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분다. 그러니 살아야겠다!
'장자'하면 떠오르는 "대붕(大鵬)" 이야기.
큰 물고기 '곤'이 큰 새인 '붕'이 되었지만 날 수가 없었다. 날기 위해서는 '바다가 움직일'정도의 거대한 바람이 필요했다. 마침 거대한 바람이 불어왔고 붕은 "대붕"이 되었다.
그런데 큰 물고기는 왜 새가 되려고 했을까? 자기가 있는 곳이 너무 협소했기 때문이다. 자신의 몸이 물속에 반 밖에 안 잠기고 답답해서 저 멀리 산 넘어 넓은 바다로 가고 싶었다. 그러려면 방법은 새가 되어 날아야만 했다.
이에 반해 메추라기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위로 날아오르지만 얼마 오르지 않고 곧 다시 내려오며, 대부분 수풀 사이에서 자유롭게 날개를 퍼덕거린다" 메추라기는 자신이 자유롭다고 당당히 선포한다.
대붕이 자유로운 것일까, 메추라기가 자유로운 것일까. 내가 크다는 것은 내가 살고 있는 세계가 협소하다는 의미이다. 협소한 세계를 돌파할 것인가, 아니면 나를 작게 만들어 협소한 세계에 적응할 것인가.
바람을 따를 것인가, 아니면 바람을 피할 것인가? 자신을 불행하게 만드는 협소한 세계를 돌파할 것인가, 아니면 자신을 협소한 세계보다 더 작게 만들 것인가?
내 세계의 협소함을 폭로하고, 내 세계를 크게 만들어 줄 수 있는 "바람".
거대한 바람을 타고 날기까지 대붕은 수없이 실패하고 좌절하는 과정을 겪었을 것이다. 결국은 바람을 느꼈고 바람을 타고 더 높이 멀리 날아갔다. 붕이 대붕이 되었다. 이제 그 무엇도 대붕의 비행을 막을 수 없다.
내 인생에서 '바람'의 역할은 무엇인가?
나는 바람을 느끼고 바람을 탔을까?
3년 전, 갑자기 공황장애가 찾아왔다.
자다가 놀라 깨면서 공포감이 엄습해 오고 숨이 막힐 것 같았다. 방을 뛰쳐나갔다. 답답해서 거실 창문으로 밖을 바라보면 조금 나아졌지만, 어떨 때는 그마저도 진정이 안 되어 현관물 열고 뛰쳐나가고 싶을 정도였다.
당시 내 삶은 지루하리만큼 단조로웠다. 내 일상은 출퇴근과 육아가 전부였다. 변화도 없고, 크게 스트레스받을 일도 없었다. 그래서 더욱 의아했다.
'지금? 갑자기 왜? 왜 공황장애가 온 건데? 나 잘 살고 있는데?'
뭔가 문제가 있어야 해결을 할 텐데, 아무리 찾아봐도 문제 될 만한 건 없었다.
며칠간 잠을 못 잤고, 밤이 오는 게 무서웠다. 이렇게는 더 이상 못살겠다는 생각을 하며, 왜 사람들이 자살하는지 이해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자, 내 삶이 이미 저 밑바닥으로 떨어진 느낌이 들었다.
그러면서도 신경정신과를 찾아갈 자신은 없었다.
단조로운 내 삶이 분명 문제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대로 우울하게 살 수는 없었다. 반복된 일상을 하나씩 바꿔보기로 했다.
첫 번째, 몇 년간 못했던 운동을 시작했다. 집에서 땀을 내어 홈트레이닝을 했다.
두 번째, 평소 새벽 한시쯤, 넷플릭스 보다가 느지막이 잠들던 나는 11시부터 침대에 누웠다.
세 번째, 기상시간을 7시에서 6시 이전으로 당겼다.
결론은 모두 실패했다. 수면 장애는 계속되었다.
<<아티스트 웨이>> 책으로 모닝 글쓰기 챌린지가 한창 인기였다.
새벽 기상과 글쓰기, 두 가지 모두 내가 넘어야 할 큰 산이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것도 힘들었고 글쓰기도 졸업 후 해본 적이 없었다.
내 인생이 이 밑바닥까지 왔는데 못할게 뭐 있냐며 시작했다. 힘들게 시작한 만큼 무조건 성공하리라는 의지와 함께, 12주간의 챌린지를 끝마쳤다.
글 쓰는 와중에 "공황장애는 약을 먹어야 해"라는 혼자만의 답을 찾고 병원을 찾았다. 그리고 약을 먹고 두 달 만에 나았다.
공황장애 고치겠다고 시작한 모닝 글쓰기를 시작으로 나는 큰 물고기 '곤'이에서 큰 새 '붕'이 되어갔다. 나 자신을 우울한 삶으로 밀어 넣고 싶지는 않았다. 변화하기로 했다.
큰 새 '붕'이가 '대붕'이 되려면 거대한 바람이 필요하다. 또한 그 바람을 탈 수 있는 날 수 있는 능력이 갖춰져야 한다.
내게 있어서 '바람'은 "새벽 시간"과 "글쓰기"이다. 나를 발전시키는 일을 대부분 새벽 시간에 하고 있으며, 글쓰기를 통해서 더 나은 나를 만들어나가며 미래를 꿈꾼다. 거대한 바람이 왔을 때, 힘차게 날아오를 수 있게 오늘도 글을 쓰며 나를 갈고닦아 본다.
바람을 타고 대붕이 되어야겠다.
**그림 출처 : pixa 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