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영화, 진짜 이야기’ 32
내일 소개할 영화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쉰들러 리스트>입니다.
1994년에 개봉한 영화고요. 스필버그 감독은 국내 영화팬들에게 <라이언 일병 구하기> <쥐라기 공원> <스타워즈> <인디아나 존스> 등을 연출한 감독으로 유명합니다. 그리고 제가 지난번에 소개해드린 ‘펜타콘 페이퍼’ 사건을 바탕으로 한 <더 포스트>를 연출한 감독이기도 합니다. 할리우드의 역사를 말할 때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거장 중의 거장이고요. 스필버그 감독은 이 영화로 제6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색상 등 무려 7개 부문을 수상하면서 큰 성공을 거뒀습니다.
<쉰들러 리스트>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 체코 출신의 독일계 사업가였던 ‘오스카 쉰들러’라는 실존 인물이 독일군으로부터 유대인을 구출했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입니다. 동시에 ‘토마스 케닐리’라는 작가가 쓴 『쉰들러의 방주』라는 소설을 각색한 작품이기도 한데요. 스필버그 감독이 『쉰들러의 방주』를 읽고 큰 감명을 받아서 이 소설의 영화 판권을 사들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 영화는 실존 인물과 기존 소설을 스필버그 감독이 재창조한 영화라고 보시면 됩니다. 또 스필버그 감독 역시 폴란드계 유대인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자신의 인종적 정체성이 이 영화를 만들게 된 가장 큰 동력이 됐다고 볼 수 있어요.
<쉰들러 리스트>를 한 문장으로 정의한다면, 사람이 사람을 구원하는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탈무드의 글귀이기도 하고 영화의 대사로도 등장하지만, 결국 한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일이 세상을 구하는 일과 같다는 거죠. 그걸 이 영화가 보여주고 있는데, 참 아이러니한 것은 그런 일을 정의로운 정치가나 군인이 아닌 굉장히 부도덕한 기업가가 수행했다는 것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오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또 앞서 말씀드렸지만 이 영화는 홀로코스트의 참상을 전형적인 이미지로 소비했다는 비판의 여지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유대인 학살에 대한 기념비적인 기록물로서의 가치도 분명히 있습니다. 그러니까 아직 이 영화를 안 보신 분들이 있다면 비판적 지지 혹은 비판적으로 수용하는 자세를 갖고 관람하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영화 <쉰들러 리스트>에 관한 제 해설이 조금 더 궁금하시면,
12월 20일(일) 오후 6시 18분, TBN(강원) <달리는 라디오> - ‘어떤 영화, 진짜 이야기’(FM105.9)를 들어주세요. 구글 플레이나 앱스토어에서 ‘TBN 교통방송’ 앱을 다운로드하면 들으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