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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나 작가 Aug 29. 2023

3시 30분 기상. 살기 위해서.

잠이 먼저야!!!


눈을 뜨니 새벽 3시 10분이다. 30분에 알람 맞춰놨는데, 20분 먼저 일어났다. 어젯밤 10시 좀 넘어 잠들었으니, 5시간 정도 잤나 보다. 개운했다. 더 자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사실 전날, 2시간 반 밖에 못 잤다. 늦은 밤부터 시작한 일이 화근이었다. 내 회원들의 영어소리 코칭하고, 초고 한편 다 쓰고 자려니 시계는 새벽 2시 3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얼른 누웠다. 원래 내가 정한 최소 수면시간은 4시간 반인데, 아침에 주어진 일을 하려면 늦어도 6시쯤에는 일어나야만 했다. 

'3시간 반 밖에 못 자겠구나'

하지만 나는 예상보다 30분 늦게 잠들었고, 아침에도 알람보다 30분 일찍 깨버렸다. 결론은 2시간 30분 자고 일어난 거다. 몸이 긴장한 탓인지, 아침에는 졸음이 마구 몰려오진 않았지만 아이들 등교 준비, 내 출근 준비 하는 내내, 행동이 산만하고 허둥지둥 이었다.


나는 화장품 회사를 운영하는 본업 외에도 '소리튠 영어 코치'라는 제2의 직업을 가지고 있다. 아이들이 잠자는 늦은 밤과 이른 아침 시간을 이용해서 영어소리 코칭을 하고 있다. 그 외에 책도 읽고 글도 쓴다. 블로그와 브런치 글 외에 책 출간을 위해 초고도 쓰고 있다. 모든 게 다 집중을 요하는 일이다. 집중하다 보면 어느새 새벽 한 시를 훌쩍 넘기기 일쑤였다. 하던 일을 적당히 끝내고 아침에 일어나서 해도 되는데, 한번 시작한 건 끝을 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도 한 몫했다. 그러다 보니 점점 잠드는 시간이 늦어졌다.


지금 당장 몸에 무리는 못 느꼈으나(사실 올해부터 갑상선 저하증 약 먹고 있다. 피로의 원인 같다), 나 이러다 죽겠다 싶었다. 이미 대사증후군에 이상이 생겼고 건강한 몸은 아니기에 조심해야만 했다. 왜 하필 이 날따라 인터넷에서 '수면이 부족하면 생명이 단축된다'라는 말들이 눈에 자꾸 띄는지. 겁이 났다. 내가 재밌게 살고자 여러 일을 하고 있는데, 요즘 들어 자꾸 일상 리듬이 무너지는 느낌이다. 컨트롤이 시급했다. 결국에는 2시간 30분 밖에 안 잔 나를 보며 내가 놀랐다. 어쩌다 이렇게까지 되었을까. 결단이 필요했다.



출근 후 사무실에서 일하면서 나도 모르게 꾸벅꾸벅 졸았다. 퇴근하는 버스 안에서도 15분 정도 잤다. 역시 차 두고 버스 이용하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오늘은 기필코 일찍 자리라 다짐했다. 일을 한 번 시작하면 자꾸 끝을 내려고 하니, 차라리 먼저 충분한 수면을 취한 후에 일을 하는 게 나을 것 같았다. 

아이들 재우고 10시쯤 침대에 누웠다. '언제 일어나지?' 계산해 본다. 3시 30분이면 지금으로부터 5시간 이상 잘 수 있다. 충분하다. 어제에 비하면 2배의 수면 시간이다. 겨우 잠들었지만 밤 11시 반에 깼다. 지금 너 잘 시간아니라고 몸이 말하는 것 같았다. 다시 눈을 감고 억지로 잠을 청했고, 3시 10분까지 푹 잤다.




3시 반부터 7시까지는 온전히 나만의 시간이었다. 밖을 보니 어둡고 고요했다. 찌릿찌릿 귀뚜라미 소리만 들려왔고 차분했고 편안했다. 내가 요즘 틈틈이 보고 있는 책을 펴 들었다. 어려운 내용임에도 아침에 읽으니 훨씬 집중이 잘 되었다. 회원 소리 코칭도 하고, 글도 적었다. 내 수면시간 5시간을 확보하고도 나는 계획한 일을 80% 정도 했다. 훨씬 효율적이었다.


내가 부지런하고 아침잠이 없어서 3시 반에 일어난 게 아니다. 나는 살기 위해 그랬다. 내 삶은 내가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한쪽으로 치우치는 순간 균형을 잃게 된다. 그럼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다. 나는 어제 노력해서 몇 시간이나 일찍 잠들었다. 그리고 충분히 자고 일어났다. 내 인생의 작은 조각들을 내가 통제하고 감독해 나간다. 그래야 건강하고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있다.  오늘도 일찍 잠들도록 노력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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