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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쓰소미 Sep 11. 2024

2022년 정리하기

통증아 함께 가라...

적신호 그만!

지난 8월 우울증에 극에 다해 한방병원 퇴원한 뒤 어느새 2 달이라는 시간이 흘렀어요.


저는 병원 퇴원 후 통깁스 상태로 지내면서 운동도 할 수 없고 움직임에도 제약이 많아서 사실 거의 집에 있는 것 밖에 할 수 있는 게 없었어요.


그러면서 그동안의 내 안에 우울했던 기분들이 올라오는지 무기력하고 나 자신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하찮은 인간이 된 것만 같은 느낌을 느꼈답니다.

가끔 한 번씩 오는 '나 회사 다니고 싶어.', '일하고 싶어. 개발하고 싶어.' 같이 "일"에 대한 갈증이 커질 때가 종종 있었어요. 이럴 때가 스스로 가장 화가 나고 우울함이 배가 되는 힘든 시간이에요.


하지만 몸은 점점 적신호가 켜지고 저를 가만 두지 않네요.


추석 전후로 해서 종일 일어나지도 못할 정도의 통증으로 며칠을 보냈고 무언가 집중해서 하다 보면 또 통증이 심해지니 중간중간 꼭 누워서 쉬어줘야 하고... 계속 발전하고 싶은 저의 마음과 몸 상태가 극과 극인 상태예요.

통증 조절이 안 되는 날이 잦아졌고 두통과 속 울렁거림의 증상도 최근 들어 심해지기도 했어요.


3일 전부터 오늘까지만 해도 통증으로 인해 새벽에 계속 잠에서 깨어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하고 있는 중이에요.

병원 진료는 다음 주 수요일이기 때문에 그때까지 어떻게든 참아내야 하는 상황이랍니다.


어제는 황당한 일도 있었어요. 근육이 자꾸 아프니까 따뜻한 물로 근육을 좀 풀어주자 싶어 겨우겨우 화장실에 가서 샤워를 하던 도중 바닥에 미끄러져 왼쪽으로 넘어져 버렸지 뭐예요... 다행히 머리는 살렸다며 안심하던 그 순간이 지금도 황당할 뿐이네요.

그 뒤로 근육이 놀랐는지 통증이 더 가중되어 버렸어요. 아휴... 있던 통증도 날려 보내야 할 판에 더 가중하다니 첩첩산중이라는 말이 그냥 나오네요...


어쨌든 저는 여전히 통증과 싸우고 있고 요즘은 정신적으로도 조금 더 힘든 시기가 찾아온 것 같아요.


얼른 정신 차리고 더욱더 열심히 살아보고자 노력하고 있답니다. "잘"은 못해도 "열심히" 사는 삶을 살아가보자.


올해만 몇 번째야...

최근 평소보다 더욱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였던 것 같아요.

안 그러고 싶은데 통증이 깊어가고 기간이 길어지니 저도 모르게 드러나게 되는 것 같네요.


저는 그렇게 외래 진료까지 참고 참다가 진료를 보러 갔는데 교수님께서 입원 이야기를 하셨어요.

사실 병원에 있는 게 좋은 건 아니지만 당장의 몸 상태만 생각한다면 입원 치료가 더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입원장을 받게 되었고 최대한 빠른 날로 잡아달라고 요청하여 바로 그다음 주 주말에 입원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이제는 익숙한 5층 병동. 처음으로 창가자리를 배정받았어요.
항상 문 쪽이었는데 창가자리라니 바깥도 내다볼 수 있고 그게 뭐라고 이걸로도 기분이 조금은 풀어지네요.



입원 자리를 배정받고 간호사 선생님 두 분이 오셔서 주사 놓을 자리를 열심히 찾으셨어요.
혈관이 다 없어져 버린 저는 수액 한번 놓기도 쉽지가 않은 것을 알기에 두 분이 한 번에 양 쪽에서 찾으셨어요.
결국에 좋은 자리는 찾지 못했고 불편한 자리에 임시로 주사를 맞게 되었네요.

