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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제 Aug 26. 2019

4달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만큼, 짐 꾸리기

교환학생의 짐 싸기, 내가 핀란드에 가져간 것들


겨울나라 교환학생에게 필요한 것은?

짧게는 3달, 길게는 6달 동안 교환학생으로 핀란드에서 지내는데 필요한 짐을 싸며 가장 고민했던 부분은 날씨였다. 핀란드 날씨가 도대체 얼마나 추울지, 눈이 얼마나 오는지 감이 잡히지 않았고, 두꺼운 코트는 몇 벌을 챙길까 겨울에 신는 털부츠가 꼭 필요할까 등 고민이 많았다. 아마도 북유럽 핀란드,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스웨덴으로 떠날 준비를 하는 분들도 비슷한 고민을 하지 않을까 싶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핀란드 남부는 11월 초부터 눈이 내리는 반면, 덴마크와 스웨덴 남부(말뫼, 룬드)는 오히려 한국의 겨울보다 더 따뜻하고 눈도 거의 내리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데 교환학생을 가기 전에는 이런 것들을 알기 어려웠다.


핀란드에서 만났던 한 한국인 석사 유학생은 캐리어는 가볍게 들고 오는 대신 박스 몇 개를 국제우편으로 보냈다고 했다. 몇 년간 핀란드에서 지낼 예정이니 분명 필요한 짐도 많겠지. 하지만 나의 경우, 한 학기짜리 교환학생이므로 큰 캐리어 하나에 물건을 전부 챙겼다. 내가 쓸 모든 걸 가져갈 수 없기에, 정말로 꼭 필요하고, 반드시 써야 하고, 가자마자 바로 사용해야 하는 것들 위주로 말이다. 그리고 나의 경험을 토대로 핀란드 교환학생의 짐 싸기 리스트를 만들었으니 교환학생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핀란드에 무엇을 챙겨가야 할까? 나의 경험을 토대로 적어본 짐 챙기기 리스트!

*리스트에는 현지에서 구입할 수 있는 것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개인적인 기준으로 작성한 리스트이니 참고하세요!


옷&잡화

최고 두꺼운 외투, 가을과 겨울에 걸쳐 입는 외투, 양말, 스타킹(레깅스), 내복, 속옷, 치마, 얇은 긴 바지, 두꺼운 긴 바지, 스웨터, 맨투맨, 얇은 겉옷(후드 집업, 후리스) 털모자, 목도리, 털장갑, 선글라스, 수영복, 운동화, 실내용 슬리퍼, 반팔 티셔츠, 반바지, 안경, 안경집.


생필품&화장품

클렌징 폼, 바디워시, 샴푸, 린스, 치약, 칫솔, 월경 용품(생리대 등), 수건, 화장지, 물티슈, 콘택트렌즈, 선크림, 립밤, 핸드크림, 미스트, 파우치, 화장품들(쿠션, 틴트, 블러셔 등).


전자제품

노트북, 노트북 충전기, 핸드폰 충전기, 마우스, 이어폰, 카메라, 카메라 충전기, 헤어 드라이기, 고데기.


방한용품

전기담요, 담요.


서류와 현금

유로화, 보안카드, 공인인증서, 여권, 여권 사본, 여권사진, 비자, 해외 사용이 가능한 카드.


가방

큰 캐리어, 짐이 늘어날 때를 대비한 보조가방, 노트북 가방(백팩), 편하게 들고 다닐 가방(에코백).


먹을 것

한국 과자(외국인 친구들에게 소개해 줄 것만 약간)


의약품

연고, 밴드, 타이레놀, 종합감기약, 종합비타민, 방한대.


기타

읽을 책, 다이어리, 필통과 필기구, 가위, 인형, 목베개, 텀블러, 유니버설 어댑터(돼지코).


나중에 더 생각이 나면 보충하겠다.








