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의 흔적, 글이 된 순간
2022년 브런치에 첫 글을 올리던 날, 제가 에세이를 출간할 거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처음 브런치를 알게 된 건 오랜만에 만난 친구의 추천 덕분이었습니다.
저의 아픈 시간들을 듣더니 "브런치에 글을 써보라"라고 권해주었거든요.
티스토리에서만 글을 쓰던 제가 브런치 작가가 되기까지 몇 번의 고배를 마셨지만, 결국 합격 소식을 받았던 날의 기쁨과 뿌듯함은 지금도 생생합니다.
글쓰기를 배운 적 없는 저는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하고 많이 고민했습니다.
저는 그냥 개발자로 살다가 갑자기 섬유근육통을 진단받고 전신 통증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이었으니까요.
하지만 몸도 마음도 아프면서 겪었던 그 시간들을 글로 남겨 보자. 글은 서툴지 모르지만 내 진심만은 가득 담긴 나만의 글을 써보자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렇게 저의 통증 일기장이 시작되었습니다.
글을 쓰다 보니 제 글을 읽은 분들께 메일을 받게 되었고, 저는 진심을 다해 답장을 드렸습니다.
어느 순간 더 많은 분들과 만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같은 아픔을 가진 분들에게는 공감과 위로를, 삶에 지친 분들에게는 "나도 이렇게 살아내고 있다."는 희망과 용기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그 마음으로 저는 책 출간을 꿈꾸게 되었습니다.
통증으로 인해 일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부모님께 제가 하고자 하는 진심을 말씀드렸고, 감사하게도 글쓰기 공부를 지원해 주셨습니다.
그렇게 저는 2024년부터 작가님께 글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저의 감정을 글로 맘껏 표현하는 것에 어려움이 컸습니다.
하지만 조금씩 제 감정을 솔직하게 꺼내 쓸 수 있게 되었고, 결국 약 1년 뒤 『일시 정지 후 재생』이라는 종이책을 세상에 내놓을 수 있었습니다.
제가 에세이 작가라는 말을 들을 수 있게 씨앗을 뿌려준 브런치에 너무 고마울 따름입니다.
저는 6년 간 통증 환우로 살며 일도 제대로 못 다니고 집-병원 생활이 대부분인 삶을 살았습니다.
이렇게 우울한 것만 같은 삶을 사는 저에게 브런치는 단순만 플랫폼이 아니라, 저를 표현하고 사람들에게 제 속을 보여줄 수 있는 하나의 문이 되어주었고 저는 이 문을 더 열고 나와 에세이 작가가 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여전히 통증의 호전은 없지만, 환자가 아닌 무언가를 해냈다는 사실이 가슴 벅찹니다.
제가 다니는 병원 원장님들조차 책 출간 소식에 놀라워하실 정도였으니까요.
원고 마무리와 샘플 확인조차 입원 중 병실에서 했던 순간을 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저의 전공이 글쓰기가 아니기 때문에 전문성은 남들보다 떨어질 수 있지만 진심 하나만은 그 누구보다도 꾹꾹 눌러 담아냈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브런치 1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저에게 꿈의 씨앗을 심어준 이곳에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글을 통해 많은 이들에게 작지만 큰 힘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