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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sunQ Sep 02. 2020

아이웨이웨이의 각별한 제자: Zhao Zhao

[갤러리 파헤치기] 세 번째 에피소드

 


안녕하세요. '한 점 하실래요?'의 레드썬! 썬큐입니다.



오늘은 지난주에 다루었던 아이웨이웨이의 각별한 제자, 자오자오(赵赵, Zhao zhao)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려 해요.




1982년 중국 신장에서 출생한 자오자오는 과연 아이웨이웨이의 특별한 제자답게, 정부의 현 체제 의문을 제기하며 정부가 감추려 했던 이야기와 상황들을 관객들에게 서슴없이 폭로하는 작업을 선보입니다. 


이에 30대 중반이라는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중국을 대표하는 현대미술 아티스트로 평가받고 있죠. 사실 그가 이러한 반항아 기질을 품게 된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데요...


당시 국민당을 지지했던 자오자오의 아버지는, 지난번 에피소드에서 다루었던 아이웨이웨이와 같은 이유로, 1950년대 일어난 반우파운동과 함께 신장으로 유배됩니다. 그 후 그의 아버지는 신장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로 지내며, 그의 정치 이념과 상반되는 공산주의를 가르쳐야 했죠.



자오자오(赵赵) 프로필





이렇게 참담한 가족들의 모습을 지켜보며 20년 가까이 신장성에서 지낸 자오자오의 작품에서는, 또래 예술가와는 확연히 다른 독재주의적인 기운을 아주 강렬하게 풍기고 있습니다.


표현의 자유가 결코 허락되지 않아 말 한마디나 행동, 심지어 인권까지 모두 다 정치세력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오늘날의 중국에서, 정치와 미술은 떼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에, 작가는 자신의 작업을 통해서라도 표현의 자유를'를 외칠 수밖에 없었다고 하는데요.


따라서 그의 작업을 보면, 본질적으로는 정치 문제를 아주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있지만, 표면상으로는 이를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않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바로 예전에 그를 포함한 많은 중국 예술가들이 공안들에게 작업이 정치적이라는 이유로 전시를 철수당한 경험이 여러 번 있기 때문이죠.


이러한 그의 도발적이고 다양한 매체로 이뤄진 작품들을 통해, 그는 데뷔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해외 미술계의 주목을 받게 됩니다. 오늘의 주인공 컨템퍼러(Tang Contemporary)는 2016년에 개최한 개인전을 기점으로 인연을 맺어오고 있죠.


2018년에 탕 컨템포러리에서 개최된 자오자오 개인전 포스터 ⓒ Tang Contemporary Art.




자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학부시절 회화를 전공한 자오자오는 22살에 졸업하자마자 아이웨이웨이의 프로젝트팀에 합류하게 됩니다. 이후, 국가와 관련된 사회적 사건을 파헤치는 다큐멘터리 작업을 하게 되는데, 이에 대해 점점 많이 알아 갈수록 자신의 신분이 노출되어 수차례 수감되는 등, 아주 아슬아슬한 삶을 젊은 나이 때부터 경험하게 되죠.


또한 여러 차례 투옥되면서, 한층 더 전략적인 은유적으로 전달하는 법을 터득하게 됩니다. 얼마 후 자신의 작품이 국제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하자, 막대한 예산을 들여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요, 바로 ‘Taklamakan 사막 프로젝트’입니다.




1. Taklamakan Project


'Project Taklamakan' 다큐멘터리 중, 낮과 밤의 시퀀스(sequence) ⓒTang Contemporary Art


2015년 10월, 자오자오는 100km 떨어진 가장 가까운 한마을에서 전원을 공급해와 플러그를 꽂고, 사막 한가운데 현지 맥주로 가득 채운 냉장고를 설치하는 대장정을 펼칩니다. 이는 역사적으로 억압되어왔던 소수민족, 위구르족과 직결된 정치적 제스처로 볼 수 있는데요.


간쑤, 칭하이, 티베트, 신장 등이 모여 형성된 이 드넓은 대륙은, 국토 면적의 40퍼센트가량을 차지하는 반면, 인구의 4퍼센트만 거주하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심지어 그중 대부분은 이슬람교도 '위구르족'이어서 이전부터 독립을 강력히 주장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에게 있어서 신장성은 다른 소수민족과의 분쟁을 막기 위해, 또한 국제 무역에서도 한나라 시대부터 실크로드 무역로를 통제하는 아주 필수적인 곳이기 때문에, 1950년대 티베트가 중화인민공화국에 편입된 이후 오늘날까지도 이를 강력히 부정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정치적으로 대립이 팽팽한 가운데, 자오자오를 비롯한 예술가들은 자신들의 제2고향이기도 한 티베트를 아주 강력히 지지해왔는데요. (아! 혹시 이들이 왜 신장성을 그토록 애정 하는지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은 지난 아이웨이웨이 에피소드를 참고해주세요)


그는 300만 RMB(약 34만 파운드)에 달하는 프로젝트를 위해, 30명의 기술자와 인부들로 구성된 팀, 그리고 100km의 4 코어 케이블과 냉장고를 신장으로 운반해 갑니다. 사실 투자 규모에 비해 덧없는 행위는, 지속적으로 가해지고 있는 정치적 압박에 대한 풍자임을 알 수 있죠.


