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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쓰소미 Nov 02. 2022

통증 없는 삶을 위한 노력

통증 조절을 위한 선택들

대학병원 입원기

2021년 7월 좀 더 적극적인 섬유근육통 통증 치료를 위해 진료받던 대학병원에 입원 치료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일반 2차 병원의 입원 생활은 여러 번 해보았지만, 대학병원은 처음이라 두려움과 무서운 느낌도 들더라고요.

저에게 대학병원이라 하면 '마지막으로 나를 치료해 줄 수 있는 곳. 가장 마지막에 향하는 곳'이라는 생각이 있었기에 더욱 그랬던 것 같아요.

역시나 저의 기분 탓이겠지만 공기랄까...? 느낌이 달랐어요.

아무래도 중증 환자 위주의 곳이기도 하고 진료과도 다양하기에 더욱 그렇게 느꼈겠지요.

이번 입원 생활에서 통증을 줄일 수 있는 치료를 찾게 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치료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입원 치료 시작

일단 기본적으로는 목과 허리에 신경차단술을 시행했어요.

외래로 다닐 때 단 며칠이라도 효과가 있다고 했던 약물의 주사로 치료받았어요.


그리고 처음으로 리도카인 혈관주사 치료를 시도했네요.

리도카인이라는 마취제 약을 수액으로 맞는 치료예요.

이 치료를 받을 때는 코에 산소를 주입하는 호스를 낀 상태로 바이탈 체크하는 장치를 몸에 장착하고 모니터링하며 진행되었어요.

아무래도 마취제이기 때문에 혹시나 모를 상황을 대비해서 준비를 철저히 하고 진행하는 것 같아요.

이런 준비를 하고 진행하니 안심이 되면서도 이렇게까지 준비가 필요한 치료인 만큼 위험한 걸까? 하는 생각이 공존했어요.

다행히 부작용 없이 치료는 끝났답니다.


그러나 이날 종일 잠이 쏟아지더라고요.

평소에 잠을 잘 자지 못하는데 이날은 낮잠을 푹 잘 수 있었어요.

뭔가 이상하다 싶어 간호사 선생님께 여쭤보니 주사 치료가 마취제라서 그럴 수 있다고 하셔서 안심하였어요.

하지만 아쉽게도 이 치료로 거의 효과는 보지 못했어요. 그래, 어떻게 첫술에 배부르겠어...


무서운 약의 반응

며칠 후 또 새로운 치료를 시도하였습니다.

허리에 얇은 관을 삽입하여 그 관을 통해 약을 주입하는 방식의 치료였어요.

관 삽입을 위해 허리에 한 바늘 정도를 꿰맸어요.

하지만 그 뒤가 문제였네요. 약물을 주입하는 순간 다리가 저리다는 표현보다 더 강한 느낌이 들면서 하체를 못 움직일 듯한 느낌이 들어 이건 안 되겠다며 바로 약 주입을 막았어요.

잠깐 짧은 몇 초의 시간이었지만 솔직히 무서웠네요. 이런 느낌이라면 당장에 관을 뽑아버리고 싶었어요.

그렇지만 큰마음먹고 삽입한 만큼 2~3일 후에 재도전하기로 했어요.

그동안은 약물 주입 없이 관만 가지고 다녔어요.

관을 삽입한다고 하여 안으로 다 넣는 것이 아니라 밖으로 나와 있어서 신경 쓰면서 다녀야 했어요.


허리관 삽입한 사진


그렇게 다시 주사약을 넣었는데 저번과 다르게 오 괜ㅊ...까지 생각한 순간 으악! 하며 바로 비상벨을 눌러 약물을 또 막게 되었어요.

두 번째 시도까지 이런 느낌을 받고 나니 도저히 안 되겠기에 삽입한 관을 제거해 달라고 요청했어요.

다행히 제거는 간단하여 침대에서 금방 빼주시더라고요. 속이 다 시원했어요.

예상치 못한 약의 반응에 당황도 했고 이럴 수도 있는지를 또 한 번 배우는 시간이었어요.


그렇게 입원 기간 동안 주 2회 정도는 주사 치료를 진행하였고 재활의학과와 협진하여 30분씩 재활 치료하며 입원 생활을 마무리하였습니다.


이번 입원을 통해서 통증을 잠재울 특별한 방법은 찾지 못하였습니다.

