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순간 갑자기 방송에서 익숙한 이름이 들리는 게 아니겠어요? 환자 박 수아님은 병실로 와달라는 방송이 나왔어요. 휴대폰을 확인하니 병실에서 온 부재중이 전화가 와있더라고요.
영문을 모른 채 놀래서 바로 전화했더니 정형외과 선생님이 기다리신다고 하셔서 바로 병동으로 향했다는 웃픈 일이 있었어요.
알고 보니 신경통증클리닉에서 오늘 꼭 설명해 주라고 하셨다네요.
정형외과 선생님께서는 무릎을 만져보시더니 X-Ray상에서 뼈 조각이 보인다고 하셨어요. 응급 수술이거나 그런 건 아니지만 계속 지금처럼 불편하면 수술을 해야 할 수도 있다며... 저는 해맑게 "그냥 뼛조각 슉 빼면 되나요?"라고 물었지만 역시나 그럴 리가 없지... 인대 재건술을 해야 한다고 하셨어요. 그거 이미 내 양쪽 발목 한 건데... 발목 무릎 다 난리가 났네요. 근데 당장 통증 조절도 안되고 수술을 지금 하는 게 맞는 건지 그냥 둘지 좀 더 생각해 보시기로 하셨어요. 그리고 CT를 오늘 찍고 MRI까지 찍으라고 하면 곧 수술 날짜 잡는다라고 생각하면 되고 MRI 얘기가 없으면 괜찮은 거라고 생각하라고 하셨는데 다행히 MRI는 찍지 않았고 3주 뒤 외래를 잡아주셨어요. 수술이 불필요한가 보다...! 이젠 이게 다행인 건지 아닌 건지 조차 헷갈릴 지경이에요. 사실 이번 입원생활 동안 검사도 많이 해보고 했지만 뾰족하게 뭔가 나온 것이 없어서 답답한 마음도 생길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섬유근육통... 쉽게 볼게 아니에요. 갈수록 통증 양상도 달라지고 레벨도 높아지고 아주 제멋대로 굴거든요. 지금 같은 장마철에는 정말 말도 못 해요... 평소보다 더 쳐지고 힘들거든요.
장마철을 그 어느 때보다 싫어지는 나날이에요.
이번 입원 동안 약을 조금이라도 줄이거나 늘리거나 약물 치료에 대해서도 생각했지만 교수님께서 그거는 외래에서도 할 수 있다고, 초기에는 공격적으로 약을 바꾸고 조절을 하지만 지금은 초기가 아니기에 그렇게 하지는 않는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리고 외래에서 약 부작용 났을 때는 어떡하냐고 하니 이 정도 됐으면 자가 조절이 되기 때문에 추가한 약을 빼고 먹고 하면서 조절이 가능하다고 하셔서 바로 수긍이 되었어요.
최대한 약은 안 늘리고 유지하다가 줄이는 게 최고인데 쉽지가 않네요.
그렇게 여차저차 어언 한 달이 지나고 퇴원을 했어요. 이제 다시 PT 열심히 받으면서 떨어진 컨디션도 좀 올리고 12월 화이다 우정 바프를 위해 다이어트도 성공해 낼 거예요. 이제 다시 외래 열심히 다니면서 약 잘 챙겨 먹고 운동하면서... 짧은 시간 동안 할 수 있는 알바 자리도 찾아봐야지! 아프다고 게을리 살지 않고 부지런히 잘 살도록 노력하며 살아갈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