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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소 Dec 07. 2021

공유할 가치가 있는 훌륭한 삶을 담은 거

영화 <파리 에듀케이션>을 봤다

분명 일찍 잠자리에 들 생각이었는데, 새벽 1시까지 영화를 봤다. 오랜만에 2시간이 넘는 영화를 틀었더니, 자꾸 습관적으로 스킵- 스킵- 하며 보게 됐다.


파리의 영화학도들이 잔잔하게 영화에 대해 떠드는 이야기였다. 어제 본 영화 <파리 에듀케이션>은 2019년에 개봉했고, 정성일 영화평론가가 다루기도 했던 작품이다.



정성일 영화 평론가는  영화를 "영화 퀴즈" 같다고 했다. 고전영화와 영화 관련 인물에 대한 수다가 많기 때문에  말일 것이다. 아쉽게도  얄팍한 영화학도였어서 그저 성장 드라마로만 와 닿았다.


그래도 영화와 예술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였다. 모여 앉아서 "영화는 이래야 " 하며 논쟁하는 하이라이트 장면은 두고두고 공감되고 간직하고 싶었다.


 양쪽으로 대립한  주인공  어느 쪽에 가까울까? 생각도 봤다.  마티아스 쪽인  같다.

- 영화는 훌륭한 말을 담으면 정치적이 될 수도 있지.

- 훌륭한 말이 뭔데?

- 공유할 가치가 있는 훌륭한 삶을 담은 거. 기본적인 대상은 사람들이지만 해 뜨는 광경, 나무, 눈, 세상이 될 수도

- 너무 추상적이야. 문제의 일부만 건드리잖아.


- 근데 바꾸고자 하는 사람들이 적들처럼 생각하게 되면 그것도 문제잖아. 훌륭한 삶은 감성을 통해 전해져야 돼. 이념이 아니라고. 영화는 세상이 살 만하다는 걸 보여줘야 하는데 운동권 영화 속 인간과 세상을 보면 살기 싫게 만들어.


- 다 너 같은 예술가는 아니야. 네가 영화나 만들 때 실제로 투쟁하는 운동가는 시인일 수 없다고. 하지만 세상을 바꾸지. 너 어떤 느낌인지 알아? 실제 삶과는 동떨어져 보여. 삶에 대해 떠들지만 그저 영화를 통해 살뿐이야.


- 예술가들이 네가 말한 방식대로 세상을 구할 의무는 없어. 몇 개의 삶이 있다면 모를까. 그들의 진짜 할 일은 만들어 내는 거야. 그렇게 세상을 구하지.

- 너무 속 편한 생각이네.


- 마티스가 참전하려고 하자 마르셀 상바가 그에게 이렇게 말했어. '당신은 계속 그리는 것이 나라에 충성하는 길이오.'


영화에는 정말로 "공유할 가치가 있는 훌륭한 " 가득가득 담겼으면 좋겠다. 윤리적으로 무결한 상태거나 명예로운 삶이어야  필요는 없을  같다.


자연스럽고 평화롭게 흘러가는 삶, 공간과 시간의 흐름에 몸을 맡길 줄 아는 여유로운 삶을 더 많이 보고 싶다. 그 안에서 부단히 최선을 다하는 이들을 나도 만나고 싶다.


그런 영화들을 보고 나도 그들처럼 살아가고 싶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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