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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쓰소미 Jun 18. 2024

누가 이기나 해보자는 거야?

어디까지 갈 생각이야...

내가 코로나 양성이라니

요즘 세상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좋지 않은 상황이에요.


저는 이미 섬유근육통 통증으로 고생 중이기 때문에 더욱 걸리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손 잘 씻고 손 소독하고 마스크 잘 착용하고 나름 노력하며 지내고 있답니다.


그런 저에게 청천벽력 같은 날이 찾아왔지 뭐예요...

3월의 어느 날.

가족 감염으로 필수는 아니지만 혹시나 하여 병원에 방문해 PCR 검사를 시행하고 왔어요.

결과는 당연히 음성이었죠.

그래서 저는 천식으로 인한 가래와 기침이라고 생각하고 약을 타 먹었어요.

하지만 그 뒤로도 자꾸만 심해지는 목 상태에 걱정되는 마음에 거의 매일 자가 키트를 했으나 항상 한 줄 음성이 나왔어요.


어느 날은 아예 목소리가 잠겨버려서 그날은 목구멍, 콧구멍 두 곳을 다 검사해 봤으나 역시나 둘 다 음성이었죠.


당장 며칠 뒤에 아주대 외래 날인데 목소리가 계속 안 나오는 게 마음에 걸렸어요.

이러다 진료 못 보면 어쩌나 약 없으면 못 사는데 어떡하나 어찌나 걱정이던지...

자가 키트가 음성이지만 이 상태면 코로나 의심으로 인해 병원에 못 들어갈 것이 걱정되었어요.


그래서 생각한 게 병원 가기 이틀 전부터 매일 자가 키트 후에 병원에 방문하여 마지막 항원검사 음성 결과지를 가져가자. 혼자 별 생각을 다 했어요.


그렇게 병원 방문 이틀 전 '오늘도 음성이겠지?' 하며 아무 생각 없이 코를 또 찌르고 자가 키트를 했어요.

근데 이게 무슨 일이야. 2줄! 키트가 2줄이 나왔다고!?

2줄을 보는 순간 정말로 너무 놀란 나머지 머리가 새하얘졌어요.


너무 놀라서 바로 근처 병원에 전화해서 지금 바로 항원검사가 가능하냐고 물었고 바로 달려갔어요.


마침 이 날부터 코로나 관련 법이 바뀌어서 별도의 PCR 검사 없이 항원검사에서 양성이 뜨면 바로 확진이라고 하더라고요.

자가 키트가 잘 못 되었겠지 혹시나 하며 15분 대기를 하고 진료실에 들어가니 코로나 양성이라고 하셨어요.

와 그 말을 듣는 순간 정말 아찔했어요.

그러면서 잠복기가 있기 때문에 주말에 만났던 친구들과 남자 친구, 가족들 등 만난 모두가 다 걱정되기 시작했어요.

혹시나 나 때문에 걸렸으면 어떡하나 이런 마음에요...


일단 진료 후 처방전을 받고 약국에 가서 약을 받았어요.

분명 지난주까지만 해도 가족이 대리 처방해 줬는데 이제는 확진자들이 직접 약국에 가다니...

코로나에 대해 많이 완화가 된 듯해요.

이렇게 코로나와 함께 살아가는 세상이 되는 걸까요?


저는 이제 코로나 확진자가 되었기 때문에 5일 격리로 일요일 밤 12시까지 격리에 들어가야 했어요.

부디 다른 사람들에게 안 옮겼길 바랄 뿐이에요.


코로나 확진을 받은 날 저의 증상은 목 아픔, 목소리 안 나옴, 기침, 코막힘, 근육통 통증의 증가였어요.

이미 걸린 이상 무사히 지나가기만을 바랄 뿐이에요.


몸살보다 더 심한 몸살 같은 느낌의 나날 들을 보내고 5일 후 격리가 끝나고 자유의 몸이 되었어요.


아찔했던 그날의 양성 코로나 키트


답이 없는 선택지

어느덧 푸릇푸릇한 봄의 4월이 왔네요.


오랜만에 아무 생각 없이 친구들과 맛있는 것도 먹고 노래방도 가고 정말 신나게 놀았어요.

통증 따위 잊고 이렇게 신나게 논 게 얼마만인지! 내일의 통증은 내일의 나에게 맡기자.라는 생각으로요.


역시나 반전 없이 다음날 허리통증이 심해지면서 다리도 저리고 왼팔이 안 들어지더군요.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네. 조금 기대했는데...


운동으로 좀 풀면 나을까 싶어 정말 힘겹게 PT 수업을 받았고 유산소 운동을 하는데 와 이건 정말 아니구나 싶어서 20분 정도만에 포기하고 바로 병원으로 향했어요.


간간히 신경주사 맞으러 다니던 신경외과에 갔는데 허리는 이제 선택권이 두 가지뿐이라고 하셨어요.


첫 번째는 다시 한번 도수치료를 몇 달 동안 꾸준히 받아보기. 그렇지만 효과가 있을지에 대한 확신은 없다고 하셨어요.

두 번째는 허리 재시술하기예요.