사실 '섬유근육통'이라는 난치성 질환을 진단받아놓고 몇 주 만에 뾰족한 방법을 찾아 나온다는 것도 가능한 일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의료진 선생님들께서는 최선을 다해 치료해 주셨고, 저도 열심히 치료받고 나왔으니 앞으로 통증 레벨이 갑자기 오르지 않도록 조절해 나가야 할 일이 남았네요.


코로나 잔여 백신 접종

요즘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코로나 백신이 우리나라에 들어왔지만, 아직 수량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병원에 들어온 백신 중에서 잔여 백신을 당일에 신청하여 맞을 수 있는데 여느 콘서트 티켓팅보다 어렵다고 합니다.

SNS에 잔여 백신 성공 방법까지 올라오는 것 보면 말 다했지 싶네요.


아직은 백신에 대한 안전성 여부로 인해 백신을 맞는 것도 무섭고 안 맞기도 무서웠어요.

그래도 이래저래 세상이 난리니, 잔여 백신에 도전해 볼까? 하며 시도해 보았어요.

평일 오전이라 그런지 빠르게 접수가 성공되어 버린 게 아니겠어요?

잔여 백신에 성공하고서도 어리둥절 허둥지둥하게 되더라고요. 아 이렇게 맞게 되는구나...


잔여 백신 예약증


급하게 준비하고 접수한 소아과에 가서 문진표 작성부터 시작하게 되었어요.

원장님과 면담 중 섬유근육통이 있다고 말씀드리니 통증이 계속되면 진료 보러 한번 오라며,

장이 안 좋아서 섬유근육통이 온 것일 수도 있다고 하셨어요.

새로운 이야기에 놀란 저는 통증이 계속되는 때가 바로 지금이니 백신 접종 후 20분 대기하는 시간을 이용하여 접수하고 바로 진료를 보고 가겠다고 하였습니다.


그렇게 백신도 맞고 이날부터 내 나이 30세에 소아과에서의 진료가 시작되었어요.

소아과에서 어른들도 진료를 봐주는지 처음 알았네요.


안녕! 박 수아.

오늘은 평생 잊지 못할 날인 21년 9월 17일 금요일.

바로 4개월 이상 기다려 온 개명 허가가 나온 날입니다.


초본과 등본을 떼보니 새로운 이름으로 바뀌어 나와서 너무 신기하고 이제 새롭게 출발해보자며 마음을 다잡았어요.


개명 신청을 할 때 '이제 아프기 싫다'라는 게 가장 큰 이유였어요.

사실 이름을 바꾼다고 나의 몸이 바뀐다거나 세상이 달라지는 그런 것들이 존재하지는 않지만,

내 마음가짐이라도 새롭게 바꿔보지 싶었어요.

그렇게 통증 없이 일도 다니고 새로운 나날들을 희망하며 살아가 보고자 합니다.


그동안 나 자신이었던 '박 다솜'이라는 이름을 못 듣게 되는 게 뭔가 기분이 뭉클하고 아쉬운 마음도 너무 크네요.

그러나 큰마음먹은 만큼 앞으로 새로운 이름으로 새 출발을 하게 된 저 자신을 온 마음으로 응원해 줘야겠습니다.


눈물의 첫 진료

저는 그동안 다른 지역에 있는 대학병원으로 치료하러 다녔어요.

인천 터미널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1시간 거리에 있는 곳인데, 거리가 멀다 보니 체력적으로 한계를 느끼게 되었고 지금이라도 근처에 있는 병원으로 전원을 해보지 싶어 비교적 가까운 거리의 대학병원 통증 센터로 진료 보러 가게 되었습니다.


제 성향상 누구라도 조금만 목소리가 크거나 높으면 겁을 먹고 무서워하는 편이에요.

그런데 교수님 목소리가 조금 크셔서 나한테 화를 내시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건 지극히 제 성격에 의한 생각일 뿐 나쁘신 분이 아닙니다!


교수님께서는 현재 먹고 있는 약 중에서 마이폴 캡슐은 약 성분이 중독이 더 잘된다며 뉴신타 서방정 50mg으로 바꿔주셨고, 패치 사용에 대해서도 패치를 붙여야 할 만큼의 통증이 있냐고 물어보셨어요.

이건 첫 진료이다 보니 물어볼 수 있는 것이었는데 괜히 혼자 억울한 느낌을 받기 시작했어요.

