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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우맘 Jun 24. 2024

물티슈- 몇 번까지 빨아서 사용하시나요?

저는 공주님이지만 재활용은 합니다.


오마이뉴스에도 실렸어요~~


https://omn.kr/296ff

정확히 세어보진 않았지만, 족히 10번은 빨아서 재사용한다. 물티슈 한 상자를 선물 받았다. 당근에서 엄마가 싸게 사서 주신 것이다. 제품에는 문제가 없고 포장이 뜯기거나 파손된 제품을 싸게 내놓은 건데 당근에 항상 상주하시는 엄마가 나이스 캐치! 하신 것이다. 물티슈를 사랑하는 딸을 위해서.

사실 물티슈는 너무 편리하고 유용하다. 물티슈를 애용하지만 한번 쓰고 버리지 않는다. 이건 내 양심이다. 몇 번을 빨아 재사용하다가 마지막엔 창틀이나 신발장 모래를 닦는 데 쓰고 운명을 마감한다.

3번째 사용중인 물티슈- 쓸만 하다! 밀대도 주워와서 사용중!

그렇다고 재활용의 고수는 아니다. 그분들이 이 글을 읽으면 비웃을 수도 있다. 물티슈를 재사용하기 위해 물로 빨면서도 재사용하는 게 환경에 좋을까, 아니면 빨기 위해 사용하는 물이 더 낭비일까 고민이 될 때가 많다.

사용한 물티슈 빠는 중

애초에 일회용품을 사지 않는 것이 최선이긴 하지만 이렇게 덜컥 선물이 생긴 경우에는 최대한 여러 번 사용하고 버리려고 한다. 지금은 요거트를 만들어 먹지만 예전 한창 사서 먹었을 버리지 못하고 끌어안고 지내는 용기들을 아직도 나의 선반이나 냉장고 안 반찬통으로 유용하게 써먹고 있다. 나도 예쁜 그릇, 수납통 등을 좋아하는 공주님인데 이번만 쓰고 버리자, 이번이 마지막이야 하면서도 깨끗이 설거지해놓고 나면 또 버리기가 아까워서 뭐라도 담아둔다. 땅콩잼이나 딸기잼 병에서 나온 병뚜껑도 버리지 못해서 간장 종지  또는 수저받침으로 사용 중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나는 이쁘게 공주처럼 차려놓고 먹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왜 이걸 버리지 못하고 이곳저곳에 늘여 벌려 놓고 사는지 가끔 화가 난다. 오늘 아침에 양치질할 때 거의 다 쓴 치약을 반을 동강 내서 칫솔을 집어넣어 후벼 파서 깔끔하게 다 써주었다.

각종 요거트 통과 병뚜껑들.

내가 할 수 있는 환경보호, 절약하는 생활 습관은 계속 이어 나갈 생각이다. 다른 살림꾼보다 더 잘하고 있다고 자부하는 것은 배달 음식을 내집에선 구경한 적이 없다. 아파트 분리수거 하는곳을 보면 포장  그릇의 일회용품이 매일 새로운 산을 쌓는다. 카페 테이크 아웃 커피는 유혹을 잘 참고 지나쳐서 회사나 집에서 카누를 내 머그잔에 타먹으면 그만이다. 겉만 번지르르한 과대 포장의 주범인 과자는 안 사 먹인 지 꽤 되었다. 딸아이가 아토피라서 5년 이상은 안 먹였다. 집에서만….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잘 얻어먹고 다닐 것이다. 지구도 살리고 돈을 아끼는 것도 있지만 다 살로 가는 못된 음식들이다. 집에서 요리할때도 음식물 쓰레기를 거의 내놓지 않고 뱃속에 어떻게든 다 집어넣는다. 환경을 생각하는 것 30%, 아까워서가 30%,

그리고 나는 공주님이 음식쓰레기의 참혹한 광경을 차마 만지고 눈 뜨고 보기가 어렵다.


작년 여름에도 에어컨 거의 열 손가락 안에 꼽을 만큼 켰다. 작년에 안 더웠나? 30분 안쪽의 거리는 걸어 다닌다.

그런데 내가 지옥에 갈 만큼 지구에 심각한 해를 끼치는 행동들에는 물을 엄청 많이 쓴다는 점, 샴푸, 주방 세재 등을 한번 누르지 않고 2~3번 펌핑을 마구 한다. 세탁기도 헹굼을 5번 한다니까 엄마가 미쳤다고 한 소리 하셨다.

사실상 모든 것을 다 실천하기는 어렵다. 다 지키려면 어디 나가지 말고 집에만 있어야 한다. 사기 전에 꼭 필요한 물건인지 한 번 더 생각하고 있는 물건 닳아 없어질 때까지 재사용하며, 쓰레기가 최대한 생기지 않는 살림을 하려고 한다. 6월인데 벌써 찌는 듯한 더위, 왔다 하면 퍼붓는 비…. 무섭다. 한때는 싸가지 없는 생각으로 나 살 때까지만 지구 폭발하지 않으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죽기 전에 지구가 죽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한번 더 강조하지만 나는 공주라서 깨끗하고, 이쁜 거 좋아하고, 더러운 거 못 보는 사람이다.

이런 품위 있는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 지구를 많이 아프지 않게 할 것을 나뿐만 아니라 내 주변 모든 이에게 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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