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거나 작업하기 좋은 카페를 발견했다.
지인이 자주 가는 카페이다.
요즘 너무 무덥고 습해서 집에서는 도저히 논문이 잘 안 써졌다.
소파에 붙어서 넷플릭스랑 디즈니, Btv를 번갈아 주행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지인에게 물어봤다.
공부할 때 어디로 가서 하냐고.
자주 가는 카페가 참 좋단다. 공부하기에.
카페까지 가는 게 너무 귀찮기도 하고.
가려면 챙길 짐이 많기에 카페에 가서 작업하는 것은 선호하지 않는 편인데.
요즘의 생산성으로는 안 되겠다 싶었다.
먼가 변화를 줘야 했다.
내가 평소 하지 않는 일도 해봐야 했다.
따라가 봤다.
천장이 높아서 공간이 탁 트인 느낌이었고.
창이 통으로 크게 사방 군데에 나있어서 좋았다.
작업할 수 있게 아주 큰 나무 책상이 놓여있었다.
책상 위에 콘센트와 USV를 꽂을 수 있게 되어 있다.
푹신푹신한 가죽(진짜 가죽은 아니어도 된다) 시트의 의자가 놓여있다.
오랜 기간 작업하려면 나무나 플라스틱 소재는 엉덩이가 아프다.
의자마다 그 옆에 플라스틱 간이 의자가 있어서 본인의 짐을 놓을 수 있다.
벽에는 멋진 그림들이 놓여 있다.
들판의 꽂이 그려져 있기도 하고, 석양에 비친 나무들이 그려져 있기도 하고, 보리들이 그려져 있기도 하고.
내가 좋아하는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그림도 있다.
나에게 아주 중요한 조건.
화장실이 카페 내부에 있다.
이곳에서는 시끄럽게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없다.
거의 다 조용히 자신의 작업을 하거나 아니면 누워서 책을 읽거나 핸드폰을 하기도 하고.
별다방처럼 창문 근처에 앉을 수도 있다. 그 자리마다 콘센트가 있고, 의자는 아주 높다. 등받침이 없어서 나는 가지 않지만.
음악은 들리는 듯 말 듯 잔잔히 울려 퍼진다.
어제는 바깥의 나무와 구름을 볼 수 있어서 좋았고, 오늘은 비가 내리는 모습을 창 밖으로 볼 수 있어서 참으로 좋다.
아... 이렇게 도시 속 쉼터가 있었다니.
나에게 또 중요한 조건.
에어컨이 있지만, 춥지 않다.
에어컨 바람이 나에게 강하게 와닿지 않아서 좋다.
저 멀리 에어컨이 있다.
충분히 시원하다.
조명은 은은하게 퍼져있다.
주황빛과 백색이 섞여 있는 조명 배치.
아 또 아주 아주 마음에 드는 것.
밀크티가 아주 맛있다.
너무 맛있어서 한 번에 다 먹어버리게 되긴 하지만.
아.. 맛있다.
지인 덕분에 좋은 아지트를 발견했다.
자주 와야지.
이 긴 여름날 동안 내가 그동안 뭐했나 싶지만.
이제부터 시작하면 되지.
논문을 써보자.