조금씩 보태고 덜어내며 챙긴 교환학생의 캐리어

위에 작성한 핀란드 교환학생의 짐 싸기 리스트에는 실제로 챙겨가지 않아서 아쉬웠던 것도 있고, 현지에서 얼마든지 구할 수 있지만 나의 개인적인 기호 때문에 챙겨간 것도 있다. 그래서 자세한 설명을 덧붙인다.



외투

가을과 겨울에 걸쳐 입는 외투 하나, 한 겨울에 입는 롱 패딩을 하나씩 챙겼다. 특히나 롱 패딩은 내가 가진 모든 옷들 중에 가장 따뜻한 옷이었고, 이 옷이 없었다면 라플란드(Lapland, Lappi) 오로라 투어(Northen Lights)와 로바니에미(Rovaniemi)의 산타마을(Santa Claus Village)에서 추위로 고생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30도의 눈썹이 얼어붙는 추위 속에서도 버티게 해 줄 두꺼운 외투를 꼭 챙길 것. (물론 오로라 같은 거 안 봐도 상관없다면 얘기가 다르겠지만!)


상의

얇은 스웨터 한 장, 두툼한 맨투맨 한 장, 후드 집업 한 장, 셔츠 한 장, 반팔 티셔츠 한 장 정도를 챙겼다. 얇은 겉옷은 실내에서도 입고 추운 날 껴 입을 수도 있어서 추천한다. 반팔 티셔츠는 주로 실내에서 입거나 잠옷으로 입었다. 나는 그다지 옷 욕심이 없는 편이어서 이 정도면 충분하겠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렇게 몇 장 없는 옷을 돌려 입으며 지낸 지 두 달쯤 지나자 무언가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꼈고(맨날 같은 옷을 입는 게 지루해졌고) 결국 UFF(중고매장)에서 스웨터 한 장, GAP에서 스웨터 한 장을 샀었다.


하의

얇은 긴 바지, 두꺼운 긴바지, 겨울에도 입는 치마, 그리고 청바지를 챙겼다. 바지는 정확하게 어떤 걸 가져갔었나 기억이 잘 나지 않는데, 얇은 바지는 9월 초부터 입었고 11월쯤부터는 두꺼운 바지를 입었다.


스타킹

이거 은근히 유용했다. 처음에는 치마에 함께 입을 생각으로 발목까지 오는 두툼한 겨울 스타킹을 챙겨갔다. 그런데 내복처럼 바지 밑에 껴입기 좋아서 더 유용하게 잘 입었던 것 같다. 특히 핀란드 북부 라플란드(Lapland, Lappi) 지방을 여행할 때는 -30도 바깥에 나갈 때  레깅스+얇은 바지+두툼한 바지, 이렇게 세 겹을 입고 다니곤 했다.


양말

양말은 적당히 골고루 챙겼다.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대략 5켤레 정도 챙겨갔던 것 같다. 그중엔 두툼한 수면양말도 있었는데, 정말 추운 날에 양말에 수면양말을 겹쳐 신곤 했다.


털모자/장갑/목도리

핀란드에서는 겨울에 모두 모두가 털모자를 쓴다. 그러지 않아도 나는 추위를 많이 타서 가을부터 털모자를 쓰고 다닐 테니 당연히 챙겼다. 한국에서 겨울에 목도리나 장갑을 잘 안 끼더라도 핀란드에는 가져가는 것을 추천한다.


신발

내가 핀란드에 가져간 신발은 실내용 슬리퍼와 신고 갔던 가벼운 운동화가 전부였다. 처음부터 겨울 신발은 핀란드에서 살 생각이었기도 했다. 그런데 내 신발을 본 핀란드인들은 입을 모아 "이 신발은 겨울에 신을 수 없어. 넌 겨울 부츠를 사야 한다"라고 했다. 그래서 10월 초쯤에 안 쪽에 털이 가득한 겨울 부츠를 구입했다. 눈 밭을 걸어 다녀도 발이 전혀 시리지 않고 가을에 신으면 신발 속에 땀이 찰 정도로 따뜻한 부츠였다.