또한 정신과 처방받은 약이 너무 많다며 협진을 내줄 테니 이곳으로 옮기라고 하셨어요.

이런 얘기를 듣는데 속으로 '약이 센 것도 패치 처방도 다 기존의 병원에서 처방받은 것이고 나는 지금 아픈 것도 맞는데 왜 나를 혼내시는 거지? 왜 이렇게 무서우시지?'라는 생각과 함께 눈물이 흐르기 시작하더라고요.


진료가 끝난 후에도 뭐가 그렇게 억울했는지 끅끅거리며 눈물을 쉽사리 멈추지 못했네요.

그 와중에도 시키는 건 잘하는 타입이라 울면서 섬유근육통 관련 설문지도 작성하고 진정 후에 흉추 쪽에 주사도 맞았네요.

주사를 맞은 후 침대로 회복실까지 옮겨주고 혈압을 잰 후 쉬고 있으면 선생님께서 오셔서 귀가하라고 하면 모든 진료가 끝이 납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여러 병원에 다니다 보니 상처도 많이 받아왔기에 더욱 한마디 한마디에 예민해지는 것 같아요.

그럴수록 더 단단해지고 그냥 그대로 받아들이면 되는데 그렇지 못하고 슬퍼지고 억울해지는 모습에 가끔 나 자신이 안타깝기도 해요.

이제 생각해 보면 교수님께서 우는 저를 보며 얼마나 황당하셨을까 싶어요.


1:1 PT 수업 시작

섬유근육통 통증으로 인해 항상 운동에 대한 고민이 컸어요.

스트레칭과 운동의 중요성이 강조되지만, 막상 몸이 따라주지 못하니 어떻게 해야 하나 싶었거든요. 그러다가 본격적으로 재활 위주의 수업을 알아보기 시작했고 마침 그때 헬스 트레이너 선생님 한 분을 추천받게 되었어요.

연락하고 상담받으러 갔는데 선생님께서 책임감도 강해 보이시고 저에게 가장 중요한 통증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보이셨어요.

상담 후 선생님에 대한 신뢰가 생겼으나 집에서 센터까지 약 1시간 거리라 고민이 되었어요.

그래도 이왕 시작하기로 마음 먹었으니 트레이너 선생님만 믿고 다녀보기로 결심하게 되었어요.


그렇게 11월 초부터 1:1 PT 수업이 시작되었습니다.

수업 첫날, 50분 수업 중 운동이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의 무언가를 한 것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너무 힘들었어요.

언젠가 섬유근육통 환우들은 운동을 다니기 힘들다는 글을 봐왔었는데 직접 경험해 보니 틀린 말은 아니더라고요.

그래도 이제 첫 시작이고 견디고 노력하다 보면 적응이 되겠지 하며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다녀보자고 결심하며 첫 수업을 마쳤어요.


이제는 혈압도 말썽이구나

지난 코로나 백신 이후 소아과에 수액 치료를 다닌 지 어느덧 6 회차네요.

수액 맞기 전 혈압을 체크하는데 169가 나왔어요.

혈압이 높다며 수액을 맞기 전과 후에 모두 쟀는데도 계속 높게 나오더라고요.


원장님께서는 혈압이 너무 높다며 걱정하셨고, 저는 통증 때문에 높은 것 같다고 높을 때가 많았다고 별걱정 없이 말씀드렸어요. 그러나 원장님께서는 이렇게 높으면 나중에 잘못될 수 있다며 약을 먹으라고 하셨고 저는 그렇게 고혈압약이 추가되었습니다.

그동안 어느 정도 신경은 쓰였던 혈압이기에 앞으로 잘 챙겨 먹어야겠어요.


첫 개인 운동을 가다

어느덧 첫 PT 수업을 받은 지 한 달가량이 지났어요.

그동안은 수업에 나오는 것만으로도 벅차서 개인 운동은 생각도 못 했는데 드디어 첫 도전을 하게 되었습니다.

러닝머신 20분, 사이클 20분 총 40분 정도의 짧은 운동 시간이었지만 뿌듯하더라고요.

그동안 잘 버텼구나. 중간중간 고비도 있었으나 최대한 노력하였고 드디어 처음으로 개인 운동을 했으니까요.

물론 운동 시간을 보면 운동을 했다고 할 수 있나?라고 의아한 분들도 계실 수 있어요.

