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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은수 Feb 21. 2024

책임감

라스베이거스에서 방문했던 몹 박물관 한편에는, 체포되었던 마피아의 실제 진술을 들을 수 있는 오디오방이 있었다. 그곳에서 한 남성은 "자기가 말을 해도 믿어주질 않을 거면서 왜 계속 반복해서 묻냐"라고 화를 내고 있었다. 최근 강남에서 음주 운전으로 만취 사망 사고를 낸 20대가 현장에서 체포되었다는 기사를 접하게 되었다. 점점 자신의 행위가 불러일으킬 수 있는 일에 책임감이 결핍되어 가는 사회가 싫다. 특히 '이미 벌어진 일인데 어떡해'라는 마인드를 가장 멀리하고 싶다.


생각은 말을, 말은 행동을. 행동은 습관을, 습관은 인격을 만든다는 말에 공감한다. 결국 나 자신의 내면부터 통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면을 바르게 다듬어야 비로소 올곧은 인격이 도출된다. 같은 맥락에서, 맡은 일에 대한 마음가짐이 어떻냐에 따라 결괏값이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 입 베어 먹은 떡을 그대로 두면 금방 상해 버리는 것처럼 말이다. 바로 이러한 점이 내가 생각하는 '책임감‘이다.



며칠 전에 수업에서 실제로 미국-브라질 국경을 넘은 분의 강연을 들을 기회가 있었다. 그 경험을 직접 전해 들을, 정말 흔치 않은 기회임을 알고 있었기에 기대가 되었다. 그런데 수업 내내 졸아버렸다. 너무 부끄럽고 나 자신에게 화가 났다. 하루를 통째로 망친 기분이었다.


돌이켜보니 미국에서 지내는 일분일초 모든 순간에 나는 책임감을 느끼고 있었다. 하루하루에 책임감과 압박감을 느끼고 있었다. 오늘 뭐라도 했어야 했는데. 오늘 영어를 너무 안 썼는데. 오늘 외국 사람들이랑 대화를 너무 안 했는데. 아무것도 하지 못 한 날에는 쉽게 무력감을 느낀다. 한국에 돌아가고 싶다가도, 하염없이 흘러가는 시간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공존한다.

그래도 언젠가는, 지금 이 순간이, 지금 이 무력감 마저 분명 그리워질 거다. 뭐라도 해야겠음을 느끼는 순간이다. 쉴 땐 쉬더라도, 더더 활기차게 움직여야겠다. :>



나의 사고가 나의 표정으로, 또 내 행동으로 드러난다 :이 간단하고 당연한 것을 요즘 더욱 느끼고 있다. 그리고 그것이 곧 '내'가 된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과 그렇지 못한 것을 명확히 구분하고, 나에게 주어진 상황과 미션에 대해 더 큰 애정과, 그리고 무엇보다 '책임감'을 갖는 것이 2024년 나의 가장 큰 목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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