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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형희 May 15. 2024

오월 십오일 수요일

R이 말했다. 혹시 불교냐고. R은 당시에 내가 매일 차고 다니던 염주를 알아보고 알은체를 했다. 나는 불교는 아니지만 불교가 마음이 더 편해서 마음이 힘들때면 절을 찾아간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R이 그랬다. 그 주변의 풍경과 분위기에서 마음이 편안한 것들을 알 것 같다고. 나는 절에 가는게 좀 편하다. 주변은 대체로 나무에 둘러싸여있고 공기도 좋고 처마 끝에 내려 온 풍경소리가 마음을 진정시켜주곤 해서. 물론 도시 한복판에 있는 큰 절도 있지만 절은 대체로 산 중에 있다.


나는 최근엔 R생각은 거의 안하다가 요 며칠 잠깐씩 떠오르곤 했다. 오늘 부처님오신 날이 되니 R이 내 염주를 알은체했던게 생각이 난다. 나는 R이 좋은 사람인걸 알고 그만한 사람이 별로 없다는 것도 알지만 꽤나 잊었다. 나는 눈 앞에 안보이면 잊는 편이다. 그런거 말고도 할 일도 많은데다 예민한 편이라 스트레스도 잘 받고 신경쓸게 많기도 하고. 결정적으로. 난 옆에 있지 않은 사람한테까지 줄 애정은 없다. 굳이..ㅎ 내 복잡한 애착유형을 고려해보자면, 눈 앞에 안보인다거나 나한테 애정을 쏟지 않는 사람을 계속 사랑할 수 있는 동력은 없는 편이기도 하다. 난 그런 사람이니까. 눈에서 안보이면 마음에서도 멀어지는 편이다. 그래서 안보려고 노력하다보면 잊혀지기도 하지.


오늘은 기도를 좀 하고 잘 예정이다. 부처님 오신 날이니까.


테니스는 머.. 그냥저냥. 안하면 체력이 떨어지니까 그냥 하고 있다. 어느날엔 정말 심각하게 테니스를 그만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다. 이유가 있었는데.. 내가 피해다녀야지 뭐. 아무튼 운동을 안할수가 없다보니까. 테니스가 아니면 수영도 생각은 하고 있다. 수영은 테니스만큼 힘들진 않다. 뛰질 않아서 그런지..ㅋㅋ 그래도 체력 유지에는 좋은 운동이라는 생각이다.


L클럽은 그냥 저냥ㅎ 학원도 관둔마당에 계속 다녀야되는건지 잘 모르겠다. 딱히 엄청난 애정이 있는것도 아니지만 싫은 것도 아니지만 아무튼 학원에서 만든거니까 계속 하기엔 뭣하지 않나 싶다. 특별히 어떤 소속감이 있는 것도 아니고. 어느날 C가 물어보길 나더러 L클럽에 소속감이 있냐고 물었다. 나는 소속감은 없다고 했다. 그건 사실이지만 애초에 나는 소속감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아니다보니까 어딜 다니든 딱히 소속감은 잘 못느낀다. L클럽이든 뭐든간에. 지역 클럽에서도 마찬가지지만. 나는 딱히 별 소속감은 못느낀다. 지역클럽은 소유 코트가 있다는 점이 좋고 사람없을 땐 서브연습하기에 좋다. 구력이 높으신 분들이 많고 잘치는 사람들이 많긴 하지만.. 뭐. 그 정도. 요즘 지역 클럽도 다양한 이슈로 이래저래 시끄러운 일들이 좀 있는데 나는 그것도 잘 이해가 안된다. 그 정도까지 해야 할 이유가 있나..? 나는 이해가 안되지만 그게 그렇게 중요한 문제라면..ㅎ 알아서 하시겠죠.


내가 L클럽에 나가려고 하는건 여복이 많기도 하고 구질이 좀 맘에 든다. 여기저기 다니면서 느낀거지만 테니스하는 여자들이 그렇게 많지가 않다. 듣자하니 예전보단 늘은거라고 했다. 그렇다곤 해도 여자들끼리 치는 일이 많지가 않네. 구질은 다 같은 테린이라 나나 다른 사람들이나 엄청 좋다고 할 수는 없지만 잘 맞아서 오는 공들이 나쁘지 않다. 슬라이스 치는 것도 적고. 남자들은 도대체가 배운지 얼마 안된 이후로는 금방 슬라이스를 배워서 깍아버리는데 열중이다. 여자들은 공을 깎는게 어렵다. 타고 난 사람들이야 상관없겠지만 손목이나 팔에 근육이 부족해서 그렇게 치다보면 손목이고 팔이고 통증이 생겨서 테니스 치는데 안좋다. 스핀이 도는 공들은 까다로워서 내가 치기에 좋진 않지만 못할 것도 아니지만. 내 실력에 도움이 되는 공이라고 하기엔 내가 아직 실력이 부족하다. 다리도 여전히 느리고. 적당히 같은 테린이들끼리의 모임이랄까ㅎ


얼마 전에는 L클럽 사람들과의 모임도 가졌다. 이놈의 첫째아이 컴플렉스(?)인지 뭔지. 나는 타고나길 누굴 케어해주는 성격으로 태어난게 아니다. 그냥 그렇게 자라서 그렇지. 난 남들 챙기는게 귀찮은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장님이나 총무님이나 C가 이렇게 저렇게 클럽을 챙기는걸 보면 나도 가만히 넋놓고 쳐다만 보게 되질 않는다. 내가 첫째로 나고 자라면서 가족을 챙기고, 어딘가의 장을 맡고, 뭔가를 이끌어보고. 그러저러한 일들을 해 보면서 뭔가를 이끌어간다는 것이 얼마나 부담스럽고 힘든 일인지 알기 때문에 그 수고스러움에 대해서 눈길이 가는 것이다. 그렇다곤 해도 내가 그거까지 신경을 써야 하는가 말아야 하는가는 또 다른 문제지만. 내가 L클럽을 나가면서 못본 체 하는 것도 잘 안되서 어쩌다보니 C가 같이 가자기에 술자리도 참석을 했다. 차를 안가져가서 중간에 혼자 튀질 못했다만 재밌긴 했다..ㅎ 도대체 왜 집에를 안가시는거죠 다들..ㅎㅎ


근데 회장님이나 총무님이나 왜 그렇게까지 하려고 하는건지 나는 잘 모르겠다. 봉사직인지라 그걸 한다고 해서 딱히 이점도 없는데. 술자리를 좋아해서 그런가ㅎ


할튼 그냥저냥 하고 있다. 테니스는.


같이 테니스하는 사람들이 있다보니까 나와라 어째라 해서 하고는 있다만 나도 모르겠다.


구찮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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