그러나 통증을 24시간 가지고 지내는 저로서는 정말 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첫 개인 운동 기록


이렇게 뿌듯함도 잠시, 주말이 되니 통증 레벨이 계속 올라갔습니다.

주말부터 월요일까지 버티고 버텼으나 화요일 오후에는 도저히 이 상태로는 참을 수가 없는 지경이 되어 근처 병원에 전화했지만, 접수가 마감됐다고 하여 어쩔 수 없이 응급실로 향했습니다.

그동안 통증으로 급할 때 몇 번 방문했을 때는 일반 응급실 베드에서 주사를 맞았는데 요즘 코로나가 심각한 상태가 되다 보니 근육통도 코로나 증상 중 하나라며 격리실에서 주사를 맞게 되었습니다.


의사 선생님께서는 지금 내가 맞고 있는 마약성 진통제는 응급실에서 잘 쓰이는 주사가 아닐뿐더러 마약성인 문제도 있고 여기는 응급 환자들이 오는 '응급실'이니 앞으로는 외래로 다니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속으로 돌발통도 응급으로 갑자기 오는 건데 외래 예약을 미리 어떻게 하며, 예약 없이 가서 몇 시간씩 기다릴 힘이 있으면 비싼 돈 내고 응급실까지 왔겠냐는 서운하고 서러운 생각이 들었어요. 아프니까 더 안 좋게 들리고 나쁜 생각만 드는 것 같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듣다 보니 맞는 말이긴 하지만 앞으로의 앞날이 조금 두려워지기도 합니다.

돌발통이 안 오면 다행이지만 지금으로서는 기본 통증 레벨도 전보다 좀 높아진 상태이고 이렇게 한 번씩 심하게 아플 때는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더라고요.


혹시 코로나 양성인가?

대학병원을 가까운 곳으로 옮긴 후 몇 번의 진료를 더 보았지만 거리가 있더라도 기존의 교수님이 더 잘 맞는다는 결론이 나왔고 고민 끝에 다시 병원을 옮기기로 했습니다.

다시 예약을 잡느라 몇 주간의 기다림이 있었지만 그래도 마음 편히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예약 하루 전, 기침과 콧물 등 감기 증상이 나타났어요.

코로나 때문에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PCR 검사 후 음성 확인서가 있어야 진료를 볼 수 있는 상황이거든요.

하필 저는 일요일 오후부터 증상이 심해져 검사를 받지 못한 상태였고 내일이면 괜찮겠지, 했으나 목소리까지 안 나오는 사태가 되었습니다.

아 오늘은 병원을 못 가겠구나. 어쩔 수 없이 병원에 전화하니 4주 뒤에나 진료 예약이 가능하다고 하더라고요. 그래도 이 상태로 갈 수는 없으니 예약을 다시 잡을 수밖에 없었네요.


그리고 혹시 모르니 바로 택시를 타고 선별 진료소로 향했어요.

증상을 얘기하고 진료를 보겠다고 하니 음압 검사실에서 진료가 이루어졌어요.

저는 안쪽에 앉아 있으면 의사 선생님께서 들어오시고 서로 거리를 둔 상태로 증상을 얘기하고 코로나 검사를 받기로 한 후 처방 약도 가져다주신다고 하였어요.

약국에서 약을 타는 것은 혹시 모를 감염에 대비해 직접 가져다주시는 것으로 바뀐 것 같더라고요.

코로나 검사는 긴 면봉으로 코를 찌르고 입안을 면으로 문지르는데 흔히들 코를 찔린 후 '뇌까지 들어간 느낌이다.'라고 얘기할 정도로 아프답니다.

검사 후에는 대중교통 이용이 불가하고 택시나 자가용만 가능하기 때문에 택시를 타고 바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음성이라고 생각하지만, 막상 검사받으니 괜히 더 불안한 상태로 하루를 보냈는데 잠들기 전 밤 11시 조금 넘었을 시간에 음성 문자가 왔습니다.

너무 다행이었어요. 불안해서 잠도 못 들 뻔했지만, 문자 한 통에 마음 편히 잠들 수 있었답니다.


빨리 코로나가 종식되어 마음 편히 다닐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독자분들 모두 코로나 조심하시고 혹여나 걸리더라도 조금만 아프고 무사히 잘 지나가길 바랍니다.


치유농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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