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모닝> 처음엔 참신했다. 아침 식사로 빵이 나왔다. 그것도 식판에…. 빵집에서 산 빵이 아니라 집에서 아내가 만든 빵이다. 당근케이크라고 했다. 딱 봐도 주황빛이 나는게 당근으로 만들었다면 아 그렇구나! 할만했다. 맛을 보니 수정과에서 나는 맛이 났다. 시나몬이 들어갔다고 했다. 시나몬? 아…. 계피. 당근 맛이 전혀 나지 않았다. 신기했다. 게다가 호두가 들어간 듯 씹는 맛이 쏠쏠했다. 달지 않은 당근케이크와 아메리카노를 마시고 출근했다. 엄마가 해주는 김치찌개가 아니라 아내가 주는 빵과 커피로 아침을 시작하다니…. 이맛에 결혼하는 것인가? 나의 아내는 밥을 먹지 않는다. 빵을 좋아한다. 그래서 데이트할 때도 카페를 주로 다녔고 식사할 때면 뷔페를 가서 각자 좋아하는 음식을 먹었다. 큰 문제가 될 줄 몰랐다. 당근케이크를 대량생산 했기에 일주일간은 매일 같은 메뉴의 식판이었다. 주말 동안 아내는 또 부엌에서 뚱땅뚱땅 빵을 만들었다. 이번엔 또 무슨 빵을 만들려나…. 내심 기대했다. 녹차 마들렌이라고 했다. 마들렌? 들어는 봤다. 조개모양의 빵. 그런데 맛을 보여주러 오는 표정이 굉장히 울상이었다. 왜지? 나는 시식의 시험대에 올라 맛을 봤다. 빵이 아니라 빵죽? 죽빵? 이라고 해야 하나 질척거렸다. 반죽이 질어서 떡이 나왔다고 했다. 아내는 하루 종일 우울해했다. 이렇게 주말에 만든 빵의 상태와 성공 여부에 따라 그날 아내 기분이 결정되고 나의 일주일 식단이 펼쳐졌다. 당연히 밥을 같이 먹어도 각상이다. 저녁밥 같은 경우 내가 퇴근하기 전에 미리 먹든가 아니면 나는 한식, 아내는 빵식이었다. 처음에는 아무 생각 없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같은 밥의 식사를 하고 싶었다. 참고로 아내는 빵만 만들지는 않는다. 밥과 반찬, 국도 끓인다. 싱겁고 달게... 그렇게 아메리칸식 아침식사로 시작을 하고 주말은 브런치다 뭐다 해서 빵을 먹는 날이 점점 많아졌다. 식재료도 베이킹 위주의 구매를 하고 냉동실에도 다 못 먹은 빵들이 테트리스처럼 아슬아슬하게 비축되어 가고 있었다. 맛을 보라고 하면 이제는 의무감에 맛있다! 라고 한다. 솔직하게 말해도 된다고, 맛없으면 맛없다고 부족한 부분을 얘기하라 해서 했다. 냉정하게 한번 말해줬다. “파**에서 파는 맛이 아닌데?” 이말을 한 순간 째릿한 눈빛과 함께 내가 제빵사도 아닌데 그 맛을 어떻게 내냐, 자신이 만든 건 몸에 좋은 유기농 재료를 이용했기 때문에 각종 첨가물이 들어간 그런 빵과는 다르다는 둥 속사포처럼 반격에 나선 것이다. 그러고는 또 우울해 했다. 평가는 애초에 해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무조건 엄지척 해줬다간 늙어 죽을 때까지 아침은 빵일 텐데…. 내가 혹시라도 편의점에서 빵을 (몰래)사서 먹으면 집에 빵이 많은데 왜 사 먹냐고 핀잔을 줬다. 지금도 아내의 빵생빵사는 진행 중이다. 오늘 아침은 영국식 스콘으로 시작했다. 옆에서 같이 먹던 딸아이가 “엄마 뻑뻑해서 넘어가질 않아.” 간 큰 말을 한다. “너 뭘 모르는구나. 스콘은 원래 뻑뻑해. 그럼 우유랑 말아먹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