼다.

<아재 감별기> 아스트라 제네카 접종 후기

https://brunch.co.kr/@sssfriend/313

에 이어지는 이야기입니다. 


2021. 3.10. 12:08 

접종 36.1 C

 

 30분 후, 몸이 약간 붕 뜨는 느낌이 들었다. 목욕탕에서 열탕 말고 온탕에 들어와 있는 느낌이었다. 

사람들이 대게는 6~8시간, 길게는 12시간 이후부터 심하게 아프다고 했다. 

자기 전까지 특이 사항이 없었다. 


2021. 3.10. 22:00 

혹시나 자다가 아플까 봐 타이레놀 두 알을 먹고 잤다. 


자다가 두 번이나 깼다.

아플까 봐. 

이마를 짚었으나 서늘했다. 다시 잠들었다.  


아침에 일어났다. 

눈이 번쩍 떠졌다. 

주사 맞은 왼쪽 어깨부터 해서, 팔다리를 움직여보았다. 잘 돌아갔다. 

몸이 가벼웠다. 평소보다 2시간이나 일찍 자서 그런가 보다. 


아내가 부스럭거리면서 잠에서 일어났다. 

눈을 뜨자마자,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나에게 물었다. 


 "여보 괜찮아?" 

 "어, 괜찮은데."

 "내 주위 사람 중에 맞고 안 아픈 사람은 자기뿐이야. 완전, 아재네 아재."

 아내의 눈빛이 바뀌었다. 

 "어제 타이레놀 먹고 자서 괜찮은 가봐."

 "어휴, 우리 남편 아재네, 아재."

 "맞은 어깨는 좀 아프다."

 "아픈 척 하지마."


 내가 너무나 건강해서 그런 것이다. 

 이미 코로나에 면역력이 있을 수도 있었다.

 타이레놀을 두 알씩이나 먹고 자서 괜찮은 것이다. 

 언제나 주사나 약은 사람마다 반응이 다를 수 있다. 

 많은 분들의 염려해주신 덕분일 수도 있다.  

 젊은 사람은 아프고, 아재는 괜찮다는 

 <아재감별기>라는 나의 가설이 틀렸을 수도 있다. 

 그것도 아니면

 주사 용량이 부족했거나, 

 간호사가 접종을 잘못해서 그럴 수도 있다. 


 또 

 또 

 또............. 

 그래. 

 나는 아재다. I am AZ.

 몸은 아프지 않아, 마음이 아프다. 조금이라도 아파주지.. 



 아스트라 제네카 접종 후기를 이것으로 마칩니다. 다음부터는 진지하고 깊이 있는 글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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