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욕심

by 연우맘

<책욕심>


때로는 쓰는 것보다 읽는 게 더 버겁다. 살면서 시간이 정말 아깝다고 느끼지 않는 2가지가 직장일(절대 좋아서가 아니라 돈 벌어 먹고 살아야 하니까), 그리고 독서 딱 2가지다. 내가 그 좋아하는 요가도, 베이킹도 심지어 잠자는 것도 어떨 때는 시간이 너무 아깝다.



사람이라면 책을 읽어야 한다는 강한 압박감을 항시 느낀다. 음식이 육체적인 생명줄을 연장해 준다면 독서는 영적인 성장을 시켜주는 최선의 도구라고 생각한다. 나는 그냥 책이 좋다. 쌓아둔 책을 보기만 해도 좋다. 도서관, 지하철, 카페 같은 곳에서 책 읽는 사람들이 그렇게 대단해 보일 수가 없다. 그래서 집 한 켠에 나름 비싸고 이쁜 테이블과 의자를 사서 북카페로 소박하게 만들었다.



어떻게 해야만 책을 술술 읽을까.


나는 그러지 못하니 딸을 책순이로 키우고 싶었다.


티비도 사지 않고 버텼다. 아이러니한 건 엄마인 내가 책을 읽어준 적이 거의 없다. 그냥 내가 마음에 드는 책을 또는 그 나이대가 읽어야만 하는 책을 주고는 무조건 읽으라고 했다. 그럼 딸아이는 또 읽는다. 옆에서 그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신기하다. 심지어 밥을 먹을 때도 잘 본다. 그 모습이 너무 기특해서 밥을 먹여줬다. 그럼 반찬 투정 안하고 책 보느라 정신없다. 덕분에 아직도 5학년 딸아이 옆에 앉아서 먹여준다. 그리고 그 아인 아직도 혼자 밥을 먹을 줄을 잘 모른다. 맨날 질질 흘린다.



책을 잘 읽어보려 결심하고 빌리지 않고 가끔 사서 본다. 처음엔 아까워서 잘 펴지도 못했다. 천년만년 물려줄 것도 아니니까 마음을 바꿔서 밑줄도 그어보고 옆에 메모도 해보기로 결심했다. 그래도 한 권의 책을 완독하기는 여전히 힘들다. 자기계발서는 잘 읽지 않는다. 오만방자함에 이런 말은 나도 할 수 있다며…. 몇 개월 전쯤에 읽은 <세이노의 법칙>은 그런 내 뒤통수를 친 책이었다. 어투가 직설적이고 정곡을 후벼판다. 게다가 무료로 파일이 돌아다닌다!


또 책하면 민음사 전집을 다 읽어야 한다는 말도 안 되고 실천도 못 할 허무맹랑한 신념이 있다. 그런데 정말 비싸더라. 정말 읽을 각서를 쓰고 산 민음사 책은 레미제라블 5권(딸아이가 나 대신 다 읽었다), 데미안(딸아이가 사춘기라 사줬다), 인간 실격(제목이 그 당시 왠지 내 얘기 같았다) 또 몇 권 더 있지만 생각이 나지 않는다. 그만큼 방치해 뒀다는 얘기.


유튜브를 보면 책 추천 영상이 정말 많다. 나와 같은 독자를 위한(지루한 건 못 참고, 뭔가 깨달음을 얻을 수 있으면서, 남들은 생각하지 못한 소재로 아주 신박한 그리고 무엇보다 술술 읽히는) 책을 기억나는 것 몇 권 적어보고 이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바르톨로메는 개가 아니다. 파친코1.2, 레베카, 허삼관 매혈기, 천 개의 파랑,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7년의 밤, 건지 감자껍질 파이 북클럽, 리버보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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