열악하기 그지없는 신장성의 현황을 이토록 우아하게 드러내는 작업을 보고 있자니, 그 특유의 풍자에 감탄이 절로 나오게 됩니다.




사실 아이웨이웨이와 자오자오는 오래전부터 특별한 인연이었는데요, 바로 신장에서 유배생활을 보낼 시절, 자오자오의 아버지는 바로 아이웨이웨이의 초등학교 선생님이었습니다.


따라서 문학에 조애가 깊었던 두 가족은 어릴 적부터 왕래가 많았는데, 이후 자오자오는 졸업하자마자, 2004년부터 아이웨이웨이와 연을 이어오며, 반체제 미술가인 스승으로부터 대담하고 거침없는 예술관에서 많은 영감을 얻게 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2011년에 아이웨이웨이가 공안들에게 갑작스럽게 체포되면서, 그팀원들은 강제로 해체하게 되죠...




2. Sky series (2016-2018)


이에 2003년 졸업 후, 약 10년간 캔버스에 손을 대지 않았던 자오자오는, 앞으로 자신이 펼쳐 나가야 할 작업 방향에 대해 깊은 고민에 빠집니다. 그러던 중 어느 날, 스튜디오에 멍하니 앉아있던 그는, 우연히 창문에 비친 북경의 뿌연 하늘을 올려다보게 되는데요.


도시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던 당시, 북경에서는 환경오염 문제가 자주 화두에 오르게 되는데, 이에 작가는 미세먼지로 인해 더 이상 보기 힘들어진 북경의 ‘푸른 하늘’을 자신의 회화의 주요 소재로 삼게 됩니다.


Zhao Zhao, Sky, 2016-2018 ⓒ Tang Contemporary Art.


또한 오로지 페르시안 블루 색감을 사용한 추상화 작업에 돌입하며, 정부의 도시화 정책과 함께 한순간에 빼앗겨버린 고향의 푸른 하늘에 대한 그리움을 작품에 녹여냄으로써, 관객에게 많은 시사점을 전달합니다.




3. Constellations series


2013년 아트 바젤에 출품하기 위해, 자오자오는 중국에서 사용이 금기된 ‘총기’를 타오바오 (Taobao)라는 중국의 인터넷 쇼핑몰에서 생각보다 손쉽게 구입하게 됩니다. 이어서 특수 제작 유리 30장을 주문한 뒤, 그 위에 각기 다른 별자리 위치를 표시하고, 직접 구매한 총을 조준하면서 허술한 정부를 풍자하는 작업을 선보이죠.


그는 같은 연작을 유리가 아닌 회화 작업으로도 선보이는데요, 아무래도 유리는 투명한 재질이라, 총알이 뚫고 나간 흔적을 표현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자오자오는 회화를 통해 그 흔적의 크기를 확대하고, 각기 다른 색상을 사용해 깊이를 다층적으로 표현하면서, 관객에게 총알이 뚫고 지나간 자리를 더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Zhao Zhao Constellations, 2018, Oil on canvas ⓒ Tang Contemporary Art.


사실 한국도 그렇지만, 중국에서는 총기 소지가 불법이어서 다루기 민감한 소재였음에도 불구하고, 역으로 생각하면 총기는 또 하나의 국가 및 정부의 권력을 상징하고 있기 때문에, 작가는 회화를 통해 총이 시사하고 있는 를 한층 더 확장시키고자 한 것이죠.




지난주 주인공 아이웨이웨이부터 오늘 자오자오까지 중국 작가들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았는데요, 수많은 위험을 감수하고도 작품을 통해 소신 있게 발언하는 모습이 특히 와닿았던 것 같습니다...



자! 오늘은 여기에서 마무리할게요.

썬큐의 글이 도움되셨다면 꼭 구독 부탁드려요;)




더 자세한 내용은 내일 연재되는 ‘한 점 하실래요?’에서 마저 전달드리겠습니다.


그럼 내일 네이버 오디오클립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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