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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형희 May 16. 2024

오월 십육일 목요일

내 입장에선 꼭두새벽인데 ㅋㅋ 새벽부터 끄적이다니..


감정이란 건 아무래도 가변성이 높아서겠지


도대체 최근에 정리를 몇 개를 하는건지 알 수가 없다


나는 약간의 민속신앙(?)같은 것도 믿고 있는데. 이런 잦은 변화들을 생각할 때면 사람마다 대운이라는게 있어서 만나는 사람들도 환경도 한번에 휙휙 변한다고 하던 것이 생각난다.


그렇다고 지금 새로운 사람들을 마구 만나고 다니는 것은 아니라서 좀 심심하기도 하지만 내 인생이라는게 그랬듯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변할지 알 수가 없겠지.


하도 정리를 많이 해서 지친다 지쳐


하지만 다 이유가 있으니까


스트레스 받으면서까지 보고 살고 알고 살 필요까진 없으니까. 어제 문득 스토리를 보다보니 내가 정리를 해야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정리를 했다.


나는 그걸 보면서 나나 그애나 각자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중인데 서로의 삶을 알고 살아가는게 서로에게 도움이 안된다는 생각이 들어서 소식을 끊었다. 순간적인 결정이었어서 살짝 후회는 한다. 어쨌거나 클럽때문에 볼 수도 있는건데. 근데 뭐 이미 끊어놓은 것을 어쩌랴..ㅋㅋ 나나 그애나 성격상 너스레를 떨면서 다시 SNS친구를 맺진 않을 것이다. 물어보지도 않을거고. 그러고보면 터놓고 무슨 얘기다운 얘기도 한 번 해본 적이 없다. 눈치껏 보면서 산 세월이 얼마냐. 테니스 얘기 말곤 대화라는걸 제대로 해본 적이 없지. 서로의 감정에 대해 그다지 솔직하지 못했던 사람들이다. 나나 그애나 비슷하게. 그애의 속사정이야 내가 알 길이 없고 나는 한 번 거절당한 사람을 두번 세번 얼러가면서 얘기하자 하기엔 내 지난 인연때문에 지쳐있었다. 나도 맘다치기 싫었던게 주된 이유였겠다. 나도 누군가를 끌어가면서 가기보다 누군가한테 기대고 싶은 맘도 컸고. 어쨌든 나도 여자니까ㅎ


그쪽으론 죄다 끊을 생각이었는데 M코치님은 테니스 영상을 많이 올려서 내버려두었다..ㅎㅎㅎ.. 나도 참..ㅋㅋ 사실 그애도 그런걸 올렸으면 좀 참아볼만도 했겠지만 운영도 잘 안하고 요즘엔 개인사만 올려서 유용한건 아니라서..ㅋㅋ 일을 하니까 회원 유치를 위해서라도 회원들 SNS도 체크하고 그렁거겠지만 난 이제 회원도 아니고. 본인도 모든 회원들을 체크하는 것도 피곤할거다. 워낙 많으니까. 본인은 회원 체크를 한다고 하는거라 그렇다 치지만 내가 그애의 개인사까지 알 필요는 없으니까. 남 연애하는거까지 알 필욘 없지 않나 싶어서. 본인이나 본인 여자친구나 본인의 주변의 친구들 등등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들과 공유하려고 올리는거 같은데 뭔가 이상하게 내가 자꾸 훔쳐보는거 같은 기분도 들고 괜히 신경도 쓰이고ㅎ 모르는게 낫지 괜한 번뇌가 생기네


