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년이 된 아들과 나눈 첫 술잔

축복과 허전함이 함께 찾아온 순간

by sunny


처음 나눈 술잔, 특별한 자리

오늘은 내게 특별한 날이었다.
성년이 된 두 아들과 함께 처음으로 동네 호프집에 앉았다.
가끔 외식을 하긴 했지만, 술잔을 함께 나눈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큰아들에게 여자친구가 생긴 지 두 달쯤.
이성 친구를 사귀며 꼭 지켜야 할 마음가짐을
살짝 건네고 싶어 자리를 마련했다.
아들에겐 잔소리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부모라는 이름은 늘 시행착오를 덜 겪게 해주고 싶은 마음으로 가득하다.


엄마가 건넨 짧은 조언

나는 아들에게 조용히 말했다.
“이성을 사귐에 있어, 상대방을 존중하고 이해하며
다름을 인정할 줄 알기를. 이제는 성인이니
자신의 말과 행동에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한다.”


짧은 한마디였지만,
그 속에 내가 해주고 싶던 모든 조언이 담겨 있었다.



묘하게 스며든 서운함

그런데 막상 술잔을 부딪히고 나니
마음 한켠이 묘하게 아려왔다.
나는 늘 **“내 아들 잘 키워 남의 딸에게 잘 보내주겠다”**며
쿨하게 키워왔다고 믿었는데,
아들이 여자친구와 예쁘게 사귀는 모습을 보니
나도 모르게 ‘엄마에게 조금은 소홀해진 건 아닐까’
하는 서운함이 스며들었다.


좋은 사람 만나 서로 아끼고 사랑하는 모습은
진심으로 바라는 일이지만,
허전함이 찾아드는 건 막을 수 없었다.
혹시 내 시어머니도,
남편이 결혼 이야기를 꺼냈을 때
이런 감정을 느끼셨을까.



부모의 마음, 변하지 않는 사랑

오늘 아들들과 함께한 술자리는
소싯적 이야기, 조언 아닌 조언,
그리고 부모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긴 시간이었다.
내 사랑하는 아들이
생각지도 못한 일로 꿈을 놓치지 않기를,
그 길에서 발목 잡히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


언젠가 아들도 알게 되겠지.
이 모든 잔소리 같은 말들이 결국은
아들을 향한 부모의 깊은 사랑이었다는 것을.



아들, 많이 사랑하고 많이 성장하길 바란다.
사람의 인연은 무엇보다 소중하니
서로를 아끼며 예쁘게 사랑을 이어가렴.


그리고 아들, 가끔은 엄마 아빠도 돌아봐주길.
우리는 언제나 그 자리에 서서 기다리고 있을 테니.
힘들 땐 꼭 도움을 청하고.


엄마 아빠는 언제나 아들 편인 거, 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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