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후 나의 첫 사회 진출은 목공방과 DIY 반제품 쇼핑몰이었다.
그 뒤로 영어교습소, 토분과 소품 쇼핑몰, 화장품 다단계 판매,
보험 설계사, 관광안내사, 해외구매대행, 그리고 다시 관광안내사까지.
참으로 다양한 직업을 거쳐왔다.
현재는 관광안내소에서 근무하고 있고,
올해 12월 계약이 종료되면 다시
"자연인으로 돌아가게 된다."
이 많은 직업 중에서 내가 정말 좋아서 했던 일은
목공방과 토분 쇼핑몰이었다.
육체적으로는 힘들었지만, 정신적으로는
그 누구보다 건강했던 시절이었다.
그래서 그 두 가지 일만큼은 후회가 없다.
물론 사업적으로 더 크게 키울 수도 있었겠지만,
몸의 한계를 느꼈기에 미련 없이 내려놓았다.
그 시간을 행복하게 보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나는 내 마음을 다독였다.
반면 나머지 직업들은 좋아서라기보다는
먹고살기 위해 선택했던 일들이었다.
그 당시엔 생계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지금 돌아보면
"잘 그만두었다는 생각이 든다."
직업이란 게 사람마다 성향과 달란트가 다르다.
어떤 이는 잘 맞는 일이 나에겐 맞지 않을 수도 있다.
내가 그만두었다고 해서 그 일을 폄하하는 건 아니다.
그저 나와 맞지 않았을 뿐이다.
세상의 직업은 필요가 있기에 존재하고,
그 필요가 사라지면 자연스레 도태되는 법이다.
요즘 AI가 세상을 흔들고 있듯이,
앞으로도 수많은 직업이 사라지고 새롭게 생겨날 것이다.
나는 다양한 직업을 전전해온 것을 겸허히 인정한다.
간호사인 언니, 공무원인 남편처럼
한 직업으로 정년까지 가는 사람도 있고,
나처럼 여러 일을 넘나드는 사람도 있다.
그들의 눈에는 내가 한 곳에 뿌리를 내리지 못한,
방황하는 사람으로 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돌아보면 그것은 나의 성향 때문이었다.
나는
"옛것을 좋아하면서도 새로운 것을 탐닉하는 사람이다."
마트에서 본 적 없는 과일이나 과자를 보면
꼭 사서 맛을 본다.
생활을 편리하게 해 준다는 제품을 보면
호기심에 지갑을 여는 편이다.
지나간 것은 과감히 잊고,
나를 다시 살아가게 하는 새로운 에너지에 몰입한다.
그래서 나는 늘 새로운 일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결혼 전 5년 8개월 동안 강사로 일했던 학원의
강압적인 분위기 역시 나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
군대식으로 강사를 대하던 경영주 밑에서 버티며,
다른 곳으로 옮길 용기도, 패기도 없던 시절.
결혼 전까지 그곳에 머물다 퇴사했는데,
그때의 기억은 나로 하여금
한 직장에 오래 머무는 것이 죽기보다 싫게 만들었다.
아마 그래서일까?
나는 한 가지 일에 오래 머무르지 못했고,
나를 즐겁게 하는 새로운 일을 갈망하며
도전해 온 사람이 되었다.
다음 편 예고
실패처럼 보였던 그 시절의 경험들은
시간이 지나며 놀라운 방식으로 내 삶의 자양분이 되었다.
배우기 좋아하고 손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나의 성향,
그리고 지금의 유튜브 활동까지.
이어지는 글에서 그 보물 같은 연결 고리를 이야기해 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