하지만 허리 시술을 받은 지 이제 2년 정도밖에 안 됐는데 재발했으니 또 시술을 해도 재발할 수 있다고 하셨어요.

두 가지의 선택지는 있지만 두 가지 모두 답이 없는 선택인 거죠...


치료비도 생각해야 하고 앞으로의 미래도 생각해야 하는데 답을 모르겠어요.

그래서 우선 가족들과 상의해 보기로 하고 당장은 급한 대로 왼팔 충격파 치료와 허리 물리치료를 받고 귀가했어요.


아니 이게 무슨 일이람. 병원도 다녀왔는데 돌발통이 찾아왔어요.

우선 버티기 위해 취침 전에만 먹던 마이폴 캡슐을 먹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통증은 심해지고 약을 한 알 더 먹고 버티려 해도 11시가 넘어가면서 이젠 안 되겠다 싶어 결국에는 응급실을 찾았죠. 하루에 병원 두 번이라니 너무하네...


제가 돌발통이 심할 때마다 이곳 응급실에서 펜타닐 수액을 맞아왔는데 더 이상 놔줄 수 없다고 외래로 가라고 하셨어요.

펜타닐 중독... 뭐 이런 일들 때문에 안된다는 게 이해는 되지만 당장 아파 죽겠는데 내일 외래까지 어떻게 버텨야 할지 앞이 깜깜했어요. 지금도 참고 참고 또 참다가 온 건데...

일반 진통제는 듣지도 않는데 주사를 못 놔준다 하니 큰일이다 싶었어요.

그래서 근처 다른 병원 응급실에 전화했더니 거기서도 외래에서는 맞았어도 응급실에서는 못 놔준다고 하더라고요.


하 이런 상황이 이해가 가면서도 안 가는 게 솔직한 제 마음이에요.

외상이 없더라도 나에게는 이런 높은 통증들이 응급상황이고 아파 죽겠는데  응급이 아니라고 진통제가 치료제가 아니라고 치료를 못 받는 게 억울할 뿐이었어요.


섬유근육통 치료제가 어디 있는데요...? 없으니까 진통제로 다스리는 거고 외상은 없지만 몸속이 응급인데...

너무 서러웠어요. 그래도 해답이 없으니 결국은 그대로 집으로 돌아와 약을 한껏 욱여넣고 빨리 잠들기만을 바라면서 버텨냈어요. 


하지만 새로운 해가 떴어도 제 통증은 조금도 줄어들지를 않았네요.

이젠 정말 큰일 났다 싶어 어제 못 간 응급실 외래 진료를 보러 갔어요.

아파서 잠도 제대로 못 자고 대기를 오래 해야 할까 봐 일찍이 출발하는 부지럼을 떨었어요.


그런데 외래 선생님께서 본인은 정맥주사를 처방해 줄 수 있는 권한이 없어서 펜타닐 수액을 줄 수 없다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저는 꼭 펜타닐이 아니어도 된다고 그에 준하는 강한 진통제를 달라고 말씀드렸는데 수액 자체를 처방할 수 없다고 하시더라고요?

어제 응급실에서는 외래 가서 맞으라고 하였는데요?라고 물었더니 응급실에선 모르는 것 같다고 그리고 외래를 안 온 지 오래됐으니 진료를 보라고 얘기하신 것 같다고 하셨어요.


나는 그럼 지금 치료도 받을 수 있는 게 없고 아픈 몸을 이끌고 여기까지 왔는데 이게 무슨 일인가 싶을 뿐이었어요.


제가 자주 쓰는 말 같지만 아픈 것도 서러운데 억울한 날도 너무 많은 현실이 쉽지가 않아요.

그러나 뭐 어쩔 수 없는 일이라 하니 어쩌겠나... 결국 아무 소득 없이 진료실에서 나왔어요.


이 와중에 눈치 없는 역류성 식도염까지 심해져서 근처 내과로 향했어요.

통증 친구들아 눈치껏 하나씩 오면 안 될까? 이렇게 몰아서 오면 내가 정말 힘들단다...


내과에 증상을 말씀드리고 먹고 있는 약을 보여드리니 약만 먹어도 배부르겠다고 하셨어요ㅎㅎ...

당일 내시경이 된다고 해서 굶고 진료를 보길 잘했어요. 바로 비수면 위 내시경을 할 수 있었어요.

비수면 인내의 시간이 지나고 진료를 보는데 위염과 역류성 식도염이 있으니 약을 먹으라고 처방해 주셨고 조직검사를 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고 다음 주에 결과를 들으러 오라고 하셨어요.


그런데 그거 알아요? 예전에는 이런 얘기 들으면 걱정되고 일주일 언제 기다리지 불안했는데 이제는 이런 얘기를 들어도 별생각 없이 그냥 집 가서 빨리 쉬고 싶은 생각뿐이에요.


통증의 삶이 바꿔놓은 생각이랄까...


개명 후 첫 생일이라고 돌잔치 해준 친구들. 돌잡이는 건강하라고 명주실뿐!ㅎㅎ

모두 무탈한 하루 보내셨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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