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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월애 Aug 01. 2019

좌충우돌 성장드라마가 좋다.

나만의 소확행

강식당이 시즌 3을 맞이했다. 믿고 보는 나영석 사단의 예능! 그동안 성공한 수많은 예능 중에 개인적으로 꼭 챙겨보고 싶은 것이 바로 강식당이 아닐까 싶다. 자체 화면조정시간이 필요할 만큼 시끄럽고, 일부러 하기도 힘들 것 같은 실수를 연신 저지르지만 정말 열심히 한다.


    

강식당 시즌2를 눈이 빠지게 기다린 1인으로써 인터넷 추첨제로 한다는 말에 어디가 됐든 되기만 하면 무조건 간다 했지만 역시나 '컴퓨터가 좋아하지 않은' 나는 시청자로 남을 수뿐이 없었다. 경주가 어떤 곳인가? 내가 초등학교 때 방학 때마다 갔던 할머니 댁이 있던 곳이다. 저녁 먹고 할머니 집 옆에 있는 천마총을 거닐며 뛰어놀았고, 중학교 때 수학여행으로 경주를 갔을 때 이미 익숙한 특별할 게 없는 경주에 가서 얼마나 실망을 했으며 매일 밤 숙소로 삼촌이랑 이모랑 번갈아 가며 찾아와 용돈 주시고 맛있는 거 사 주셔서 친구들의 부러움을 샀던 곳이다. 언제든지 불러만 주면 바로 준비해서 내려갈 수 있는 곳이었건만 당첨되지 못한 아쉬움을 가장 마음에 들었던 '김치밥이 피오습니다'을 거의 매일 해 먹으며 달랬다.


강식당은 시끄럽다. 그래서 나영석 피디가 강식당을 '황구'로 비유한 것이 격하게 와 닿는 것일 수도 있다. 정돈되지 않았고 서툴지만 재미뿐만 아니라 맛은 탁월하다. 혹자는 백종원 대표에게 배웠으니 맛있겠지 할 수도 있겠지만 안재현을 제외하고는 전혀 경험이 없는 멤버들이 오신 손님들이 모두 인정할만한 맛을 낸다는 것이 운이 좋아서만은 아닐 것이다. 손님들과 소통(?)이 하고 싶은 강호동이 홀로 나갈 때마다 불러들이는 백종원 대표의 모습은 '강식당'이 예능이 아니라 '강식당'이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정말 일만 하지만 그들이 누구인가? 1박 2일부터 시작하여 신서유기까지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춰온 최고의 조합 아니던가! 은지원이 실수로 컵을 깨뜨렸을 때도 민호는 손님들이게 아무렇지도 않게 '놀라지 마세요. 자연스러운 현상이에요.'라며 재미를 더했다.



  그중 최고의 1분을 꼽을 수 있는 한 장면이 바로 '강호동의 갱년기 언급'이 아닐까 싶다. 멀리 대전에서 자신의 버킷 리스트이기도 한 '강호동 만나기'를 정말로 하게 되어 너무 고맙다는 어느 모자는 언제나 시끄럽고 에너지 넘치는 강호동의 눈에 눈물을 아주 조금 흘리게 했다. '내가 뭐라고...' 강호동이 먹먹함을 감추며 한 말에 조용히 공감의 박수를 보낸다.  정성 가득한 음식뿐만 아니라 웃음과  힐링까지 대접하는  강식당과 본업이 아니라 힘이 들 텐데도 열심히 배우고 굳이 음식의 이름까지도 고민해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하는 그리고 매 시즌 진화하는 모든 멤버들의 성장을 모두 응원한다.   

 


관찰 예능이 주를 이루는 요즘 또 하나의 성장 예능이 나왔다. 바로 "뭉쳐야찬다". 개인적으로 축구선수 반지의 제왕 '안느' 안정환보다 오합지졸 전설들의 조기축구팀 감독 안정환이 더 매력적이다. 처음엔 멤버들을 보고 두 팔 벌려 환영했다. 올림픽에서도 한자리에 있는 레전드들을 볼 수 없을  다시 오지 않을 기회 이 프로그램을 기획한 PD에게 절까지 하고 싶을 따름이다. 그리고 레전드들을 보고 난감해하는 감독의 표정이 단연 압권이었다.


그리고 뚜껑을 열어보니 평가전을 포함해 모두가 10점 차 이상의 완패다. 어찌 보면 지금은 은퇴를 했지만 최고의 선수들이었기 때문에 조기축구쯤은 눈감고도 잘할 수 있을 것이라 착각을 했었던 거 같다. 의대를 나와 몇십 년을 환자를 돌보고 그만둔 의사 선생님에게 인공지능 로봇이 고장 났을 때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묻는 것과 다를 바가 무엇인가?


그런데 한때는 최고였던 하지만 지금은 은퇴하신 아저씨들이 참 해맑다. 선수 시절의 카리스마는 은퇴를 하시면서 국가에 반납을 하셨는지 그냥 이웃집 아저씨가 조기 축구하자고 친구가 부르니까 꾸역꾸역 나와서 공을 찼는데 규칙도 모르고 잔디밭을 뛰자니 힘이 들어 투덜거리고 우왕좌왕 어찌할 바를 모른다. 그래도 그들이 누구인가? 대한민국 최고의 선수였다. 그렇기에 몸속에 고이 접에 두었던 한동안 잊고 지냈던 승부욕과 운동신경이 꿈틀꿈틀거리기 시작한다. 아직은 '이제 좀 기억을 더듬어 움직여 볼까' 정도이지만 그래도 한참 후배일 텐데도 감독을 중심으로 조금씩 몸을 움직여 팀이 되어가기  시작한다.



아직은 갈 길이 멀어 보이지만 조금은 시끄럽고 답답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유니폼을 입고 뛸 수 있는 날이 그리 멀지 않을 것 같은 기대감으로 '축알못'인 내가 마음속 어쩌다 FC의 서포터스가 되고자 한다. '톰과 제리'커플 이만기, 심권호 선수도 '빛 동현' 김동현 선수도 '어쩌다 FC 정해인'  허재 선수 그리고 여전히 멋있는 안정환 감독 모두 파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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