은근 스트레스도 쌓였다. 솔직히 말해서 그들의 연애를 보는게 나는 좀 불편하기도 했고. 어쨌든 팩트만 적자면. 누가 누구한테 호감이 있고 누굴 좋아하고 누가 누굴 찔러보고 누가 누구랑 어떻게 만나고 싶어했던 간에. 나를 알게 된 시점으로부터 내가 호감 표현을 했지만 다른 사람을 만난 사람이고. 여자 둘 다 같은 학원에 다니던 사람들인데다. 꼴사납게도 같은 코트에 모아놨던 것도 너무 우스웠기 때문에. 난 그 여자분이랑 랠리도 했고 대화도 나눴었지..ㅋㅋㅋ 이게 뭔가 싶었다..ㅋㅋ 뭐.. 본인 입장에서야 누굴 골라 사귈까 싶었겠지만 나는 내가 너무 우스워졌던 것도 사실이고 그 여자분도 너무 우스워졌던게 사실이기 때문에 그들이 꽤나 오래 만나는 것도 의외지만 그 연애가 좋아보인다거나 아름다워보인다거나 부럽다거나 하는 것이 없고 볼때마다 우스워진 여자들이란 생각이 들곤 해서ㅎ 그 여자분은 알지도 못하고 그러고 만나고 있을테지만 모르는게 속은 편하겠지. 알면 너무 상처일텐데. 내 입장이면 내가 아는게 좋을까 모르는게 좋을까? 내가 알고 있는건? 나한테도 상처지. 하지만 나라면 알고 싶을 것 같다. 비록 상처받더라도 나한테 진심인지 아닌지. 나한테 어떤 사랑을 줄 수 있는지도 중요하니까. 불행인지 다행인지 나는 알고 있으니까 모르는 것보단 낫다는 생각은 든다. 그렇지만 우스워진 꼴이긴 변함이 없다. 그 둘이야 사랑을 나발로 불든 왕나팔로 불든.. 그게 뭔지 난 잘 모르겠다.. 그런게 사랑인가..? 사랑이 뭘까? 그애는 사랑을 하는걸까? 자기만을 사랑하는걸까? 아무튼 둘이 알아서 만나면 될 일이지만.


그럼에도 내가 학원을 그만두기 얼마 전 즈음에는 그애한테 얼마간의 호감이 다시 생긴것도 문제고.


사랑이란게 뭘까? 비단 이번 일만은 아니겠다. 나는 요즘 유부남/유부녀와의 교우가 참 많은데 나는 결혼한 사람은 응당 사랑해서 연애하고 결혼하고 아이도 낳고 그런거라고 생각했다. 나 역시 딱히 맘에 들지 않은 사람하고 연애해본 적은 없기도 하고. 누구나 나처럼 상대방이 좋아서 만난다고 생각했으니까. 짧든 길었든 난 그당시엔 다 진심이었다.


도대체 내가 만나는 사람들 중에서 사랑해서 연애하고 결혼했다는 사람이 별로 없다. 사랑해서 결혼했겠지. 라는 나의 생각은 점점 오리무중이다. 그냥 여자/남자가 쫓아다녀서 연애하고 이만하면 괜찮겠다 싶거나 결혼할 때가 되어서 결혼한거지 사랑한게 아니라고 한다. 음? ㅋㅋ 사랑했는데 살다보니 식어서 저렇게 말하는건지 그들의 말이 진짜인건지 그 사람들 인생을 쫓아다닌 적은 없어서 알 수가 없지만..ㅎ 하기가 내 주변에도 일하기 싫어서 결혼한 사람도 있고 때가 되니까 이만하면 괜찮다 싶기도 하고 나쁘지 않아서 결혼한 사람도 있다. 나만 너무 관계를 사랑이란 틀로만 봤던걸까.


하지만 나는 그들의 그런 삶도 사랑이라는 생각이지만 본인들 스스로는 사랑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내 경험에 비춰보면 너무 불같은 사랑이나 열불터지는 사랑은 마치 세상의 역경을 극복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엄청난 사랑처럼 보여도 안맞는 사람끼리 만나면 상처밖에 남는게 없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아주 좋아보이는 사람이 생겨도 나는 거기에서 멈출 줄을 안다. 나한테 상처줄 사람인지 가늠해볼 수도 있었고. 그리고 엄청난 사랑이라는 그 어떤 환상같은 것도 없어져서 내 맘 편하고 즐거운게 진정한 사랑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 안에서 소소한 즐거움을 찾아가고 서로를 보듬어주고 평범한 하루하루를 감사할 줄 알게 되었으니까. 그래서 나는 내가 만나는 사람을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을 것 같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도 계속 사랑할 수 있을 것 같다. 아기자기한 행복을 누리면서.


