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정 하는 물건의 조건
함께 한 추억의 시간이 있다.
오래간다.
오래오래 제 기능을 발휘한다.
애정 하는 물건에는 시간의 힘과 공간의 힘과 물리적 힘의 3박자가 맞아야 한다.
이 칼이 그렇다.
파리에서 살면서 유일하게 샀던 칼이자 모든 요리에 썼던 칼.
당근도 자르고, 마늘도 자르고, 빵도 자르고, 고기도 자르고.
8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참 잘 든다.
이 칼은 간 적도 없는 것 같다.
지금도 이 칼로 항상 사과를 깎는다.
몇 년 전에 엄마가 사주신 칼보다도 이게 더 잘 든다.
검색해보니 나름 괜찮은 칼인 것 같다.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집은 건데.
이로써 나에게도 애정 하는 칼이 생겼다.
크기도 딱 500ml 크기로 잡기에도 편하다.
오래오래 함께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