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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나 작가 Nov 05. 2023

내 마음의 선은 여기까지입니다.

평생 노력해야 하는 인간관계


"내 마음의 선은 여기까지인데, 당신은 어디까지인가요?"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마음의 선이 존재한다. 평생 눈에 보이지 않는 선이다. 그래서 나이 마흔이 넘어도 어려운 게 인간관계다.


나는 가족에게는 그어 놓은 선이 없다. 최소한의 예의만 갖추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 외에는 선이 존재한다.

오히려 가깝지 않아 서로 그어 놓은 선에 다가갈 일이 없는 관계가 속 편하다. 신경 쓸 일이 없으니까.

서로 부딪히는 상황이 많을 때나 가까워질 때 마음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어떤 사람과는 매일 봐도 마음의 경계선은 저 멀리 있다. 굳이 가까워질 이유가 없거나 그럴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학창 시절 친구는 1년에 몇 번 못 봐도 마음의 선은 그보다 훨씬 가깝다.

마음의 선을 정하는 기준은 뭘까.

사람마다 다를 거다. 나는 기준이 비교적 엄격한 편이었다. 겉으로도 티가 많이 나서 직장생활 초창기에는,

"미선 씨는 벽이 있는 것 같아 더 다가가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어요."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나이 먹으며, 높은 벽은 조금 낮추고 단단함을 유연하게 바꾸려 노력했다.

마음을 열고 여유를 주면, 상대방은 편하게 내게 다가왔다. 좋은 게 좋은 거였다.


가끔, 내가 불편한 마음이 들 때가 있다. 두 가지다.

한 가지는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지 않을 때다. 소통하다 보면 굉장히 미세한 부분에서 느끼는 부분이다. 나는 사소한 말 한 마디나, 행동에서 감동을 받는다. 마찬가지로 사소한 부분에서 상처받거나 실망한다. 상대방이 그걸 모를 때 마음의 선은 더 견고해지게 된다. 

어떤 사람은 사소한 부분도 세세하게 말해준다. '왜 그러지?' 생각해 보면, 혹여 내가 어떤 오해를 할까 봐 그걸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말로 설명하는 거였다. 사실 나 역시 상대방에게 말이나 행동으로 실수한 일이 많을 거다. 요즘엔 나도 소통 잘하는 사람들을 보며 배우고 있다. 어떨 땐 말이 많아진다. 설명해야 하니까. 상황을 설명하고 내 마음을 제대로 전달해야 서로 오해가 안 생긴다.  


두 번째는, 내가 정해 놓은 선을 넘을 때이다. 사람마다 정하는 선이 달라서 문제다. 

서로가 정해 놓은 선이 있다고 미리 생각하고, 그 경계선 가까이 다가가지 않으면 된다. 하지만 마음의 선이 눈에 안 보이고, 서로 생각하는 기준점이 달라서 참 힘들다. 그어 놓은 선 안정권에서도 얼마든지 서로 도움 주고 즐기는 관계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둘 중 한 사람이 자꾸 선을 넘으면 상대방은 멈칫하며 뒷걸음질 치게 된다. 관계의 틀어짐이 시작된다.


나와 상대방이 정하는 선이 같을 때 가장 안정적이다. 서로에 대한 예의를 갖출 때 실망할 일이 없다. 늘 노력해야 한다. 의도치 않게 내가 찌른 가시가 있는지도 돌아봐야 한다. 참 힘들다. 감정 소모가 크다. 

관계를 확장시킬 것인가, 최소한의 관계로 편히 살 것인가.

현 사회는 그 어느 때보다 소통할 일이 많다. 모든 것은 인간관계로부터 시작된다. 언제까지 외면할 수는 없다. 결국 소통을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나, 너, 우리 모두.


주위에 보면 사소한 말과 행동에서도 늘 기본을 지키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은 최소한의 선을 절대 넘어오지 않는다. 사실 선 자체를 없애도 될 사람이기도 하다. 사람과의 소통은 잘하는 사람에게서 배우면 된다. 오늘도 내일도 끊임없이 배우고 생각해 본다. 감정 소모가 크고 힘들어도 그만한 가치가 있다. 더 나은 나 자신을 만들고, 내 주위에 좋은 사람으로 채우며 즐겁고 멋진 인생을 만들기 위해 매일 노력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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