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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실 Jul 18. 2020

꿈의 제인 (Jane, 2016)

모두가 외면하는 차가운 현실을 들어 따뜻함을 주는 영화

KMDB 꿈의 제인 스틸 파일

몽롱하고 뿌옇게 보이는 어둑한 방안. 그리고 화려한 미러볼. 이곳은 '뉴-월드'다.

가족도 없고 친구들에게도 사랑받지 못하는 가출 청소년 소현은 그들의 세계에서라도 살아남기 위해, 혹은 사랑받기 위해 이리저리에서 애를 쓰며 살아간다. 그런 소현의 인생에 제인은 소현보다 먼저 인생을 살아간 선배로서, 소현의 외로움을 다독이는 엄마로서, 소현의 마음을 다 아는 듯 소현만의 디바가 되어 노래하는 스타로 소현의 인생에 들어온다. 남자친구 정호와 헤어진 소현은 제인을 엄마라고 부르는 가출 청소년들과 제인의 집에서 함께 살 게 된다.

얼마 후 '뉴 월드'에서 나와, 소현은 다른 팸으로 가게 되고 그동안 제인과 함께 지내왔던 생활과는 다른 분위기에 적응하는 것을 힘들어한다. 팸에 새로 들어온 지수는 혼자인 소현을 챙겨주고, 소현과 지수만의 비밀이 생긴다.

하지만 팸의 아빠, 집주인 병욱의 뜻대로 좌지우지되었던 그들의 집에 자기 주관이 뚜렷한 지수는

소현이 당했던 방식으로 따돌림을 받게 될 상황에 놓이고, 소현은 그 사이에서 어떤 선택도 못 하고 있다.


<꿈의 제인>은 누군가에게 끊임없이 사랑과 관심을 받기를 바라는, 소현의 편지 내용을 엿보는 것 같다. 꿈인지 현실인지 모르는 세상을 허우적대는 소현과 우리에게 제인의 인사는 진실되다. 트랜스젠더로 선입견과 편견 속에 혼자 살아온 제인이기 때문에 외로웠던 소현에게 위로의 존재가 되었던 것이 아닐까.

참, 제인 역의 구교환 배우를 빼놓고 <꿈의 제인>을 말할 수 없다. 배우 구교환이 완성시킨 제인은 먹먹하고 따뜻하다. 제인은 가족이라면 서로에게 가져야 할 마땅한 마음가짐을 끊임없이 일러주고 살가운 말이 아니더라도 소현과 다른 가족들이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이야기들을 자주 들려준다. 그럴듯하게 꾸민 것이 아닌.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려고 했던 노력이 영화의 시작과 끝의 문을 여닫는다. 아무도 못 보게 환풍구에 숨겨놓았던 소현의 편지. 모두가 외면하는 차가운 현실을 들어 따뜻함을 주는 영화 <꿈의 제인>.



'어쩌다 이렇게 한 번 행복하면 됐죠, 그럼 된 거예요-?

 죽지 말고 불행하게 오래오래 살아요.

 내년에도 내 후년에도 또 만나요, 불행한 얼굴로.

 여기 뉴-월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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