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청객과의 동거, 넘어야 할 산

by sunny

예고 없이 찾아온 여름

작년 초여름, 불쑥 들이닥친 녀석이 있다.
도대체 언제쯤 나를 편안히 놓아줄 것인지 알 수 없어, 막연함이 더 지치게 한다.


그나마 다행인 건 첫해 여름은 속수무책으로 당했지만, 두 번째 여름은 조금 나아졌다는 것.
알고 당하는 것과 모르고 당하는 것, 그 차이가 이렇게 크다는 걸 새삼 느낀다.


갱년기를 맞닥뜨린 첫 여름, 몸이 불덩이처럼 뜨거워져 밤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특히 등과 뒤통수에 갑자기 찾아드는 열감은 내 몸을 참 힘들게 했다.
열감 때문에 자다가 여러 번 잠에서 깼고, 한 번 깨면 쉽게 다시 잠들 수가 없었다.
그렇게 누적된 피곤이 나를 더 지치게 했다.



열대야가 있는 밤이면 더욱 힘들었다.
열감을 식히려고 자다가 찬물 샤워를 여러 번 해야 했고, 마침내 나만의 전용 선풍기를 준비했다.
바람 세기를 24단계로 조절할 수 있는 제품을 골라 침대 옆에 두었고, 가장 약한 바람을 내 등에 집중적으로 쏘이게 했다.
이 작은 선풍기는 어느새 갱년기를 견디게 해주는 나의 최애 가전이 되었다.
갱년기가 언제 끝날지 알 수는 없지만, 이렇게 나를 도와주는 무언가를 찾았다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된다.


여성이라면 누구나 거쳐야 하는 길

폐경과 함께 찾아오는 여성 갱년기.
여성이라면 누구나 거쳐야 하지만, 그 정도와 양상은 제각각이다.


어떤 이는 불면증에 시달리고, 또 어떤 이는 열감과 식은땀, 한기를 번갈아 느낀다.
호르몬 변화가 불러온 이 과정은 삶에 적지 않은 흔적을 남긴다.


나는 다행히 우울감까지는 겪지 않았다.
그래서 더더욱 마음을 다잡는다.
나고 자라고 늙어가는 건 누구나 겪는 일이니까.




나보다 앞서 걸어간 이들의 말

나보다 먼저 갱년기를 겪은 지인들은 내 모습을 보며 위로의 말을 건넨다.
“그래도 그때가 좋아. 아직 젊다는 거야. 내 나이 되봐. 더위도 별로 안 타고, 에어컨이나 선풍기 바람은 오히려 차게 느껴져.”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는 내게 그 말들이 크게 위로가 되진 않는다.
하지만 “그때가 좋아.”라는 그녀들의 말에는 분명 의미심장한 무언가가 숨어 있겠지.
그래, 견뎌보자. 첫해보다 조금은 나아졌으니, 몸이 적응하고 있다는 증거일 테니까.


나처럼 갱년기를 겪고 있는 모든 그녀들에게 마음 깊이 응원을 보낸다.


앞으로 남은 삶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아이들은 이미 성인이 되었고, 내 앞에는 여전히 긴 시간이 남아 있다.
구십 살까지 산다고 해도 앞으로 삼십 년은 훌쩍 넘는다.


그 시간을 나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갱년기에 좌절하기보다, 내일을 더 재미있게 살아가기 위한 길을 찾아가고 싶다.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기쁨, 그 하나하나를 붙잡으며.
그것이 내가 이 시간을 건너가는 방법일 것이다.


갱년기라는 산을 넘으면 내 삶에는 또 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까?
긍정의 힘으로 이 산을 잘 넘고, 새로운 내일을 맞이해 보자.




갱년기는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을 준비하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내 안의 작은 불빛을 잃지 않고, 남은 길을 즐겁게 걸어가고 싶다.



AI로 작곡한 갱년기 여성을 위한 위로곡 감상하세요^^

https://youtu.be/6Tge5CBoI2k

keyword
작가의 이전글쉰네 살, 다시 길 위에 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