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쓰소미 Sep 09. 2024

이제는 좀 버텨줘

하고 싶은 게 많은 나인데...

퇴원 후 일주일

어느덧 병원에서 퇴원한 지 일주일이 지났어요.

지난 일주일 동안 몸이 너무 안 좋아서 힘든 시간을 보냈네요.

병원에서 계속 잠을 못 잤는데 집에 오면 마음이 편해지니 잠 좀 잘 잘까 싶었는데 오산이었어요.

식은땀이 너무 많이 나서 선풍기를 켜면 바람에 뼈 마디가 시리고 아린 느낌이 심하더라고요.

이게 무슨 일인지 왜 병원에서보다 상태가 더 안 좋아졌는지 조금씩 불안감이 몰려오기 시작했어요.

아마도 병원에선 PCA를 계속 달고 있었는데 그 주사를 갑자기 끊으면서 이런 증상이 생긴 것 같아요.

하루 이틀이면 낫겠지 했던 증상은 일주일 동안 정말 심했고 이제야 조금 덜해진 느낌이에요.

그래도 멈춰있지 않고 조금씩 나아지고 있어서 고마워...


정신과 진료를 가서 계속 잠을 못 잔다고 말씀드리고 약도 새로 받아왔어요.

그 뒤로 다행히 잠은 기절하듯이 잘 자고 있답니다!

사람이 정말 잠이 중요하다는 것을 아프면서 많이 느끼고 있어요.

온몸에 힘이 빠지고 무기력함은 하늘을 찌르고 삶이 정말 피폐할 때가 많았거든요.

잘 먹고 잘 싸고 잘 자기! 이것만큼 건강에 좋은 건 없는 것 같아요.


한 날은 갑자기 밥을 먹다가 명치와 위, 배가 너무 아파서 손을 따고 가스활명수를 마셨는데도 해결이 안 돼서 밤에 응급실에 다녀왔어요.

응급실에 가서 수액을 맞고 약을 타고 집에 왔더니 조금 속이 편안해져서 안정이 되었어요.


지금 당장 가지고 있는 통증만으로도 벅찬데 이렇게 한 번씩 다른 것들이 나타날 때마다 대체 나에게 왜 이런 시련이 오는가에 대해 생각이 들게 되지만... 이 또한 또 지나가리다 생각하며 다시 힘내서 살아 보자 하며 으쌰 으쌰 하며 버텨내고 있어요.

내 가족 내 주변 사람들을 생각해서라도 열심히 잘 살아내야지!


도전은 멈출 수 없어

병원 퇴원 후부터 아르바이트 구직 사이트에 들어가서 시간이 짧은 일이 있는지 열심히 찾아보는 중이에요.

언제까지 이렇게 멈춰있을 수는 없으니 조금씩 움직일 준비를 하고 있었죠.


그렇게 여러 곳에 이력서를 넣었고 최종적으로 헬스장 오전 9시 ~ 13시까지 4시간 동안 인포메이션 아르바이트를 구하게 되었어요.
아르바이트긴 하지만 정말 얼마만의 '직장'을 구한 건지... 통증 때문에 걱정도 많았지만 일단 도전해 보기로 했어요. 나 잘할 수 있잖아...!?


저는 배움의 대한 갈증과 무언가를 하고 싶고 해 나가는 것을 선호하는 성향이에요.
건강할 때는 원데이 클래스, 문화센터 등 여러 분야를 배워보는 것을 정말 좋아했는데... 지금은 그러할 여력이 안되어 너무 속상해요.


무튼 오늘 첫 출근을 하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허리를 많이 쓰게 되어 계속 다닐 수 있는 건가에 대한 고민이 생기게 되었어요.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젖은 옷 + 수건이 담긴 포대를 끌고 치우는 게 생각보다 더더 무거워서 깜짝 놀랐거든요.
그냥 내 몸이 이모양이라 더 그렇게 느껴졌을지도 몰라요.


청소할 곳도 생각보다 넓었지만 그래도 괜찮았던 것 같아요. 그 외의 일들은 커피 머신으로 커피 내려 드리기, 고객 응대하기, 전화받기 등의 일들을 하였거든요.


