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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형희 Jul 16. 2024

칠월 십육일 화요일

개인적으로 처리할 일이 있어서.. 작은 산 하나 넘기지 않았나 하는 중이다. 마지막 마무리까지는 아직도 더 남았지만. 그럭저럭 여기까지 오는데 삼년 걸렸다. 인생이라는게 참.. 뭐라 정의내릴 수 없는 것 같다. 그런고로 이 일에 대해서는 나중에 정리를 해보는게 나을 듯 해서 자세히 적진 않을 요량이지만 어떤 감상이라고나 할까. 순탄치가 않았네. 삼년동안. 아직 마무리는 아니니까 너무 긴장을 놓칠 순 없는 일이다. 계속 주시해야겠지.


지난 십년을 돌아보면 그렇다. 쉬운게 하나도 없었네. 하지만 언제고 넘어갈 산이었을거라 생각한다. 젊을 때 겪어본 것이 좋은거겠지.


이 일도 있고 저런 일도 있고 운동까지 줄이고 나니까 몸이 좋진 않다. 역시 운동을 하긴 해야 몸이 버틸 수가 있는데. 밸런스를 어떻게 맞춰야할지 아직 적정선을 찾진 못했다. 날도 덥고 입맛도 없고.


H는 촉도 좋다. 내가 며칠동안 축 쳐진 일이 L클럽의 일 때문이라 생각해서 나를 챙겨준다. 솔직히 말해서 그따위 클럽이야 어떻게 되든 내가 알 바가 아니다. E고 나발이고 나한테 중요한 사람도 아니고. 오히려 인생에서 더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 축에 속하지. 내 인생에 아무런 도움도 안되고. 이득도 없고ㅎ


가끔 나도 나를 생각할 때 조금 냉정한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긴 하다. 근데 뭐.. 사람이 다 그런거지. 다들 자기 베네핏에 따라 행동하는거 아니겠나. L클럽의 운영위들도 뭔 베네핏이 있어서 이걸해. 우리는 J코치님한테 실망한 상태라. 나는 J코치도 별로 내 인생에서 보고 싶은 맘이 없다. 내 인생에 무슨 도움이 되나. 싸가지가 있길 하나. 마음이 따뜻하길 하나. 어른 공경할 줄을 아나. 위아래가 있나. 자기 생각 밖에 안하는 어린애다. 그렇게 운영을 할거면 직원으로 더 경력을 쌓고 할 것이지 왜 대뜸 오너를 하겠다고 한거지 모르겠다. 인사도 안하는 사장님은 첨본다ㅋ 사업가 체질이 아니다. 일적으로나 인생에서나 도움이 안되고 뒤치닥거리나 하게 되는 불필요한 인연이다. 그런 면에서 E랑 잘 맞긴 할 것이다. 둘이 쿵짝이 잘맞아 아주 쌍으로 잘 어울린다. E가 오더 내리면 하청인 J코치가 또 아래로 오더내리고 딱갈이들이 해주고ㅋ 이왕 이렇게 된거 E가 다시 복귀해서 둘이 해 나가면 될 일 아닌가 싶다. 어디서 말잘듣고 순한 사람들 데려다가 이 일 시키고 저 일 시키고 그러고 살면 되지 않나. 살다살다 별꼴을 다 본다ㅋ 오피스 허즈번드 와이프 그런건가. 그리고 난 내 인생에 별 도움도 안되는 이 사람들을 왜 알고 지내야되는건지 모르겠는 중이다. 도움이 안되는것 뿐만 아니라 오히려 내 인생을 깎아먹는 중이다. 불필요한데 에너지를 쓰게 하네.


운영위 회의인지 뭐시긴지 거기도 가고 싶은 맘이 없지만 뱉은 말이 있어서 일단 참석하겠다고는 했다. 근데 내가 여기서 무슨 말을 해야하는건지 모르겠다ㅋ 굳이 말을 꺼내서 이 사람이나 이 클럽을 개선시켜야되는 이유가 있는건지도 잘 모르겠다. 애초에 이런 회의를 하게 된 것도 J코치의 의견이 반영되어서 이렇게 된거다. 그냥 아무 연계가 없는 클럽이면 2회 후 탈락이든 합격이든 무슨 상관이겠나. 이런 논의가 있는 것도 그런 이유고. 그나마 회장님이나 감사님이 남은 힘을 쥐어짜서 어떻게든 해보려고 하는거 같아서 참석은 하겠는데.. 뭔 의미없는 시간이 아닐 수 없다. 시간 아깝네.


