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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ssorim May 28. 2016

밤은 침대의 끄트머리에 걸터앉았다.

_불면의 밤의 노래. #1



밤은 침대의 끄트머리에 걸터앉았다.


그리곤 손을 하늘로 뻗어 천장에 촘촘히 어둠을 뿌렸다. 그 촘촘함 너머의 듬성함 속의 하얀, 미처 칠해지지 못한 높다란 빈틈은 흩뿌려져 아마도 별과 같은 그것이 되었다. 그는 웅크렸다. 이제는 침대의 한 가운데에 웅크렸다. 그리고 온 힘을 다하여 무거운 모든 것들을 끌어올려 턱 바로 아래까지 덮었다. 이내는 턱의 반쯤 위로까지 그를 끌어올렸다. 이내 그의 두 눈만이 남았다. 마치 허공에 하얀 두 개의 조약돌이 박혀있는 형상이었다, 누가 그를 내려다본다면. 그러나 그는 끝내 그 돌들을 덮어내지는 못했다. 여전히 보다 무거워진 두 개의 조약돌은 캄캄한 밤하늘 밑에 있었다. 밤은 가만히 기다리고 있었다. 불쑥 어느 손이 찾아와 그 돌들을 거두어 가기를. 거두어 양 손에 꼭 쥐어 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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