실내용 슬리퍼

평소에 자주 신어서 가져갔다. 핀란드에서는 보통 실내에서 신발을 벗는다. 그렇다고 우리나라 처럼 엄격하게 현관에서 신발을 벗지는 않고, 실내에서 신발을 신기도 하고, 실내이기만 하면 집이 아니어도 신발을 벗는 듯 하다. 나와 내 이탈리안 룸메이트는 방에서 신발을 벗기로 했다. 그래서 방안에서는 실내화를 신거나 양말 신은 채로 다니고, 문 근처에서는 신발을 벗어 두곤 했다.


고데기/헤어드라이기

학생 아파트는 호텔이 아니므로 기본적인 가구(침대, 옷장, 책상, 의자)만 갖춰져 있다고 보면 된다. 그러므로 헤어드라이기도 가져갔다.


노트북/충전기/마우스

마치 당연하게도 학생들이 자신의 컴퓨터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는 전제로 모든 것이 이뤄진다. 리포트 작성이나 수강신청은 물론이고 교수님께 질문을 하고 학교에 문의를 할 때도 컴퓨터로 소통하니 개인 노트북이 없으면 삶이 힘들다. 더구나 핀란드어 키보드 배열은 같은 알파벳이라도 영어 키보드 배열과 다르다. 그러니 혹시나 학교 컴퓨터를 사용하겠다는 생각은 살짝 접어두는 것이 좋다. 노트북은 꼭 가져가자.


여권/비자

여권이 없으면 출국도 할 수 없으니 꼭 챙기자. 더불어 분실을 대비해 미리 여권 첫 페이지 복사본과 여권 사진 2장도 준비하자. 비자도 여권만큼이나 중요한데, 핀란드 비자의 경우 한국을 떠날 때부터 비자를 소지하고 있어야 한다. 한편, 핀란드에서 비자는 마치 신분증처럼 생겼으면서도 신분증은 아니다. 나와 내 친구들은 비자를 보여줬다가 이건 신분증이 아니라며 거절당한 적이 여러 번 있었고, 그 이후로는 여권을 미리 챙겨 다녔다. 신분증이 필요한 일(우편 수령, 알코올 구입, 클럽 입장)을 할 땐 여권을 휴대하자.


현금(유로화)/카드

현금은 초반에 필요한 만큼만 챙기면 된다. 현지 ATM에서 간편하게 현금을 뽑아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이 가져가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 헬싱키(Helsinki) 시내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Otto라는 주황색 간판이 바로 ATM! 여기에서 현금을 인출할 땐, 카드를 넣고 한국에서 쓰던 4자리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된다. 나는 해외 결제 수수료가 낮은 체크카드(생활비 카드)를 한 장, 원래 한국에서 잘 사용하던 체크카드(비상금 카드)를 한 장 챙겼다. 둘은 서로 다른 은행 계좌와 연결되어 있었는데, 핀란드에서 쓸 만큼의 돈을 미리 생활비 카드에 옮겨놓았다. 그래서 생활할 땐 주로 생활비 카드를 사용했고, 비상금 카드는 거의 쓰지 않았다. (그러나 결국, 교환 생활 후반부에 저 비상금 카드라는 것을 사용하게 되는 위기가 왔었다!!!)


공인인증서/보안카드

요즘은 인터넷이 아니라 스마트폰 어플을 사용하니 공인인증서나 보안카드가 덜 필요해졌지만, 세상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으므로 일단 챙기자.


샴푸/린스/바디워시

이런 건 웬만하면 현지에서 사는 것이 좋다. 샴푸나 린스는 가격도 비싸지 않은 데다가 액체라서 무겁다. 하지만 나는 한국 샴푸를 가져갔었다. 민감한 피부라서 샴푸 때문에 종종 발진이 생겨서 사용하던 샴푸를 챙겨갔다. 그러고는 교환 마지막 일주일 정도를 남기고는 샴푸가 똑 떨어지는 바람에 친구에게 빌려 썼다.


