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는데, 아침부터 선별 진료소 앞에는 사람들이 우산을 들고 줄을 서 있습니다. 어제는 명동 롯데백화점 지하 1층 식품관 방문자에 이어 오늘은 노량진 수산 시장 방문하신 분들이 우르르 몰려왔습니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역 주민들에게 전체로 문자를 보내기도 하고, 중대본에서도 알림을 보냅니다. 저만해도 어제 안전 안내 문자만 5통을 받았네요.
"저 어떻게 해야 되죠?"
제가 선별 진료소에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입니다. 지자체는
<OOO 방문자는 가까운 선별 진료소에서 코로나 19 검사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라는 문자가 처음이자 마지막입니다. 보건소는 당연히 통화 중입니다.
일단 확진자가 발생하면, 보건소는 바빠집니다. 그 사람의 동선을 파악하여, 가장 먼저 감염 경로를 파악합니다. 그다음이 감염 후, 방문한 곳을 확인하고, 접촉한 사람을 1. 밀접 접촉자 2. 능동 감시자 3. 수동 감시자 4. 일상 생활자 이렇게 네 단계로 분류를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역학 조사를 하는 데는 시간이 많이 걸리기에 일단 확진자가 다녀간 장소를 방문한 사람은 모두 검사를 받으라고 [전체 문자]가 갑니다. 그리고 QR 코드 등으로 동선이 겹치는 것을 확인한 사람들에게는 동선이 겹치니 검사를 받으라고 [개별 문자]가 갑니다.
검사 후가 더 중요한데, 보건소는 아무런 설명을 하지 않기에, 사람들은 매번 선별 진료소에 와서 이렇게 물어봅니다.
저 어떻게 해야 되죠?
일단 검사를 받으십시오.
검사를 받으면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자가 격리입니다. 그러니 보건소와 선별 진료소에 전화해서검사 결과 나오는 시간과 비용에 대해서 물어보십시오. 아침에 검사받으면 그날 밤에 결과가 문자가 나오는 곳도 있고, 다음날 또는 다다음날 나오는 곳도 있습니다. 비용은 보건소 무료, 일반 병원은 9000원부터 대학병원은 3만 6천 원 정도 나옵니다.
그다음은 보건소에 전화를 하십시오.
내가 코로나 검사 결과가 음성이면, 격리해야 되는지 물어보십시오. 보건소에는 이전 글에서도 설명했지만, 1. 밀접 접촉자 2. 능동 감시자 3. 수동 감시자 4. 일상 생활자로 분류합니다.
대부분 통화 중일 테고, 운 좋게 연결이 되면 아직 역학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아서 기다려 달라고 하거나, 검사가 음성이면 일상생활하라고 할 겁니다. 물론 운이 나쁘면 격리하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걸 개인이 일일이 알아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뭐가 잘못되었을까요? 코로나 확진자가 너무 많아서, 지자체가 감당할 능력이 부족한 게 아닙니다. 문자가 이렇게 끝났기 때문입니다.
<OOO 방문자는 가까운 선별 진료소에서 코로나 19 검사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물론 검사 결과가 양성이면 보건소에서 연락이 따로 갑니다.
그럼 음성이면? 정상적으로 생활할 수 있나요? 아님 격리해야 되나요? 당연히 의문이 들 수밖에 없는데, 설명이 없습니다.
<OOO 방문자는 가까운 선별 진료소에서 코로나 19 검사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검사 결과 나올 때까지 자가 격리하십시오. 음성인 분들은 정상 생활하시고, 5월 8일 10:00까지 역학 조사 완료 후, 격리할 사람은 보건소에서 따로 연락드리겠습니다>
이런 설명이 없어, 많은 사람들은 불안에 떨고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당장 역학 조사를 해서 격리 여부를 가리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시간을 정해놓고 언제까지 기다려달라고 해야 하는데, 시간은커녕 기다리라는 말조차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불안한 사람들이 보건소로 전화를 걸고, 안 그래도 바쁜 보건소는 전화받기에 급급하는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현장에서 저는 "여기는 병원이라, 코로나 검사만 할 것이고, 격리 유무는 보건소에서 역학 조사 후에 개별적으로 연락이 갈 겁니다. 정 궁금하시면 보건소에 연락하십시오. 일단 검사 결과 나올때까지는 자가격리 하십시오."를 앵무새처럼 무한 반복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