아직 첫날이라 더 몸이 쑤시고 아픈가 싶다가도 욕심내서 계속 일을 하려고 하다가 오히려 더 낫기도 전에 탈을 내는 게 아닌가... 그 사이에서 너무 많은 고민이 되었어요.

현실과 이상 사이의 차이에서 오는 고민은 제 삶에 상당히 큰 부분을 차지해요.


우선의 욕심으로는 내일 출근하고 모레 출근했을 때 점점 몸이 적응을 해서 괜찮아지기만을 바랄 뿐이에요.
이번 아르바이트를 통해서 점점 나아지는 나 자신이 되고 다시 나의 원래 직업인 '웹 개발자'의 삶으로도 사는 날이 빨리 오길 너무너무 바라고 있기 때문이죠.
사실 주변에서는 다들 자꾸 뭘 하려고 해서 더 안 낫는다고 그냥 뭘 하려고 하지 말고 괜찮아질 때까지 가만히 좀 있으라는데...ㅎㅎ
제가 항상 생각하는데 '아픈 백수중에 내가 제일 바쁘고 바쁠 것이다.'라는 생각이에요.
근데 수익은 없다는 점이 함정... 내 생활비 정도라도 벌어서 부모님의 경제적 부담감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리고 싶은데 쉽지가 않네요.
뭐라도 하면서 열심히 지내다 보면 내 인생에도 볕뜰 날이 오겠지! 언제까지 어둠만 있겠어.


아 진짜로...?

아르바이트 하루 하고 밤부터 갑자기 오한과 돌발통이 심하게 와서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되었어요.

식은땀은 한가득 나는데 선풍기 바람만 닿아도 뼈가 아리듯이 시려서 이불에 꽁꽁 싸매고 들어가 있을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았어요.

낫겠지 낫겠지 하며 밤새 참고 참다가 아침에 도저히 안 되겠어서 친구에게 우리 집에 좀 와줄 수 있냐고 연락을 했어요.


친구는 남편과 함께 와서 병원에 데려다주고 진료, 수액 맞는 시간 다 기다렸다가 집에까지 데려다주었어요. 너무 고마운 친구예요. 정말 고마웠어!
병원에서 해열진통제를 맞아서 그런가 조금 나아진 것 같아 밥도 먹고 낮잠도 잤는데 그 뒤로 지옥이 시작되었어요...


오후 5시쯤이었는데 정말 온 통증이 다 몰려오고 오한까지 심해서 인천에 있는 응급실에 전화를 걸어 통증환자도 진료받을 수 있냐고 몇 군데나 전화했는지 모르겠어요...

제가 마약성 진통제도 먹고 있고 패치도 붙이고 있어서 일반 주사로는 효과가 없을 가능성이 커서 다들 못 놔준다고 하더라고요.


결국 엄마에게 전화해서 현재 진료를 보고 있는 주 병원인 대학병원 응급실로 가게 되었어요.
와 그런데 환자가 정말 정말 너무나 많은 거예요.
그래도 1시간 걸려서 왔고 저는 더 이상 물러날 수 없을 정도로 아팠기 때문에 대기를 하기로 했어요.


1차로 폐 X-Ray 촬영을 해서 코로나 확인을 하였어요.
그리고 또 기다림의 연속이 되고 예진을 보고 당직 선생님과 상의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또 기다리고...

최종적으로 지금 응급실에선 펜타닐을 줄 수 없고 차트를 보신 선생님께서 지금 입원도 가능한 상태라고 하셔서 그렇게 저는 갑자기 입원을 다시 하게 되었어요.

병원에 오후 8시쯤에 도착했는데 PCR 검사를 하고 입원 수속했을 때가 새벽 12시 좀 넘었을 때였을 거예요.

저는 금방 병실 가겠지 싶어 엄마를 먼저 인천으로 보냈는데 세상에... 새벽 4시에 임시 응급병동으로 옮겨졌어요.

앉아있기도 힘든 상황에서 8시간이나 대기 의자에 앉아있었던 거예요.

기다리는데 너무 아파서 몇 번의 아찔함이 있었지만 결국은 그렇게 퇴원한 지 약 보름 만에 다시 입원생활이 시작되었어요.




이전 07화 검사가 또 남았다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