수건

수건은 4~5장 정도 챙겨갔던 것 같다. 전부 쓰다가 버리고 올 것들로 챙겼다.


물티슈

이것도 현지에서 얼마든지 구할 수 있다. 한편, 나는 깨끗한 것을 좋아해서 숙소에 도착하면 바로 청소하는 데 쓰려고 작은 물티슈를 챙겼다. HOAS(학생 아파트)에 처음 왔을 때 내가 쓸 책상과 의자를 이걸로 닦았다.


화장지

앞에서 이야기한 대로, 학생 아파트는 호텔이 아니기에 비누, 화장지, 수건 같은 것이 없다. 처음 학생 아파트에 도착했을 때, 분명 화장지가 없을 거라 생각하고 며칠 정도 사용할 만큼 챙겨갔었다.


보조가방

이건 정말 반드시 가져가야 한다. 여기저기서 산 기념품과 새로 산 옷, 신발, 책들 때문에 살다 보면 분명 짐이 늘어난다. 그러므로 기내 반입이 가능한 크기에 접으면 부피가 작은 여행용 보조 가방을 꼭 챙겨가자.


텀블러

이것도 가장 처음에 컵도 없을 시기에 쓰려고 챙겼다. 게다가 나는 춥거나 덥거나 항상 따뜻한 물을 마셔야 하니 외출할 때 들고 가기 좋은 보온 텀블러를 가져갔었다. 쓰다가 버리고 오려고 가져갔는데, 결국 버렸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맥시멀리스트).


전기장판

나는 워낙 추위를 잘 타고 손발도 차가운 편이라서 챙겼다. 그런데 핀란드에 와서 보니, 한국인들은 모두 전기장판을 하나씩 가지고 있더라. 후훗. 다른 나라 친구들이 "Why every Korean have it?(왜 한국인들은 전부 전기장판을 가지고 있지?)"라고 이야기하며 재미있어했을 정도다. 이것도 쓰다가 버리고 올 만한 것으로 가져갔는데, 마지막엔 핀란드에서 유학 중인 한국인 친구에게 건네주고 왔다.


담요

버리고 올 생각으로 담요도 가져갔었다. (물론, 난 물건을 잘 못 버리는 타입이라 결국 버리지 못하고 한국에 다시 가져왔지만) 처음에 이불을 구입하기 전에 쓰고, 친구가 방에 자러 오거든 빌려주고, 책상에 앉아있을 때 덮을 때 쓰기도 했다.


종합비타민

핀란드에 겨울이 찾아오면 낮 시간도 무척이나 짧아진다. 겨울에는 헬싱키(Helsinki)도 오후 4시면 깜깜한 밤이 되나. 그래서 햇빛보기 어려운 겨울에는 종합비타민제를 먹어야 한다. 필수는 아니지만, 비타민D가 부족하면 쉽게 우울해진다고 하여 핀란드인들도 겨울에는 비타민을 챙겨 먹는다고 한다. 나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었는데, 핀란드에서 만난 한국인 친구가 종합비타민을 나눠줬었다(정말 고마운 친구. 보고 있니?).


한국 식품

라면은 정말 안 챙겨도 된다. 아시안 마켓에서 아주 쉽게 구할 수 있다. 아이스크림, 라면, 소스, 만두 같은 냉동식품도 아주 많이 팔고 있으니, 먹을 것 걱정은 거의 안 해도 된다. 대신 외국인 친구들에게 소개해주고 나눠줄 만한 한국음식은 챙겨가면 좋다. 몇 개 추천하자면 리큐르(자몽에*슬, 순하*), 감자칩이나 과자(허니버*칩, 꿀꽈배*), 디저트류(연양*, 마*쮸, 쁘*첼), 음료(그린티라떼-핀란드 스타벅스에서 그린티 프라푸치노를 팔지 않는다, 밀크티) 같은 것도 좋다. 너무 한국적일 필요는 없고, 누구나 좋아할 만하고 당신도 좋아하는 것으로 가져가자. 스스로 생각하기에 별로 한국적이지 않은 것도 괜찮다. 감자칩은 세계 어디에서나 흔하지만, 그 맛은 나라마다 문화마다 제각각이니까 말이다. 외국인 친구들도 낯선 모양의 삼계탕보다는 양념치킨을 훨씬 좋아하며, 양념치킨 또한 무척이나 한국적이다.


