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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소 Sep 15. 2020

코로나 시대에 넷플릭스로 본 의미 #살아있다

요새 유아인, 박신혜 주연의 좀비 영화 <#살아있다>가 난리네요.


홍보 문구 그대로 설명하자면 "한국영화 최초 넷플릭스 글로벌 무비차트 1위". 해외 여기저기에서 넷플릭스 인기순위 1위를 차지하고 있더라고요.

보시면 미국, 프랑스, 스페인, 스웨덴, 러시아, 호주 등에서 <#살아있다>가 1위에 올라있어요. 이 영화가 넷플릭스로 공개된 지 단 이틀 만의 일이라고 합니다. 대단하긴 하네요. 이 코로나 시국에 너무 현실적으로 와 닿는 지점이 있었던 거라 생각합니다.


극장에 보러 가지 않았던 영화라, 저도 넷플릭스로 감상을 했는데요. 요즘 사회 분위기랑 맞닿는 지점이 있다는 것 빼곤 전혀 매력 없는 영화였습니다.


영화에서 사람들이 좀비가 된 원인은 밝혀지지 않지만, 어쨌든 전염병이라 추측되고 있어요. 뉴스에서는 계속 '자가격리'로 거리두기를 권하고 있죠.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과 다르지 않네요. 코로나 또한 확진자와 가까이에서 대화만 나눠도 쉽게 전염된다는 점, 그래서 사람들과 만남을 자제하자는 분위기 등이 정말 비슷해서 흥미를 끕니다.

하지만 장르영화로선 그리 흥미진진한 포인트가 없네요. 기승전결이 어수선한 시나리오 같아요. 장르의 공식을 따르지도 않고, 공식을 활용해 변주를 시도하지도 않아요. 오히려 장르의 공식은 모르는 것 같고, 그렇다고 참신한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지도 않습니다.


일단 좀비와의 사투를 벌이기엔 주인공은 당장 안전한 집에 너무 잘 머물러요. 그래서 아직 멀쩡한 인간이 자신을 공격해오는 좀비를 상대로 한 대결구도도 뚜렷하진 않아요. 또 혼자 버티기 때문에 아노미 상황에서 생존본능을 발휘하는 인간의 비정한 밑바닥을 풍자하는 이야기는 더욱 아니었어요.


고립된 인간의 사투를 깊이 다루는 것도 아닙니다. 주인공 준우(유아인)가 단순히 컴퓨터 게임을 좋아하는 모습 정도는 캐릭터 설명이 필요한 초반에 살짝 나오는데요. 딱히 온라인 세상에 중독된 은둔형 외톨이는 또 아니기 때문에 와이파이가 끊긴 상황이 그리 치명적이지는 않습니다. 구조요청을 할 수 없다는 보통 사람들만큼만 답답할 뿐이죠.


또 다른 인물 유빈(박신혜)은 영화 후반부나 돼야 등장합니다. 준우와 유빈이 생존하기 위해 똘똘 뭉쳤던 히스토리가 없으니 당연히 저 또한 둘에게 감정이입을 하거나 응원하기가 애매했습니다.


피 튀기는 좀비와 인간의 대결도 아니고 비인간성을 풍자하는 것도 아니면 이 영화의 메시지는 대체 뭘까요? 보고 나니 궁금합니다. 오락영화의 쾌감을 느끼기에도 뜨뜻미지근했는데.


집이라는 익숙하고 한정된 공간에 고립돼서 겪는 고충도 조금, 인간이 인간을 배신하는 에피소드는 후반부에 찔끔. 싱거운 결말을 맞이하는 순간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100분은 안 넘으니까 봐준다.'


정말 코로나가 심폐소생시킨 유일한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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