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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슬기로운 생활 Aug 07. 2022

그해 우리는, 그리고 이태원 클라쓰


디즈니 플러스 상단 배너에 뜨는 것 중에서 골라서 보는 편인데 인더숲이라는 프로그램이 보였다.

예능을 즐겨보는 편은 아닌데 그냥 클릭해보았다.

박서준, 최우식, 픽보이, 박형식, 뷔가 강원도 고성으로 여행 간 것을 4부작으로 만든 예능이다.

잔잔하긴 하지만 먼가 재미가 있었다.

편한 그들의 모습을 볼 수가 있어서.

거기서 최우식이 그런 말을 한다.

사람들이 자기를 귀엽다고 말하는 데 자신은 그게 싫다고. 자기는 멋있다는 말을 듣고 싶다고 말한다. 운동을 열심히 해서 벌크 업해서 멋있어질 것이라고 말한다. 박서준 광고 5개 뺏어올 것이라고.


평소 그들 중 누군가의 팬은 아니어서 이들의 방송을 꼼꼼히 챙겨보진 않았다.

이 방송을 보고 그들의 연기가 궁금해졌다. 드라마에서 보이는 모습이 궁금했다.

그리고 시작했다. 그해 우리는.

인기가 있었다는 것은 알았고, 또 너무 잔잔하다는 평도 있었고 특별히 당기지는 않았기에 보지 않고 있었다.

그러다 호기심이 생겼다. 어떤 이야기일지. 최우식은 어떤 모습일지.

넷플릭스를 통해서 보거나 아니면 한꺼번에 정주행 할 때 나는 자주 장면들을 스킵하곤 한다.

신기하게 그해 우리는은 거의 스킵을 안 했다. 왜일까. 그 쉼표 쉼표 하나까지도 말을 하지 않고서도 한 장면 한 장면이 꽉 차 있는 느낌이었다. 드라마 속 나오는 그 잔잔한 쉼표는 드라마 전체 호흡 속에 필요했다. 무엇보다도 사족이 거의 없었던 드라마였다.

그 드라마를 보면서 최웅은 최우식만이 할 수 있는 캐릭터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최우식이 그만의 최웅을 만들었고 그 자체로 완성을 시켜버렸기에 그렇게 생각이 드는 걸 수도 있지만 최웅은 최우식만이 그려낼 수 있는 캐릭터였다. 귀엽기도 하면서 다크 한 모습도 있으면서 또 그만의 멋있음이 있는 캐릭터였다.

글쎄. 기생충에서도 최우식이였기 때문에 그 인물을 기생충이라는 전체 흐름 속에서 영화의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그다음 본 것이 이태원 클라쓰. 실은 박서준의 연기를 보고 싶었다기보단 그해 우리는에서 본 김다미라는 배우가 궁금해서 그다음 시작한 것이다.

참 신기하다. 같은 김다미인데. 최우식과 박서준과 모두와 새로운 캐미를 보여주는 것은 물론이고 역할을 잘 소화해낸다. 요즘 연기자들은 참 연기를 잘한다 싶기도 한다.

이태원 클라쓰의 박서준. 참 대단하다. 이렇게 박새로이 배역을 자기만의 것으로 잘 소화해내다니. 역시 최우식과는 참 다른 느낌이다. 그만이 할 수 있는 연기와 모습이 있다. 강인하면서도 꼰대 같으면서도 패기 있는. 그 인물에 대한 이해가 바탕이 있어서 이 모습을 보여줬겠지만.

그 두 작품을 보면서 참 다르다고 느꼈다. 이태원 클라쓰의 박새로이와 그해 우리는의 최웅.

머랄까. OST 만으로도 두 사람을 분위기 차이를 설명하기에 충분하달까.


사람들은 다 그만의 특별함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그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목적을 이끄는 삶의 저자 릭 위렌 목사님이 설교 중에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사람마다 다 미션이 다르다고. 모든 인생이 다 다르다고. 사람이 다 다르기 때문에 그가 살아가야 할 인생은 대신할 수도 없고 따라 할 수도 없다고.

인간이 편의로 만든 사주라는 것도 두 사람이 같은 해 같은 월 같은 날 같은 시간에 태어났다고 하더라도 모두 다른 인생을 산다.

주민등록증에는 우리의 지장을 찍게 되어 있다. 그만큼 사람들의 지문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너무 신기하지 않은가.

그러고 보면 남과 나를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나는 고유한 존재이기 때문에 오히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를 비교해야 하는 것이고. 내가 가지고 있는 나만이 할 수 있는 것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갈고닦아야 한다. 최우식과 박서준의 역할이 멋져 보이고 잘 어울리는 것은 그들이 그 역할에 대해 그만큼 연구했고 또 자신만이 보일 수 있는 그 모습을 끌어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물론 기본적으로 연기력은 가지고 가야 하는 것이고.


예전에 무한도전에서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에서 이런 제목의 곡이 있었다. 나만 부를 수 있는 노래. 문득 그 노래 제목이 생각났다. 나만 부를 수 있는 노래는 반드시 있다. 그리고 그것을 우리는 불러야 한다. 인생에서 적어도 한 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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