내 이런 생각들은 가끔 G가 말하길 너무한다고 하긴 했다 ㅋㅋㅋ 너무한가? 하지만 내 인생은 한정되어 있고 시간은 24시간인데 잠도 많은 편인 내가 에너지와 시간 분배를 잘 하고 조금 더 공들여야하는 것들에 투자를 하는게 맞지. 나한테 아무런 이득도 없는 짓을 하는건 시간낭비지. 그런 말을 하는 G도 마찬가지다. 말로는 그러면서 자기도 그렇다ㅋ


그리고 인간관계라는게 내가 편하고 좋고 즐거운 사람들로만 만나도 시간이 아까운거다. 아무나 막 만나고 다닐만큼 한가한 것도 아니고. 별 도움이 안돼. 내 인생에.


그래도 그 중에 좋은 관계로 지내고 있는 회장님도 있고 감사님도 있고.. P군은.. 아직 그렇게 친한건 아니지만 그럭저럭. 앉아서 얘기나 좀 하다 오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나를 다독여보는 중이다. 어쨌든 가긴 가야하니까..ㅋㅋㅋ 역시 괜히 끼어들었네. 이런 일에. 일이 아니긴 한데 아무튼 일같지 않은 일(?)로 엮이니까 더 짜증나고 있다. 나는 일을 까다롭게 하는 편이고 징징대는 것도 싫어하고 일못하는 것도 되게 싫어하는 편이다. 생각이 짧은 것도 싫어하고.


나만 그런 줄 알았는데 얼마전에 박칼린의 금쪽상담소라는걸 유툽을 하면서 봤는데 나랑 거의 비슷하다. 나도 내 모든게 나를 향해있는 편이니까. 일에도 깐깐하고. 어중이떠중이처럼 일하는게 이해가 안되는 편이다. 그럼에도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되게 많다는 것도 알지만. 어떻게 그렇게 무신경하게 사는건지도 의문이다만. 그러거나 말거나 그런 사람들은 그렇게 사는거고 나는 또 나처럼 살고. 그런 사람들과 어울리고 그러면 되는거다. 안맞는 사람들을 보면서 살 이유는 없지. 인생도 짧은데.


그래서 어떻게 어떻게 또 타고 가다가 최재림과 박칼린 그리고 어떤 작가, 그리고 방송에는 안나왔지만 네명이서 공동체를 만들어서 사는걸 보게 되었다. 나 혼자 산다였나. 그걸 보니까 되게 보기 좋았다. 그런 삶도 좋지 않나 싶다. 공동체를 만들려고 해서 만들어진게 아니고 집을 구하다보니 그렇게 이웃에서 살게 된건데. 서로 자주 들여다보고 챙겨주고 각자 생활하고 되게 좋아보여서 나도 저렇게 살면 좋겠다 싶었다. 어쨌든 의지가 되니까. 소수의 사람들과 진한 우정으로 살아간다는게 얼마나 복인가 싶다. 전원주택은 내가 살기가 어렵지만 ㅋㅋ 나는 주택체질은 아니다.


최근에는 적지 않았다만 결혼에 대해서도 요즘은 별 생각이 없어진 편이다. 뭐.. 아무래도 시간이 지나가고 있고 나도 내 인생에 대한 고찰을 많이 하고 있고. 내 성격도 알고. 결혼이라는게 꼭 필요한가? 하는 생각도 든다. 아직 하고 싶은 일들도 더러 있고, 그렇다고 비혼을 외치는건 아니다. 좋은 사람을 만나면 가는거고 아님 마는건데. 예전에는 가족이라는걸 갖고 싶은 마음이 컸던 이유가 있다. 물론 여전히 가족이 필요하긴 하지만 불필요한 인연을 맺어 가족이 되서 안맞아서 개빡치고 사느니.. 그냥 사는게 낫고. 그냥 사는 것보다 나하고 잘 맞는 사람이 있어서 같이 있는게 편하면 결혼하면 좋을 것 같고. 그런 정도다. 그래도 좋은 사람을 만나고 싶은 마음은 여전히 있고. 없어도 그만이다.


살면서 그런걸 참 여러번 느끼고 있다. 나랑 잘 맞는 사람. 잘 맞는 인연. 함께 있는게 편하고 즐거운 사람이어야 된다는거. 아무래도 나이가 드니까 더더욱 그런 생각이 짙어지는거겠지. 이건 남녀를 막론하고 그럴 것이다. 사는 일도 빡센데 불편한 사람이랑 있을 필요는 없으니까.


그리고 내 안에 생겨나는 풍섬함에 대해서도 느끼고 있다.


역시 비워져야 채워진다.


모든 일이 그런 것 같다.


비우고 채워지는 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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