하지만 역시나 주사 맞은 부위가 오래가진 못했고 고민 끝에 PICC 시술을 하기로 하였어요.
PICC는 혈관조형실에서 진행되었고 양팔을 못 움직이게 고정한 뒤 왼 팔에 극소 마취를 한 뒤 얇은 카테터를 삽입하는 것이었어요.
이게 심장 근처에 있는 혈관까지 연결되는 것이라고 하였어요.
관 양 옆으로 한 바늘씩 꿰매었고 시술은 10분 내외로 짧았지만 긴장되고 무서운 건 어쩔 수 없네요.
그래도 이제 혈관 잡느라 고생은 안 해도 된다고 생각하니 잘했구나 생각하려고 해요.



저 그런데 또 이젠 헛웃음이 나는 새로운 증상이 생겼어요. 갑자기 방수테이프 알레르기가 생긴 거예요.

이젠 가지가지하는구나 이런 생각이 들며 헛웃음이 나더라고요.

샤워를 하기 위해 참아보려고 했으나 살이 너무 가렵고 베이고 멍들고 이건 버틴다고 될 게 아니었어요.


세균에 감염되면 위험하기 때문에 샤워도 조심해야 하고 소독도 이틀에 한 번씩 해줘야 했고 은근 신경 쓸 일이 많네요... 시술하면 끝일 줄 알았는데 하나를 얻으니 하나를 읽고 그런 게 인생인 거겠죠...?ㅎㅎ


이번 입원생활에서는 기존에도 했었던 신경주사, 리도카인 치료, 재활치료를 받았고 그 외에 다른 증상들의 검사들도 진행되었어요.


언제부턴가 통증과 동반되어 오는 두통으로 신경과 협진을 통한 뇌 MRI를 촬영하였답니다.
MRI상으로는 이상이 없다고 하는데 그럼 대체 두통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요.
그래도 두통, 어지러움 치료를 한차례 받게 되었어요.

양쪽코에 면봉을 코로나 검사만큼이나 깊게 꽂아놓고 15분 동안 있었답니다.
너무 깊어서 눈물이 또르륵... 면봉 꽂고 있는 내 모습은 또 얼마나 웃기던지ㅎㅎ
하지만 안타깝게도 두통은 없어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약 부작용인지 새벽에 깨서 화장실 가려고 하면 힘이 빠지면서 계속 쓰러지듯 넘어지는 상황과 심장이 조이는 듯한 느낌도 계속되어 24시간 심전도 검사를 진행하게 되었어요.
처음 해보는 검사였으나 역시나 정상.


또한 순환기내과 협진으로 심장 초음파와 조영제 CT촬영을 하였지만 이 또한 이상이 없다고 했어요.

일단 이상이 없다니 다행이라고 생각해야지요.
제가 제일 무섭고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뇌와 심장이 정상이라니 다행이에요.
그래도 내가 느끼는 이 증상들이 어디서 오는 건지는 궁금해요.

빨리 해결이 되길 바라길뿐이에요.


요즘 코로나가 다시 극성이라 병원의 규제가 더욱 심해졌어요.
1층 엘리베이터를 나와야 할리스 카페에 갈 수 있는데 엘리베이터 밖으로 나올 수 없고 지하 1층은 여전히 편의점밖에 갈 수 없게 막았어요.
심지어 퇴원 전쯤에는 편의점도 못 가게 하더라고요.


저는 보호자도 없는데 당장 필요한 용품들은 어떡하냐며 보안직원분께 얘기하고 1층 고객센터에 얘기하고 직원분께서 병동에 연락하고.. 편의점 한번 가기가 이렇게 힘들어서야..
결국은 수간호사 선생님께서 1층 보안요원분께 연락해서 허락해 주셔서 1번 다녀올 수 있었어요.
주말에 엄마가 와서도 인포메이션에 짐만 맡기고 가야만 하는 상황이었고... 아픈 것도 서럽고 외롭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어요.


코로나 이 바이러스는 대체 언제까지 난리를 칠 건지... 제발 그만 세상에서 사라져 줬으면 좋겠어요!

