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아픕니다. 유감스럽게도 글은 적지 못했습니다. 지금도 약 먹고 자려는 날 이해해주세요. 육체가 힘들어 마음도 상당히 힘든 오늘입니다.
일기로 대신 갈음하겠습니다 좋은 밤 보내세요
02.11.21
나의 잘못된 선택에 대해
성인이 되고 싫으면서 또 좋은 것 중 하나는 책임감이다. 어떤 일을 하든 그 과정이나 결과 그리고 거기에서 파생되는 것들에 대한 책임이 나에게 귀속된다는 것은 꽤 귀찮은 면을 갖기도 하지만 그만한 자유를 준다. 누군가 나를 대신 책임지는 부분은 나는 하나의 부속품으로 그 사람의 울타리 안에서 움직여야 하는 것인 반면 스스로 책임지는 것은 나의 울타리 혹은 울타리 없는 곳에서 마음껏 뛰노는 것이다.
잘못된 선택을 하는 경우가 있다. 그 결과나 과정이 마음에 안 드는 때도 많다. 다만 이에 대해 대처하는 것도 내 몫이고 결정이기 때문에 나는 실수나 잘못에 관대한 마음이다. 물론 겁쟁이 기질이 있기 때문에 쉽게 잘못된 길로 혹은 확률이 있는 판에 끼지는 못하지만, 이기지 못할 판도 재밌다면, 재미가 보장된다면 낄 의향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후회, 한 시절에는 후회라는 것은 선택에 따라 발생하는 기회비용의 덤인 격으로 언제나 따라다녔다. 그런 후회들을 쌓다 보니 모이라는 것은 모이지 않고 이상한 티끌들이 태산이 되었다. 관점의 차이, 같은 것을 봐도 다른 태도를 갖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동시에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나는 그 과정은 잊었다. 다만 그 시절이 지나고 지금 나는 거의 모든 일에 후회는 안 하는 편이다. 물론 다르게 선택하면 어땠을까 와 같은 후회 성 미련은 있기 마련이지만 그런 미련도 나타나면 그대로 하늘로 날아가게 둔다. 결국 지금의 나는 스스로 만족하든 못하든 가장 좋은 삶을 살고 있다고, 그런 자기 합리 화적인 태도를 취하기로 했다. 날 이렇게 만든 과거는 인정하고 그다음 선택을 생각하기로 했다.
나는 살면서 잘못된 선택을 많이 했다. 실수인 부분도 있겠고 일부러 고른 것도 있겠지만 다 괜찮다. 다 괜찮다. 세상은 모든 게 괜찮은 법이거나 내가 괜찮으면 아무렴 상관없는 법이거나 시간이 지나면 모든 게 괜찮은 법이다. 책임은 달게 지면 된다. 그다음을 잘하면 된다. 어디까지나 선은 있지만 그 선은 스스로가 정하는 법이다. 난 나 선을 긋지 않기에 언제나 잘 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