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하는 왜 노래의 제목을 사건의 지평선이라고 지었을까

by 연우맘

# 의식의 흐름기법으로 썼음에 주의해 주세요!


<사건의 지평선> 내가 이 단어를 처음 들은 건 아마도 이번 연도에 알고리즘에 의해서 윤하의 사건의 지평선이라는 제목의 노래를 우연히 들었을 때이다. 멜로디가 신나기도 하고 귀에 쏙쏙 꽂혔다.

그런데 제목이 딱 뭔가 심오해 보였다. 노래 가사는 무슨 내용일까 들여다 보고 싶었는데 그럴 시간이 없었다. 우선 노래가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는 빛처럼(적어도 나에겐) 무척 빨랐다. 그냥 명확하게 들리는 후렴부분만 따라했다. 사건의 지평선 너머로~~

사건의 지평선이란 단어가 무슨 뜻인지도 모른 채 그렇게 몇 개월을 흥얼댔다. 그러다가 직장 선생님이 빌려준 <알아두면 쓸모 있는 과학 상식 사전>중 19번째 차례- 우주 공간의 구멍- 블랙홀 부분에서 이 단어가 떡하니 있는 것이었다. 블랙홀은 죽은 별이다. 블랙홀의 생성원리는 질량이 큰 별이 수명을 다하고 자체 중력의 무게로 붕괴할 때 밀도가 점점 더 높아진다. 별의 중심을 향해 더 많이 떨어질수록 점점 밀도가 높아지고 밀도가 높아지면 물질에 작용하는 끌어당기는 힘-중력이 더 증가한다. 강한 중력에 의해서 빛조차도 빠져나가지 못하는 것이다. 그 빨려 들어가는 바로 그 지점이 사건의 지평선인 것이다. 그 안에서는 바깥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 없고 한번 그 지평선을 지나면 서로 각자 안녕인 것이다. 여기까지 이해하는 데도 꽤 힘들었다. 실제로 검색결과 윤하의 사건의 지평선과 블랙홀을 접목한 글들이 꽤 많았다.

나는 사건의 지평선에 서 있을까. 아니면 다행히 빨려 들어가지 않고 반대편으로 도망쳐 나왔을까. 후자이니까 이렇게 과거는 기억 속에서 점점 희미해져 가고(아니 완벽히 잊고 싶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살아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밀도가 높아진 만큼 중력이 커지고 그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들. 그리고 사건의 지평선에서는 그것들이 보이지 않는다. 내 인생에서 슬픔의 밀도가 높아져 마음 깊은 곳에서 그 사건들을 집어삼켜 먹어 버려서 자각에 없는 것이었으면 하는 것들이 있다. 빨려 들어간 응축된 눈물들이 블랙홀의 반대쪽으로 나와 반대 방향의 우주로 멀리멀리 흩어지기를. 그리고 나는 사건의 지평선 멀리에서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그리고 되도록 사건의 지평선 쪽으로는 가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심각하고 밀도 높지 않게 가볍게 살고 싶을 때가 있다. 무슨 일이든 너무 과한 집착과 매달림은 한번 땅으로 내동댕이쳐지면 실망과 허무함이 큰 법이니까.

블랙홀 안으로 빨려 들어간 것이 살아나올 수 있을까.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가 다시 깨어온 사람들은 그 내막을 알까.

사건의 지평선을 경계로 내부와 외부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을 수 없다. 설사 죽었다가 살아난다 해도 기억할 수 없기를 바란다.

다음은 윤하의 사건의 지평선 후렴구이다. 꼭 들어보세요.

~저기 사라진 별의 자리

아스라이 하얀 빛

한동안은 꺼내 볼 수 있을 거야

아낌없이 반짝인 시간은

조금씩 옅어져 가더라도

너와 내 맘에 살아 숨 쉴 테니

여긴 서로의 끝이 아닌

새로운 길모퉁이

익숙함에 진심을 속이지 말자

하나둘 추억이 떠오르면

많이 많이 그리워할 거야

고마웠어요 그래도 이제는

사건의 지평선 너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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