이렇게 또 우당탕탕 4주간의 입원생활이 끝났네요.

세 번째 코로나 감염!


그리고 딱 일주일 후 12월 10일 토요일.
코로나에 재감염되었어요. 이게 말이 되나요...? 저 백신 3차까지 맞았다고요.

아침에 일어나니 목이 잠기고 칼칼하길래 친구들 만나기 전, 안전함을 알리기 위해 1줄을 보여주려고 코로나 키트를 시도했는데 엇..? 희미하게 2줄이 보이는 게 아니겠어요?

믿기지 않아서 한 번 더해보고 친구들한테 사진도 보내보고 애써 부정했지만 누가 봐도 2줄이네요...



결국 바로 병원으로 향하였고 확진자가 되었어요. 퇴원한 지 일주일 만에 또 갇히게 되다니 이게 무슨 일이죠?

제발 가족들한테 옮기지 않기를, 많이 아프지 않기를 바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어요.
그래도 다행히 가족들에게 옮기지 않고 지나갔어요.


그러나 그사이 통증 레벨이 너무너무 높아져서 119에 신고하는 일이 발생하였어요!
빠르게 오신 구급대원분들은 여기저기 전화를 돌리셨으나 코로나 + 섬유근육통 통증에 맞는 진통제를 놓아줄 수 있는 코로나 지정병원이 없는 거예요.
그래서 구급대원분들과 여기저기에서 열심히 찾아주신 덕분에 인천에 대학병원 응급실로 갈 수 있게 되었어요.


처음 타본 구급차는 생각보다 불편했고 춥더라고요.

출동해 주신 구급대원분들에게 정말 정말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제 통증에 맞는 모르핀 주사를 맞을 수 있었고 며칠은 견딜 수 있을 정도의 통증으로 격리해지를 맞이할 수 있었어요.


코로나 후유증일까...

코로나 격리는 해제되었으나 몸 상태는 여전히 좋지 않았어요. 확실히 이번 코로나가 너무 강력하네요.


몸을 조금 움직이면 나을까 싶어 헬스장도 출석하고 나름의 노력을 했지만 결국 또 119 구급차에 실려갈 수밖에 없었어요.


응급실에 가서 마약성 진통제인 모르핀까지 맞고 귀가하였다.


응급실 다녀온 지 이제 일주일밖에 안 됐는데 그래서 더욱 버티고 싶었지만 내 의지와 몸상태의 갭이 컸고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어요.

그러면서 저는 이게 코로나 후유증이 맞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확실한 건 아니에요.

이게 정말 무슨 일이지...?
숨쉴틈 없이 계속되는 아픔에 정신적으로도 힘이 든다.


시간이 지나고 PT 수업을 받는 날이 왔어요. 몸이 좋지 않았지만 운동으로 에너지를 채우자 싶어 헬스장에 나왔답니다.

선생님께서는 항상 컨디션에 맞춰 수업을 진행해 주시기 때문에 오늘도 무리 없이 스트레칭과 운동을 하였어요.


그런데 수업 막바지쯤 갑자기 통증이 몰려오기 시작했어요.

밖에서 돌발통이 이런 식으로 온 적은 처음이라 당황스러웠어요.

헬스장 바닥을 굴러다니면서 아프다고 울고불고 으악! 소리도 지르다가 혼자 난리를 치고 있었어요.


하... 정신이 들고나니 민망하고 괜히 선생님께 죄송하고 그랬지만 당시에는 너무 아파서 다른 신경 쓸 틈도 없었어요.

일단 빨리 집에 돌아가서 누워야겠다는 생각으로 정신을 최대한 붙잡았어요.


제가 다니는 헬스장은 3층이고 엘리베이터를 무서워해서 항상 계단으로 다니는데 탈의실에서 선생님께 전화를 드린 후 같이 엘리베이터 좀 타주실 수 있냐고 부탁드린 후 선생님과 헬스장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와서 바로 택시를 타고 집으로 향하였어요.

