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심리학이란 책에서 인상 깊었던 내용이 있다.
그 사람이 어느 시대를 살았는지, 어느 나라에서 살았는지, 또한 어떤 부모 아래 자랐는지 등등에 따라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돈에 대한 가치관과 신념은 다를 수 있다는 것.
탁월한 인사이트였다.
다른 영역에서도 적용될 수 있을 듯도 하다.
어느 곳에서 맥주를 마셨느냐에 따라
집에서 마셨을 때와 프라하에서 마셨을 때,
독일에서 마셨을 때
같은 맥주라도 그 맛은 다르지 않나.
그 맥주는 이미 그 장소와 동화된 뒤일 테다.
물건도 마찬가지일 수 있을 것이다.
같은 브랜드라도 내가 어떤 제품을 먼저 써봤느냐에 따라 그 브랜드에 대한 이미지가 다를 수 있다.
물론, 좋은 브랜드라면 제품마다의 격차가 작겠고 상위 평준화되어 있을 것이다.
내가 쓴 테팔은 이 제품이다.
파리에 가서, 가장 처음 샀던 냄비였다.
도착은 했고, 밥은 해 먹어야겠어서 이 냄비를 샀다.
여러 가지 종류가 있는 데 갓 도착한 내가 무엇을 알겠나.
테팔이면 걱정 없겠지 하고 이 냄비를 샀다.
뚜껑이 없어서 아쉬웠다.
뚜껑과 함께 팔진 않더라.
급한 대로 일단 샀다.
역시나 훌륭했다.
파리에 있는 6개월 동안 거의 매일 이 냄비에 밥을 해 먹었다.
그때그때 밥을 하는 시간이 조금씩 다르고 물의 양도 똑같진 않았는데 매번 잘 됐다.
또 참 좋은 것이 절대 타지를 않는다.
무슨 코팅인지 기술인지 나는 알 수 없으나 좋다는 것만은 알겠다.
한국에 올 때도 데려와서 지금 8년째 계속 쓰고 있다.
일단 가볍다. 그래서 제일 편하다.
라면은 항상 이 냄비에 끓인다.
가볍게 국을 끓여야 하거나 누룽지를 데울 때도 이 냄비를 쓴다.
정말 최고인 것 같다.
나에게 있어 테팔은 이 냄비이다.
실용적이다.
안 탄다.
내구성이 좋다.
durable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