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후퍼 감독, 영화 <대니쉬 걸>(2016)

‘어떤 영화, 진짜 이야기’ 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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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소개할 영화는

톰 후퍼 감독 <대니쉬 걸>입니다.


이 영화는 세계 최초로 성전환 수술을 받고 남성에서 여성으로 변한 덴마크 화가 ‘에이나르 베게너’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성전환 수술을 하고 나서는 ‘릴리 엘베’라는 이름으로 살게 되는데요. ‘대니쉬’가 ‘덴마크의’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영화의 제목인 ‘대니쉬 걸’을 직역하면 덴마크의 여자, 바로 릴리 엘베인 거죠. 아무튼 이 내용을 톰 후퍼 감독이 각색했는데, 실존 인물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전기영화이고, 트랜스젠더의 삶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트랜스젠더 영화로 분류할 수도 있습니다.


용어에 관해서 간략하게 말씀드리면, 트랜스젠더는 병원으로부터 부여받은 지정성별(assigned sex)과 스스로 인지하는 젠더 정체성 사이에 불화를 느끼는 사람을 말합니다. 그러니까 생물학적으로는 남성으로 태어났지만 본인을 여성으로 생각하는 거죠.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집니다. 그리고 많은 분이 물리적으로 성전환 수술을 해야만 트랜스젠더라고 알고 계시는데요. 수술을 하지 않고도 여장 남자 혹은 남장 여자로서 트랜스젠더의 삶을 살고 계시는 분들이 많아요. 이런 분들을 모두 통칭해서 트랜스젠더라고 할 수 있고요. 그런 분들의 삶을 집중적으로 조명한 영화가 바로 트랜스젠더 영화이죠.


사실 퀴어나 트랜스젠더처럼 성소수자들이 등장하는 영화 자체가 크게 대중적인 장르라고 할 수는 없어요. 하지만 최근에 한 2016년부터 이런 성소수자들의 삶을 다룬 영화가 할리우드에서도 그렇고 국내에서도 많이 개봉하고 있습니다. 트랜스젠더 영화는 아니지만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나 임대형 감독의 <윤희에게>가 모두 레즈비언의 삶을 다루고 있고요. 가장 최근에 개봉한 박근영 감독의 <정말 먼 곳> 같은 영화도 게이의 삶을 다루고 있습니다. <문라이트>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모두 마찬가지죠.


국내에서 가장 대중적인 트랜스젠더 영화는 아마 이해영 감독의 <천하장사 마돈나> 일 거예요. 여성이 되고 싶은 씨름 소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성소수자의 삶을 다루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우울하지 않고 굉장히 유쾌하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외국영화로는 존 카메론 미첼 감독이 연출한 <헤드윅>이 있고요. 사실 이 영화는 뮤지컬 영화로 더 유명하죠.


성소수자의 삶을 다룬 영화를 이야기할 때, 많은 분들이 불편해하시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중요한 것은 모든 사람은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살아갈 자유가 있다는 겁니다. 또 최근에는 ‘섹슈얼리티의 민주화’라고 해서 자신의 성 정체성 혹은 성적 지향 같은 것을 자유롭게 선택하고, 또 그것을 인정해주는 분위기가 점차 확산하고 있어요. 그런 어떤 흐름에 비춰봤을 때, 이런 종류의 영화를 무작정 배척할 게 아니라 타인의 삶을 이해해보는 하나의 성찰적 계기로 수용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있습니다.


영화 <대니쉬 걸>에 관한 제 해설이 조금 더 궁금하시면,


4월 4일(일) 오후 6시 15분, TBN(강원) <달리는 라디오> - ‘어떤 영화, 진짜 이야기’(FM105.9)를 들어주세요. 구글 플레이나 앱스토어에서 ‘TBN 교통방송’ 앱을 다운로드하면 들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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