집에 도착 후 제 상태를 본 엄마께서 응급실 가자고 안 되겠다고 하여 결국 주 치료 병원인 대학병원 응급실로 향하게 되었어요.
집에서 수원까지는 차로 1시간 정도 걸리는데 퇴근시간과 겹쳐서인지 2시간 가까이 걸려 응급실에 도착하였어요.

응급실에는 사람이 정말 많았고 언제나처럼 대기 또 대기를 하다가 입원 치료를 하게 되었어요.
퇴원한 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았지만 퇴원 후 걸린 코로나 이후로 정상적인 활동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입원을 결정하게 되었어요.

대체 올해는 입원과 퇴원을 몇 번이나 하는 건지 저 조차도 너무 지치고 버겁기도 하네요.


항상 5층 병동에 입원을 하였지만 당장 자리가 없어 처음으로 9층 병동에 입원하게 되었어요.

이 층의 주 환자분들은 신경과였고 병실에 나를 제외한 모든 환자분들이 거동을 하실 수 없을 정도로 상태가 좋지만은 않은 환자 분들이 많으셔서 분위기도 사뭇 달라 처음 적응하는데 시간이 조금 필요했어요.

이곳에서 온전히 혼자 걸어 다니고 혼자 샤워실에 갈 수 있는 사람이 나뿐이었기 때문에 뭔가 기분이 이상했고 내가 아프다고 지금 이러고 있는 게 맞는 건가 나는 아무것도 아니구나. 이런 생각들도 들더라고요.


그 외의 입원생활은 언제나처럼 비슷하게 흘러갔어요.

혈관이 없어서 PICC 시술을 받았고 펜타닐 주사를 PCA로 맞으며 도수치료를 받고 신경차단술도 주 2회 정도 하며 지냈죠.

아 PICC 시술 후 붙인 테이프에 부작용이 나서 피부가 난리가 나기도 했네요.



여전히 난리인 코로나 때문에 면회가 금지되었고 지하 편의점 외에는 갈 수 있는 곳이 없었어요.

편의점도 허락받고 겨우 갈 수 있었기에 한 번 갔을 때 군것질 거리를 한가득 사들고 올라오는 낙으로 지냈죠.



병원에 입원해 있다고 돌발통이 안 오는 것은 아니에요.

꼭 한 번쯤은 나타나서 꼼짝 못 하게 만들고 가버리더라고요. 이번에도 어김없이 나타나 저를 괴롭히고 갔어요.

너무 아프니까 혈압을 재러 오셔도 잴 수가 없어요. 팔이 부러질 것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이에요.

치료를 받으러 가고 싶은데 움직일 힘이 아예 없으니 모든 치료도 취소하고 밥도 못 먹고 누워서 진통제만 애타게 찾을 뿐이랍니다.

그나마 병원에서 돌발통이 오면 진통제를 바로 맞을 수 있기 때문에 하루정도면 물러가니 그 시간에 정신을 잘 잡고 있는 게 참 중요해요.

매일 마약성 진통제를 달고 있고 추가 진통제도 맞으면서 지내는데도 불구하고 왜 자꾸 돌발통이 오는지 이해를 할 수 없지만 돌발통을 이해할 생각을 하면 안 되겠죠ㅎㅎ


병원에서라도 안 아파야 하는 게 정상 아닐까...? 지금도 높은 진통제와 많은 약들을 복용 중인데 이보다 더 센 진통제까지 갈 수는 없지 않은가... 돌발통이 원하는 게 뭔지 모르겠어요. 너무 어려운 친구네요.



이번에는 다른 때보다도 몸 상태도 안 좋고 힘이 없어 치료를 가기 힘든 날이 많았어서 친절하신 보조원분들께서 휠체어를 태워서 데려다주고 데리러 와주시고 고생해 주셨어요.


언제나 완쾌로 퇴원하는 것은 없고 4주 동안이라도 바짝 치료 후 퇴원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번에도 4주 입원 후 퇴원하였어요.

이번 퇴원 후에는 통증이 덜했으면 좋겠네요. 오래오래 덜 아프면서 지내자! 솔직히 최근에 너무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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