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송석주 영화평론가 Aug 16. 2021

[인터뷰] 이반지하 작가

이반지하. 본명은 김소윤. 누군가에게는 생소하지만, 퀴어 세계에서는 이미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이반(異般)은 동성애자를 지칭하는 말이다. 이성애자를 뜻하는 일반(一般)에 대한 상대적 명칭이기도 하다. 알다시피 반지하는 주거 형태를 뜻한다. 그러니까 ‘이반지하’란 자신의 성 정체성과 주거 상황을 결합한 이름이다.


그는 2004년부터 활동을 시작한 퀴어 아티스트다. 현대미술가이자 애니메이션 감독, 가수이자 작가로 활동하며 다양한 예술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특히 퀴어로서의 정체성을 예술 작업의 소재로 삼으며 두꺼운 팬층을 확보했다. 지난 3월에는 한국 최초의 퀴어 시트콤 ‘으랏파파’의 각본을 쓰면서 각종 언론에 이름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가 퀴어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나의 감정을 누군가가 명징하게 언어화해줄 때 느끼는 모종의 쾌감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처한 상황이 서로 비슷해서 익숙하거나 잘 맞는 느낌. 실제로 만난 적은 없지만, 오랫동안 알고 지낸 것 같은 묘한 친밀감. 그런 것들이 그와 그의 책 『이웃집 퀴어 이반지하』에 있다.


물론 이 책이 퀴어의 세계에만 국한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기엔 ‘참’ 재미있다. 나아가 이 책은 한국 사회에서 여성으로서, 노동자로서, 예술가로서 가난을 등에 업고 살아간다는 것의 고단함을 말한다. 특수하면서도 보편적인 정서를 담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웃집 퀴어 이반지하』는 『전태일평전』의 ‘21세기 퀴어 버전’이라 할만하다.


그는 기자에게 “나에게도 이반지하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반지하 보유국’에 사는 퀴어들이 부럽다는 이유에서다. 짐짓 젠체하는 농담이었지만, 그의 지난했던 시간이 투영된 말이라 마냥 웃을 수만은 없었다. 고상함과 발칙함을 동시에 발산하는 작가. 개성이 확실한 문장들이 거침없이 뛰노는 책. 지난 10일 서울 합정동에서 이반지하를 직접 만나 책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연실 편집자님 컷!

이반지하님의 글과 유머는 영원하리. '_'//

매거진의 이전글 [인터뷰] 신순규 작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