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운전하는 방법
공항 가는 길.
5시에 나오니 어두컴컴했다. 명절연휴라 차가 막힐까 봐 일찌감치 나왔다. 고속도로를 달리는데 다행히 차가 많지는 않았다. 조수석에 앉아 핸드폰을 끄적거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차가 너무 빨리 달리는 느낌이 들었다.
"자기야, 왜 이렇게 속도를 내는 거야?"
"뒷 차가 빨리 가겠다고 하잖아."
1차선을 달리고 있었는데 뒷 차가 상향등을 켰다고 했다. 남편은 뒷 차에게 비켜주기 위해 2차선으로 차선을 바꾸려고 했다. 2차선에도 차가 있어서 순간적으로 속도를 올린 거다.
" 자기야, 너무 급하게 움직이니까 불안하잖아. 여기 표지판 봐. 제한속도가 100km야. 이렇게 우리가 불안하면서 까지 과속해서 비켜줄 필요는 없잖아. 나 같으면 뒤에서 그러든지 말든지 내 속도로 가."
"뒷 차가 상향등 켜면 내가 시야 확보가 안 돼서 위험해."
남편이 말했다.
1차선은 추월 차선이라 비켜주는 게 맞지만, 우리 차도 충분히 빠르게 달리고 있었다. 가뜩이나 어두운 시간에 바짝 따라붙어서 앞 차를 위협하는 행동이 마음에 안 들었다. 나는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다면 그대로 속도를 유지하거나, 살짝 브레이크를 밟은 적도 있었다. 그럼 뒷 차가 알아서 피해서 추월해 갔다. 나는 내 페이스대로 안전하게 가기를 원했다. 남편은 불편한 상황을 해결하여 안전하게 운전하기를 원했다. 우리 부부의 운전 방법은 다르지만 이유는 같았다. 어떤 게 더 좋은 방법인지는 상황에 따라 다를 거다. 안전에 대한 문제라서 더 예민해지게 되는 부분이다.
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큰 사고가 날 수 있다. 조금 일찍 가려다 남은 인생 한 번에 끝낼 수도 있다. 명절 연휴 며칠간 고속도로 위에는 차들로 빼곡할 거다. 귀경길, 귀성길에 조금 더 여유 있는 마음으로 모두들 안전 운전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