내가 볼 때 그들의 결혼생활은 사랑이라고 말할 수 있는 부분인데 어째서 사랑해서 사는건 아니라고 말하는건지.. ㅎ 엄청난 사랑에 대한 환상과 미련이 있는 것도 같다. 불같은 사랑을 안해봐서 대단한 사랑이 어딘가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흠.


사랑에 대해서 아침부터 뭔가 적자니 오글거리는 면도 없지 않지만 중요한거니까.


요즘 셀프로 내면치유에 시간을 조금 할애하고 있다. 내가 끌리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지. 내가 그게 왜 끌리는지. 싫은건 왜 싫은지. 그러면 나는 그런게 좋은 사람이니까 어떤 사람을 만나야 내가 행복하고 상대방도 행복한지.


나는 대체로 보호받을 때나 누가 챙겨줄때 날 위해 모든 것들을 쏟아부을 때 사소한 로맨틱함이라도 로맨틱할 때 자상할때 헌신할때 사랑을 느낀다. 금연이나 몸관리를 하는것도 어찌보면 상대에 대한 성실성을 가늠하는 척도이기도 했다. 나한테 얼마나 성실성을 갖고 대할 수 있는지. 변함없는 사랑을 받고 싶으니까.


아마도 내가 어린 시절에 받고 싶었지만 받지 못했던 사랑의 종류라서 그런 것 같다. 나의 어머니는 사랑이 많은 사람이긴 했지만 여자인 이유로 물리적인 위협이나 세상의 위협에 울타리가 되주진 못했다. 나는 아버지의 보호와 자상함과 따뜻함과 내 존재 자체만으로도 사랑받고 싶었지만. 나의 아버지는 자식에 대한 사랑이 크진 않은 사람이었다. 나는 방임 속에서 자랐다. 어려서부터 세상은 거친 것이고 나 스스로를 내가 보호해야했고 그렇게 살아갈수록 누군가에게 기대는 것이 어려워졌다. 다른 사람은 믿을만한 사람이 못된다는 생각도 커졌지. 내가 날 보호하는 것만큼은 아니니까. 그만큼 결핍도 커졌고.


저런게 없으면 나는 사랑을 잘 못느꼈다. 지금도 마찬가지고. 그렇다고 그런 사람은 세상에 없으니까 니가 고쳐라 해도 내 성격과 내 환경과 내 인생의 모든 시간 속에서 뼛 속에 새겨진걸 어찌 바꾸랴.


어쩌면 나는 나에게 그런걸 주지 못하는 사람들을 사랑했던건지도 모른다. 내가 아버지의 방임 속에서 자란만큼 적당한 무심함이 익숙하고 편했으니까.


사랑이 없는 사람한테 사랑을 달라고 하는건 이치에 맞지 않는 일이므로 적당한 거리감이 편했지만 동시에 그 사람들이 미워졌다. 나도 잘못이 있지. 사람을 고를 때 나한테 사랑을 제대로 줄 수 있는 사람인지를 볼 줄 알았어야 했다. 그러지 못했다만ㅎ


그애는 어떤가? 글쎄. 잘 모르겠다. 잘 모르겠다는 점이 아마도 그런 적당한 거리감때문에 편했던지도 모르겠다. 난 아직도 그애를 잘 모른다. 호감표현을 했던 것도 어리둥절한 일인지도 모른다. 서로 잘 모르는 사이니까ㅋㅋ 그애와 난 제대로 대화를 해 본 적도 없고 서로 얼마나 감정이 깊은지 어디가 좋은지 얘기한 적도 없다. 그 먼 거리감이 편하고 익숙했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그애가 나한테 상처줄 것도 어느 정도는 인지를 하고 있었다. 어려서 그럴거라고 생각했지만 이제와보니 나이 문제는 아닌 듯하고. 나한테 헌신하지 않을 사람이 편했는지도 모르겠다. 나의 아버지처럼 익숙하니까. 별로 친하지 않은 관계에서 급발진 해버리는 나와 그런 나를 받아들이지만 깊지 않은 감정의 사이에서. 그러면 나는 익숙함을 사랑했다가 곧잘 화를 내곤 관계를 끝냈다. 쓰고 보니 나도 한 정신병하는것 같네.


