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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쓰소미 May 28. 2024

세상은 혼자 살아가는 게 아니야

내 사람들 모두에게...!

이렇게 까지 괴롭힐 거야?

2월이 시작된 지 며칠 지나지 않아 "그것"이 또 찾아왔어요.

부지런하게 새벽부터 찾아온 돌발통은 척추 마디마디가 전부 분절되어 쏟아질 것 같은 느낌이에요.

사실 이런 느낌으로 아플 때가 가장 무섭고 힘든 상태예요.


내가 이러다가 침대에서 못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제정신을 지배하거든요.

그걸 이겨내기 위해 휴대폰으로 음악을 틀어놓고 이불속으로 들어가 억지로 잠을 청하기 위해 노력해요.

나 홀로의 싸움이 시작되는 거죠.

하지만 언제나 내가 지는 싸움 같은 느낌이에요... 저녁이 되니 어지러움까지 너무 심해졌거든요.


그렇게 발악을 하며 하루종일 싸우다 보면 가족들이 하나 둘 퇴근하고 집으로 오는 시간이 돼요.

심하게 앓고 있는 제 모습을 본 엄마는 제가 요즘 다이어트 한다고 갑자기 밥을 끊어서 그런 거라며 지진김치에 김 좀 싸서 먹어보라며 상을 차려 주셨어요.


그런데 정말 이상하게도 슬픔이 주체할 수 없게 몰려왔어요.

엄마에게 이런 말을 했어요. "엄마 나 또 이상해. 나 또 정신 이상해 진거 아니야?" 하며 펑펑 울었어요.

"나 일하고 싶어. 회사 다니고 싶은데 알바라도 하고 싶은데 병원 스케줄 때문에 연락 와도 죄송합니다. 하며 못 하고 있어."라며 몰아치는 서러움을 주체할 수 없었어요.


티비를 보고 계시던 아빠도 제 울음소리에 놀라 식탁으로 오셨어요.

엄마랑 아빠는 저를 달래느라 바쁘셨죠. '괜찮다고. 운동하고 건강 챙기면서 봄 되면 일 슬슬 시작하면 된다고. 그런 걱정은 하지 마'라며 위로해 주셨어요.


그러면서 엄마는 저를 유치원생 밥먹이듯 김에 밥이랑 김치를 올려서 한입씩 먹여주셨어요.

엄마가 주시는 밥을 받아먹고 있는데 순 너무 웃기더라고요.

마치 31살이 아닌 3살이 된 기분이랄까

엄마께 그만 먹여주라고 하니 "기분 전환되잖아~"하며 끝까지 밥을 먹여 주셨어요.

별거 없지만 행복한 한 끼였어요.


나만 힘든 게 아닌 아픈 가족을 둔 우리 가족들도 얼마나 힘들까 라는 생각이 들면서 내가 정신 바짝 차려야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헛튼 생각 하지 말고 내가 열심히 잘 살아주는 게 가족을 위한 일이기도 하구나.

사랑하는 우리 가족의 행복과 평화를 위해 내가 더 강해져야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하게 되는 하루를 보냈어요.


이런 그림 하나로도 기분이 좋아지잖아!


어서 와 이런 불안감은 처음이지...?

2월은 저에게 어디까지의 고통을 주려고 하는 걸까요?

한 날은 제가 살면서 가장 무서운 경험을 겪게 되었어요.

전 날 목에 주사를 맞았기에 요양의 날로 지정하고 집에서 푹 쉬는 날이었어요.

그래서 종일 누워 드라마도 보며 편히 쉬고 있었어요.


그런데 오후 5시가 조금 넘은 시간, 정말 순식간에 훅 이상한 기분이 들더라고요.

극도의 불안함이 엄습하며 나 곧 쓰러져서 죽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요.


그때 저는 집에 혼자 있었고 생각나는 친구에게 덜덜 며 전화를 걸었어요.

다행히 친구는 금방 전화를 받았고 친구 목소리를 듣는 순간 왜인지 더욱더 큰 두려움과 무서움, 불안함이 저를 둘러싸았어요.

