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글은 누군가의 마음에 닿을 수 있을까?

by su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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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좀 다혈질이다. 어떤 일이 생기면 이성적인 사고보다 감정적인 말이 먼저 튀어나오곤 한다. 상처를 주려는 의도가 아니었는데도, 불쑥 내뱉은 말이 누군가의 마음에 흉터가 남을까 두려울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나 역시 놀라 입을 다물어 버린다.

그래서 나는 글을 좋아한다. 글은 말과 달리 쓰고 지우며 다시 생각할 수 있는 여유가 있다. 말하기와 글쓰기는 다른 영역이다. 말을 잘한다고 글을 잘 쓰는 것도 아니고, 말이 서툴다고 글까지 서툰 것도 아니다. 나는 청산유수처럼 말을 잘하지는 못하지만, 생각을 곱씹어 글로 풀어내면 읽는 이가 편안함을 느끼고 작은 위안을 얻기를 바란다.

올해 쉰네 살. 어린 시절 내가 알던 쉰네 살은 이미 할머니가 되었을 나이였다. 그러나 지금의 쉰네 살은 여전히 청춘 같다. 물론 몸은 예전 같지 않고 여기저기 고장이 나기 시작했지만, 앞으로 살아갈 날이 길다는 사실이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운다. 이번에는 하고 싶었던 일, 미뤄두었던 일들을 마음껏 해보고 싶다. 그중 하나가 바로 글쓰기다.

나는 늘 글쓰기를 동경했지만 감히 시작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내가 무슨 글을 쓸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앞섰다. 하지만 쉰네 살이 된 지금, 잠시 멈춰 서서 지난 시간을 돌아보고 반성하며, 또 남은 시간을 새롭게 그려보고 싶다. 그 기록들을 글로 남기는 일은 나의 인생 후반전을 더욱 의미 있게 해줄 것이다.

브런치 작가가 된 지는 오래되지 않았지만, 이제 나는 이곳에서 진솔한 삶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싶다. 늦깎이로 얻은 ‘브런치 작가’라는 이름은 내게 큰 선물이다. 브런치는 내게 포근한 울타리이자 따뜻한 창문이 될 것이라 믿는다.

나는 지금 쓰는 글처럼 에세이는 아니지만, 이미 꽤 오래 전에 내 이름 석 자가 박힌 책을 낸 저자이다. 거의 십칠 년 전 일이긴 하지만 ‘작가’라는 타이틀은 지금 생각해도 여전히 설레는 이름이다. 그 당시 삼십대 후반이었던 나는 어느덧 오십대 중반이 되었다. 흐른 세월만큼 내 몸과 마음도 나이를 먹었지만, 이제는 브런치를 통해 살아가는 이야기를 독자들과 나누고 싶다.

과연 내 글이 누군가의 마음에 닿을 수 있을까? 확신할 수는 없다. 그러나 나의 소박한 글이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가 된다면, 나는 그것만으로도 감사하다. 그리고 그 감사함 속에서, 나는 기꺼이 계속 글을 써 내려갈 것이다. 남은 생을 작은 기록들로 채워가며, 그것이 누군가의 하루를 밝히는 빛이 되기를 바란다.



작가 소개

브런치 작가 써니.
일상 속 작은 기록을 통해 따뜻한 위로와 공감을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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