나는 이 내면의 고리를 끊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노력도 해야겠지만 이젠 너무 먼 거리는 편하지도 않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감정이 어떠한지 어떤 일상을 보내는지 알지 못하는게 답답해졌다. H나 G 덕분에 변한 것일수도 있고 나 스스로 약간은 변했는지도 모르겠지만 여튼 변했다.


뼈를 깎았는지도 모르지 ㅎㅎㅎ 내 연애사들이 그러하긴 하다. 뭐 하나 대충 넘어간 친구들이 없네.


이젠 그런게 지치기도 하고 맘다치기도 하고 그럴 에너지도 없고.


내가 헌신을 받을 때에 사랑을 느낀다면 헌신을 할 때 사랑을 느끼는 사람을 만나야 서로의 니즈가 맞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편안하고 즐거운 사람.


내가 G하고 있으면 힐링하는 느낌을 받았던건 아마도 그 친구가 나하고 있을 때면 잘 맞춰줘서 그런 것 같다. 내가 연락을 해도 잘 받아주고 보자 하면 보고 개소리도 잘 받아주고 내 급발진에도 여유롭고 긍정적이고 유머도 있다. 나이답지 않게 철들었다는 느낌은 이런데서 받는 것이겠지. 나는 G의 사랑스런 우정 안에서 편안했다. G하고 있을 때면 숨이 트이고 힐링이 됐던건 그런 이유인 것 같다. 사랑이 많은 친구다. G와 나 사이에 로맨틱함이란 끼어들 수 없긴 하지만ㅋ 내가 엄청나게 부자였으면 근처에 집을 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자주 봤으면 좋겠어서ㅎㅎ 뭐 한국 사회를 생각해볼 때 각자 애인이 생기면 점차 멀어질 수도 있지만.


그래서 나는 다음 러버가 G나 R과 비슷한 사람을 만나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R은 이제 볼 일이 없고 G는 친구니까 연애감정은 없다만. 이런 종류의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으면 한다. 나에게 줄 사랑이 많은 사람. 헌신하는 사람. 내게 기꺼이 모든 것을 줄 사람. 그게 당연하다고 느끼는 사람. 배려심있고 젠틀하고 소중히 대해주는 사람. 유머가 있는 사람. 여기에 연애 감정을 한 스푼 넣어보자면 오로지 나한테만 잘하고 헌신하는 사람ㅎ


내가 좀 기대고 싶기도 하고ㅎ 남자한테 기대고 의지한다는게 아직은 어려운 부분이지만. 기대보고 싶기도 하다.


어린 여자애가 되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사랑을 많이 많이 받아서 어린 시절에 상처받은 것들이 다 사라지도록. 나는 참 오래도록 혼자였으니까 그걸 다 채워주려면 사랑이 되게되게 많은 사람이 필요하다.


이전의 연애 패턴같은건 이제 정말로 하지 말아야 한다. 나를 행복하게 해 줄 사람인지도 중요하고.


어쩌다 이런 소리까지 아침부터 적게 된건지 모르겠지만 요즘 이런 생각들을 하고 있고 나도 나 스스로 변하려고 하는 중이다. 그애가 끌리는 것은 사실이지만 나한테 헌신할 사람은 아닌 것도 사실이다. 이렇든 저렇든 만나는 사람도 있고 그 안에서 본인이 이득인 점이 있는데 굳이 나한테 헌신할 이유가 없으니까. 그애도 그애 나름대로 어떤게 사랑받는 느낌을 받는건지 나랑 다르겠지. 본인이 행복하면 된거겠다. 나도 행복을 찾아야겠지. 어제의 충동성은 살짝 후회는 했지만.. 뭐.. 이참에 잘한거라 생각하려 한다.


아직도 끝나지 않은 숙제를 하고 있다.

 

이 숙제가 끝나는 즈음에는 좋은 사람 만나 행복한 연애를 하고 오래도록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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