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틴이 깨져버린 날, 나에게 건네는 말
나의 몸은 아직 새해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은 것 같아요.
작년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아니 어쩌면 그보다 더 저를 괴롭히며 새해를 시작하고 있네요.
섬유근육통 증상 때문인지, 아니면 새로운 통증 양상인지조차 알 수 없는 증상들이 심하게 왔어요.
결국 또다시 입원 생활을 하게 되었어요.
허리와 목–흉추 신경성형술을 받았어요.
일주일 사이에 두 번이나 수술실에 들어갔다 나왔네요.
척추에 있는 디스크들을 전반적으로 건드린 상태라, 이제는 회복하고 나아지기를 기다리는 중이에요.
한 번에 크게 좋아지지는 않았지만,
혼자 일어나는 일이 아주 조금 덜 힘들어졌어요.
시술 효과가 온전히 나타나기를, 그저 기다리고 있어요.
문제는 다리예요.
여전히 불편하고, 조금씩 끌고 다니는 느낌이 사라지질 않아요.
이게 대체 언제쯤 나아질지, 아직은 감조차 잡히지 않네요.
시술 후 기력 회복도 너무 더뎌요.
평소 잘 맞지도 않는 영양제를 세 번이나 맞았는데도,
매번 오후가 되기 전까지는 맥을 못 추고 기절해 있는 시간이 반복되고 있어요.
정신을 차리면 어느덧 저녁이고, 금세 밤이 되고,
새벽이 되면 또다시 통증에 시달리는 하루.
이 악순환이 매일같이 이어지고 있어요.
하루에 진통제를 서너 팩씩 맞으면서 통증을 견디고,
그 와중에도 해야 할 일들은 계속해야 해서 강의를 하루에 세 개씩 듣고 과제를 하며 잠깐 정신이 맑아지는 몇 시간을 최대한 끌어다 쓰고 있어요.
사실 저에게 '무언가를 한다'는 건 무기력에 빠지지 않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에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더 깊이 가라앉아버릴 것 같아요.
배우거나 실행하면서 아직 살아 있다는 느낌을 잠깐이라도 받거든요.
저의 에세이 『일시 정지 후 재생』 속에도 나와 있지만,
통증이 아무리 저를 괴롭혀도 저만의 무기는 꼭 쥐고 있으려고 합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도 각자의 삶에서 그런 '하나쯤은 꼭 붙잡고 있는 것'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물론, 나만의 무기고 뭐고 당장 일어날 힘조차 없는 날도 당연히 있어요.
그런 날이면 저는 유난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요.
아침에 샤워를 못 했다는 이유로 스스로를 더럽게 느끼며 괴로워하고, 하루의 시작 루틴이 무너졌다는 생각에 그날 전체를 망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해요.
요즘은 그런 날들을 어떻게 하면 덜 스트레스받고 지나갈 수 있을지 많이 생각하고, 조금씩 연습하고 있어요.
그런 날도 있을 수 있는 거고, 루틴이 조금 깨졌다고 해서 그날을 망친 건 아니라고.
잠시 쉬어가라는 몸의 신호일 수도 있으니 괜히 나 자신을 몰아붙이지 말자고 스스로를 다독이고 있습니다.
이렇게 나를 계속 다독이다 보면,
언젠가는 이 시간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날도 오겠죠?
끝이 보이지 않는 섬유근육통이라는 터널 안에 있지만,
언젠가는 밝은 구간이 나타날 거라고 믿으며 오늘도 하루를 살아가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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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통증 환우로 살아오며 겪었던 일들과 감정들을 기록한 첫 번째 에세이 『일시 정지 후 재생』이 세상에 나왔습니다.
위로와 공감, 그리고 아주 작은 희망이라도 전해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진심을 꾹꾹 눌러 담아 쓴 이야기입니다.
지치고 힘들 때 조용히 옆에 있어 줄 수 있는 친구 같은 책이 되기를 바라며 이 글과 함께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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