유니버설 어댑터(돼지코)

핀란드 콘센트 모양은 한국과 같다. 핀란드 콘센트 규격은 Europlug C 타입의 동그란 돼지코한국에서 쓰던 전자기기 모두 그대로 쓸 수 있다. 걱정 말고 편하게 가져가면 된다. 그럼에도 유니버설 어댑터는 챙겨가는 것을 추천한다. 주변 나라 어딘가를 여행하게 될지도 모르니까. (예를 들면, 영국)


수영복

11월부터 폭설주의보 급으로 눈이 내린다는 핀란드에 가는데, 과연 수영복이 필요한가? 정답은 바로 매우 필요하다이다. 나 역시 핀란드에 가기 전까진 전혀 몰랐다. 수영복을 챙겨 오지 않은 게 그렇게나 아쉬운 일이 될 줄이야! 이쯤에서 핀란드가 어떤 곳인지 잠시 생각해보자. 빙하가 만들어낸 호수가 곳곳에 있어 호수의 나라라고 불리는 곳이며, 우리가 아는 그 사우나(sauna)가 원래 핀란드어일 정도로 사우나가 많은 곳이 핀란드이다. 그러므로 당신이 핀란드에 교환학생으로 간다면 열에 아홉은 사우나에서 언 몸을 녹이다가 근처 호수에 다이빙하게 될 것이다. 내가 있었던 알토대학교(Aalto University)에서는 9월에 단체로 Cottage Trip(일종의 스쿨 트립)을 갔고, 다른 나라 교환학생들은 각자 챙겨 온 수영복을 입고 사우나를 한 뒤, 호숫가로 뛰어가 풍덩 다이빙을 했다. (다들 어떻게 미리 아는 건지?) 아쉽게도 수영복이 없던 나는 사우나에도, 호수에도 못 갔다. 게다가 수영복이 있으면 라플란드(Lapland)에서 함박눈을 맞으며 설경을 감상하고, 따뜻한 물속에 몸을 담그는 스파(Spa)를 즐길 수도 있다. 그때도 어떻게 알았는지(아니면 왜 나만 몰랐는지?) 다들 자기 수영복을 가져왔더라.


선글라스

선글라스도 내가 안 챙겨가서 아쉬웠던 물건 중 하나였다. 9월 초에 핀란드로 떠날 때쯤, 여름도 다 끝났으니 선글라스는 필요 없겠다 싶어서 짐도 줄일 겸 두고 갔다. 나는 북유럽의 햇살이 그렇게 눈 따가운 것일 줄은 몰랐다. 위도가 높아서 해가 낮게 떴고, 햇빛은 뜨겁지 않아도 눈은 부셨다. 다행히도 10월이 되어 해가 짧아지니 괜찮아지긴 했지만, 쓸 일이 없어서 1년 내내 안경집에만 고이 보관해 온 내 선글라스를 쓰지 못한 건 아쉬웠다.













교환학생의 짐 챙기기에도 역시나 나의 고군분투가 녹아져 있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안 챙겨가서 아쉬운 것이 더 많은데 (예를 들면, 검은색 방한대. 핀란드에선 눈 씻고 찾아봐도 안 팜), 핀란드도 사람 사는 곳이라 기본적으로 웬만한 물건은 다 구할 수 있다.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말고 카메라나 노트북같이 새로 구입해 쓰기엔 값비싼 물건이나, 쓰던 화장품 정도만 꼭꼭 챙기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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