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이고(아니요), 밖이고.. 하지 않고 그냥 예, 예~
은근히 세련되게 지는 말게임
“너 왜 방바닥이 이렇게 지저분해?”
“아니 그게 아니고 공부하다 보니….”(공부 한 번만 더했다간 집에 발 디딜 틈이 없겠다.)
“줄넘기 안 가져왔어?”
“아니, 그게 아니고 엄마가 안 챙겨줘서요….”(엄마 없었으면 누구 핑계 대려고.)
“당신 왜 이렇게 전화를 안 받아!”
“아니 그게 아니고 잠깐 담배 피우고 있었어”( 그놈에 담배를 콱 그냥!)
“선생님. 아직 이거 아직 안 했어요?”
“아니 그게 아니라 수업이 좀 바빠서요….”(수업은 수업이고 업무는 업무지!)
핑계 없는 무덤 없다고 다들 한마디도 지지 않고, 마지막 말은 내가 끝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나 자신이 그렇다. 그냥 고분고분 예~하면 지는 듯한 억울한 느낌적인 느낌.
‘Yes’가 아닌 ‘No, Why?’는 왜 상대방의 기분을 건들고, 대화가 좋지 않게 흘러가지 않는 것일까.
나를 이기려고 달려드는 듯한 말투 때문인가, 아니면 상대방의 논리가 너무 정확해서 내가 파고들 허점이 없으니까 분해서 더 화가 나는 것인가. 오늘도 가족들과 또는 학생들과 크고 작은 대화 속에서 곰곰이 생각해 본다.
대화를 좋게 시작했지만 상대방보다는 내가 잘했다는 걸 입증하고 싶고, 네가 잘못했다고 한 소리 한 후, 나를 따르게끔 조종하고 싶지만, 그 상대가 남녀노소 지위고하 가리지 않고 말처럼 쉽지 않다.
그냥 안이요(아니요!), 밖이요(내 안의 이유를 탓하지 않고 남 탓하기) 하지 않고, 속은 부글부글 끓어 넘치기 직전- 당장이라도 쏟아내고 싶은 말이 뱃속에 한가득이지만,
그냥 ‘네네’하기.
꿀꺽 삼키고 예~예~~~ 옛다!, Yes! 휙 던지고 돌아서면 차라리 속 편한 때가 가끔 있다.
당장 어떻게 되는 게 아니라면 한걸음, 두 걸음 지는 척 물러났다가 상대방의 체스판을 꼭대기에서 본 후, 정말 기가 막힌 타이밍과 상황에 찍소리도 못하게 잡을 수 있을 때 말(言)을 움직인다. (나부터 허점이 없게 말과 행동을 신중에 또 신중!)
팽팽한 긴장감의 경기가 지금 당장은 상대방도 나도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