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서 얻은 평화
어둠이 내려앉은 여름 바닷가 펜션.
아이들의 왁자지껄하는 소리가 잠잠해진다. 낯선 곳에서 청하는 잠은 늘 쉽지 않다.
에어컨을 끄고 열어둔 창문 너머로 잔잔한 파도 소리가 들려온다.
'바닷가에 살면 매일 이 소리를 들으며 잘 수 있겠구나'싶었다. 파도가 들려주는 자장노래에 팔 베고 스르르 잠드는 동요 속 어린아이가 절로 떠올려진다.
이때부터 바다를 좋아하는 이유가 바뀌었다. 탁 트인 시원한 광경보다는 일정한 빠르기로 귓가에 오고 가는 잔잔한 파도소리를 더 좋아하게 되었다.
마음이 힘들 때 했던 또 다른 여행.
이른 아침 홀로 숙소에서 나와 산책하며 마주한 바다풍경과 파도소리는 평생 잊을 수 없는 선물이었다. 에어팟 따위는 파도소리로 가득한 그곳에서 끼어들 수 없었다. 태양을 토해내려 붉게 물든 바다는 회항하는 어선을 품에 안고서 여전히 익숙한 노래를 한다. 잔잔한 노랫소리에 위로받으며 마음 한 구석에 따스히 스며드는 온기를 느낀다.
#한달매일쓰기의기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