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타투 관련 책을 편집하는 친구와 대화를 하다가 '타투는 왜 하는 걸까?'라는 근원적 질문에 봉착하게 됐다. 나는 당연히 소중한 어떤 것을 영원히 간직하고 싶기 때문에 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근데 타투를 망설이는 이유 역시 그 영원성에 있다. 하고 싶은 이유와 하기 싫은 이유가 같을 때 우린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2.
'연순'이 자신의 물건을 잘 버리지 못하고, 버려진 물건을 집으로 가져오는 이유는 그 역시 누군가로부터 버림받은 존재여서 그렇다. 그런 점에서 누군가를 온전히 사랑한다는 건 그 사람으로부터 온전히 버림받을 각오를 전제한다.
3.
무해하고, 다정한 것이 어느 순간 미덕(혹은 유행)이 된 것 같다. 무해한 이야기, 다정한 사람. 글쎄. 나는 어딘가 삐딱한 사람이 좋다. 조금 흠이 있는 사람이 좋고, 적당히 이기적인 사람이 좋다. 내가 바쁘면 친구의 고민을 귀담아듣지 못할 수도 있다. 거기에 별로 서운해하지 않는 친구가 좋다.
4.
토요일에 연극을 보러 혜화에 갔는데, 어떤 플루트 유튜버가 김현식의 '내사랑 내곁에'를 연주하고 있었다. 가사 중에 "저 여린 가지 사이로"라는 부분을 제일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