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하고 부드러운 "자기"
자기라고 불리면 꽤 좋다.
“자기!”
“네?”
처음 나를 자기라고 불러준 사람은 직장 동료였다. 나와 같은 여자 선생님이었다. 자기라는 말은 사랑하는 이성 간에 서로를 부를 때 사용하는 애칭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상당한 문화충격이었다.
그런데 듣기 좋았다!
나는 자기라고 부른 적도 없고, 불린 적도 없다. 심지어 남편에게도….
처음에는 닭살이 돋고, 움찔했으나 자기라고 불러준 사람에게 이쁨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와 가깝지 않거나 좋아하지도 않는데 자기라고 불렀을 리가 없다. 기분이 좋아서 당장 그 사람에게 다가가 나도 자기~어쩌고, 저쩌고 수다 떨며 같이 팔짱을 끼고 화장실이라도 가야 할 것 같았다. (친한 여자들은 같이 화장실에 가니까.)
자기라는 말은 신비한 매력을 가진 단어이다. 그래서 당장 실험에 들어갔다. 가령 가족들과 심지어 딸과 사이가 틀어졌을 때 모든 자존심을 내려놓고 콧소리 빵빵하게 채워 “자기~”부르면 상대방의 얼어있던 입꼬리가 움찔움찔 살짝이 올라가기 시작한다. 이때 한 번 더 애교를 불어넣어 “자기~~ 잉!” 하면 게임 끝이다.
이름이나 남편~ 딸~ 누구누구 씨~ 하는 것보다 강력한 힘이 있는 호칭 자기!
친한 사람이 아니었는데 순식간에 내 사람, 내 편으로 만들 수 있는 말 자기!
들으면 너무 좋은 말인데 막상 내 입에서는 잘 나오지 않는다. 가족끼리는 쓰겠는데 요가학원에서나 직장에서 또는 친구에게도 자기라고는 못 부르겠다. 그렇게 부를 만큼 친한 사람이 없는 건가? 사회생활을 잘 못 한 건지, 나의 성향이 약간은 얼어있는 사람이라 말도 그렇게 사랑스럽게 못하는 것 같다.
달콤하고, 부드럽고, 몽글몽글한 단어와 문장을 말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 첫마디가 자기로 시작하면 좋을 것 같다. 자기라고 불리어서 싫은 사람이 있으려나?
오늘은 가족 말고 누구에게 처음으로 자기~~라고 불러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