정말로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울면서 소리치고 너무 무섭다고 숨이 쉬어지지 않는다고 미안하다고... 그런데 나 지금 죽을 것 같아서 너무 무섭다고 숨 넘아가는 듯이 친구에게 외쳤어요.

숨이 턱턱 막히면서 손가락부터 팔까지 마비되는 느낌까지 왔을 때는 더욱 정신을 못 차리고 친구에게 무섭다는 말만 수없이 반복한 것 같아요.


놀란 친구는 당장 우리 집으로 올 테니 전화 끊지 말고 심호흡하면서 진정해 보라고 안정이 되도록 도와주었어요.

그렇게 죽을 것 같던 시간이 지나고 숨 쉬기가 편해진 것을 느끼면서 천천히 안정을 찾아갔어요.

친구에게 안 와도 될 것 같다고 나 이제 괜찮아졌다고 얘기하고 전화를 끊었어요.


저는 진짜 제가 괜찮아진 줄 알았어요.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이야.

전화를 끊자마자 또다시 터진 울음과 초조함에 결국 다시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나와 함께 있어 달라고 부탁했어요.


그 와중에 저도 이해할 수 없지만 샤워를 해야겠다며... 씻으면서 정신을 차려볼까?라는 생각으로 샤워를 하였어요.

하지만 정신은 못 차린 그냥 깔끔만 해졌어요...

그리고 택시를 타고 친구를 보러 나갔어요.

남자 친구 집과 친구 집이 걸어서 갈 수 있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였기 때문에 아직 퇴근하지 않은 남자 친구 집에서 만나 함께 있기로 했거든요.

다행히 가는 길엔 조금씩 천천히 정신을 차려 나갔어요.


친구는 저를 보자마자 얼굴이 너무 창백하고 다크서클이 한참 내려왔다며 놀라 했어요.

제가 봐도 정말 얼굴도 마음도 엉망진창이었어요.


친구와 남자 친구 집에 들어가 앉아서 쉬는데 친구와 함께 있으니 마음은 편안한데 아직도 사라지지 않는 초조함에 가만히 있지 못하겠더라고요.

그래서 돌돌이를 들고 온 집을 청소하며 돌아다녔어요. 가만히 있을 수가 없는 이런 초조함이 너무 무섭게 느껴지더라고요.


친구가 제발 가만히 누워있으라고 아무것도 하지 말라며 말렸어요.

그렇게 둘이 함께 가만히 누워서 대화를 나누니 마음이 많이 편해졌는지 안정을 되찾고 정신이 돌아왔어요.


정신을 차리고 보니 제가 20분 이상 친구와 통화했더라고요.

친구는 제가 계속 무섭다고 하고 나중에는 무슨 얘기를 하는지 모르겠었다고 했어요.

그냥 무서움에 아무 소리나 뱉어낸 것 같아요.


완전히 정신을 차린 저는 친구와 퇴근하고 온 남자 친구와 셋이 밥과 후식까지 야무지게 먹고 다시 태어난 느낌으로 하루를 마무리했답니다.


저는 이 친구가 없었다면 5시에 나는 끝이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렇기에 더욱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고마웠어요. 

그 당시 내가 느낀 생명의 위협이 느껴진 그때 생각나는, 연락할 수 있는 친구가 제 곁에 있다는 것에 너무 감사한 마음이 들었어요.


오늘 저를 살려준 친구처럼 저도 제 사람들에게 이런 존재가 되고 싶어요.


그리고 다시는 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길 바라봅니다.

요즘 몸도 마음도 많이 지쳤었는데 다시 힘내서 잘 살아보려고 합니다!

 

제가 평소에 표현을 잘 못하지만 이번 기회에 이 글을 통해 말해주고 싶은 게 있어요.


"내 사람들 모두 내 옆에 있어줘서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고맙고 사랑해!
나는 언제나 내 사람들 옆에 있으니 언제나 힘들면 나에게 기대 줬으면 좋겠어.
그리고 모두가 매일 작은 일이라도 행복함이 있길 바랄게"


모두 함께라 행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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