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아질 거라는 기약 없이

통증과 함께 쌓아온 한 해의 기록

by 쓰소미

다사다난했다는 말이 딱 맞는 것 같은 2025년 마지막 날이 왔네요.


저는 올해 섬유근육통 통증이 유독 말을 안 들었던 것 같아요.

원인을 알지 못하는 신체적 증상도 다양하게 나타났어요.


그 와중에 올해에 가장 뿌듯하고 행복했던 일은 저의 섬유근육통 삶의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를 독립출판하고 출간회를 하고, 최근에는 유튜브 라이브에도 출연했답니다.

몸이 너무 안 좋아서 이런 큰 행사 전날에는 꼭 병원 가서 진통제를 맞고 통증을 조금이라도 줄여보려고 애써왔어요.


사실 저는 지금도 오른쪽 다리가 말을 안 듣는 상태예요. 몇 주전부터 시작된 증상인데 갑자기 침대에서 몸을 혼자 일으킬 수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며칠을 엄마랑 동생이 출근할 때 저를 앉혀주고 갔어요. 그러다가 이렇게는 못살겠다 싶어 병원에 갔고 입원치료를 일주일정도 하고 퇴원했어요.

입원 중에 하루는 정말 발가락 하나 움직일 수 없는 상태가 되어서 카트에 실려 허리 MRI를 찍었는데 지난달과 전혀 변화가 없다고 하시는 거예요.


이상이 없으면 좋아야 하는데 저는 더욱더 답답하고 억울한 마음이 쌓여갔어요.

지금 이렇게 신체적 증상이 누가 봐도 있고 나는 제대로 걷지도 앉기도 힘든 상태인데 왜 저 기계 따위가 자꾸 이상 없다고 하는 거지? 원망스러웠어요.


퇴원하고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저는 누우면 혼자 앉는 과정이 너무 힘들고 지금 이렇게 앉아서 글을 쓰는 것도 허리 힘이 빠지는 느낌과 흉추, 목 등의 통증이 계속 심하게 있어요.

섬유근육통 환자에게 최악인 겨울이라고는 하지만... 이번에는 좀 너무 야속하다는 마음이 들정도로 어떻게 해야할지를 모르겠어요.


지난 주말에는 재활 선생님을 만나서 상담치료를 받고 왔어요.

저보고 제대로 걷는 연습은 하고 있냐고 물으셨고 저는 제 모습이 보기 싫어서 못하고 있다고 했어요.

한 번씩 집에서 걷는 연습을 하는데 오른쪽 다리가 덜덜 떨리고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그 모습을 보기가 너무 힘이 들더라고요.

제 자신이 한없이 작아지고 섬유근육통 때문이 맞는 건지 그렇다면 왜 얘는 그냥 통증만 주면 되지 이런 증상까지 주나 너무나 원망스러워지거든요.


선생님께서는 그럼 그동안 주사치료, 도수치료 등 너무 많은 치료들은 해오고 있으니 안 해본 방법을 해보자며 양쪽에 지팡이를 짚고 걷기 연습을 해보라고 하셨어요.

사실 저도 지팡이를 생각 안 해본 건 아닌데 제 마지막 자존심이었거든요. 내가 지금 이 나이에 그것도 원인도 제대로 모르는 이 상태에서 지팡이를 가지고 연습을 한다고 나을 수 있을까?라는 의심과 나의 그 모습을 상상하고 싶지 않았는데 선생님께서 딱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리고 집에 재활용 고정형 실내 자전거로 근육 쓰는 연습도 하라고 하셨어요.


실내 자전거는 주문하려고 찾아 놨고 집에 오는 길에 의료기 상사에 큰마음먹고 들어갔어요.

발이 네 개 달린 지팡이 있냐고 여쭤보았고 어르신이 쓸 거냐고 물으셨는데 아니요 제가 쓸 거예요. 하는데 씁쓸하더라고요.

사장님께서 친절하게 사용법을 알려주면서 여기서 연습해 보라고 하셔서 조금 써보는데 괜히 너무너무 실은 거 있잖아요...

그래서 차마 구매는 못했어요. 솔직히 너무 슬프고 섬유근육통 진짜 형태가 있다면 혼내주고 싶고 별의별 생각이 다 들더라고요.


결국 저는 벌써 몇 주째 오른쪽 다리를 절면서 끌고 다니고 있어요. 허리도 펴지 못한 채요.

허리 펴고 일자로 서있는 자세가 안되는 것도 벌써 1년이 넘었는데 지금 오른쪽 다리와 허리의 상태가 원인도 모른 채 또 장기화가 될까 봐 너무 무서워요.


정말 이 겨울이 지나가면 몸이 조금이라도 나아질까요...?

시간이 약이다. 하지만 그 시간의 기약이 없다는 말이 조금은 절망적이게 느껴졌거든요.

저는 하고 싶은 것도 배우고 싶은 것도 많은 사람인데 너무나 많은 제약을 받으며 살고 있어요.

모든 게 몸 상태에 박혁 있는 이 현실이 어둡기도 해요.


하지만 이 시간 속에서도 행복한 시간들도 있으니까 그런 날들을 생각하며 버티고 견뎌내며 올 한 해를 보내온 것 같아요.

리프레시가 너무나 절실했던 몇 달 전의 저는 당일치기로 제주도도 다녀왔거든요.

너무나 행복했어요. 하지만 통증이 심해서 아 앞으로 정신적으로는 힘들면 안 되겠구나 다짐하게 되었다는 웃픈 현실도 있었어요.


다채로운 2025년을 보낸 저는 2026년에는 조금 더 행복하고 조금 덜 아프고 무탈한 날들일 많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31일을 마무리하려고 해요.


독자분들도 2025년 고생 많으셨고 2026년에는 더 건강하고 더 행복하고 무탈한 하루하루 보내시길 진심으로 바랄게요!

우리 모두 즐겁게 살아갑시다.


* 제가 그동안 통증 환우로 살면서 겪었던 일들과 감정들을 기록한 제 첫 에세이 『일시 정지 후 재생』이 세상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많은 분들께 위로와 공감,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는 책이 될 수 있도록 진심을 꾹꾹 눌러 담아 쓴 이야기입니다.

지치고 힘들 때 위로가 되어 줄 수 있는 친구 같은 책이 되길 바라며 세상에 내놓게 되었습니다.


혹시나 내용이 궁금하거나 구매 원하시는 분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https://m.site.naver.com/1J9i5






keyword
작가의 이전글브런치에서 시작된 새로운 재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